약초재배단지 및 약초테마공원 조성 필요

약초재배단지 및 약초테마공원 조성 필요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요즈음 흥해읍에 위치한 한 약국에 자주 들르는데, 절친들이 기침을 자주하거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서 마침 잘 알고 지내는 경력 많은 약사 분이 계셔서 점심식사 후 혹은 다른 곳 가는 길에 들르고 있다. 이분은 이 분야 박사학위도 가지시고, 한약처방도 겸하고, 또한 고양이 등 동물애호가로서 활동하는 분이다. 절친 둘이 이곳에서 상담하는 동안 필자도 필요한 것을 찾아 내었다. 필자의 오랜 질병 중 하나가 ‘기후가 바뀌면 알러지 증상과 함께 두통감기가 찾아옴’이었고, 한동안 뜸했었는데, 요즈음 그 증상이 꽤 자주 나타나는 것이다. 가뜩이나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으로 조심들을 하고 있기에 필자도 아프면 않되겠다는 싶어 감기약인 ‘테라플루’를 한 박스 사기로 했다. 그리고 오래전 감기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갈근분말’을 한두 티스푼 물에 타먹기도 하던 기억이 나서 이것도 구입하려 했더니 100그램도 넘게 병에 넣어주신다.

  어릴 때 동네 형들이 칡뿌리를 캐오면 자주 얻어 씹었던 씁쓸달콤함 맛이 기억난다. 성인이 되어 먹어 보았던 갈근분말도 비슷한 맛에 알러지가 어느 정도 무마되던 기억도 난다. 물론 집에서 어른들 보약에 함께 넣던 감초도 자주 얻어 씹었었다. 물론 어린 필자나 형제들이 아플때 어머님이 의사분 왕진도 요청했지만, 한약을 다려 뜨거운 약을 손수 짜 주시면 좀 쓰면서도 감초맛이 가미되어 그런대로 잘 마실 수 있던 기억도 난다. 사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 총 4,200여 종 중에서 약성이 강한 1,000여 종이 약초로써 이용되었다고 하는데, 현재 유통되는 한약재 중 가장 많이 소비되는 것은 인삼, 감초, 복분자, 더덕, 도라지, 마, 당귀, 천궁 등 15종이라고 한다. 세종 때 편찬된 ‘향약집성방’에 병증 959종에 약방문만 10,706종이 기록되어있는 것처럼 우리 조상들은 이러한 약초들을 골라내어 수많은 맞춤형 약을 조제할 정도로 약초에 대한 이해가 높았다고 한다.

  대표적인 약초인 인삼은 복용하면 체내 항상성(정상으로 돌리는 작용)이 높으며, 최근에는 이를 더욱 강화한 홍삼, 흑삼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인삼의 효능이 월등하다고 알려져 있다. 산삼도 있지만 드물고 매우 비싼데, 요즈음은 천종산삼을 산에서 재배하거나 스마트팜에서 수경재배를 시도하기도 한다. 감초(甘草)는 ‘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처방에 많이 쓰이는 약재로 다른 약재의 효능을 증가시키고 독성은 감소시키는데, 감초뿌리는 비장과 위장의 기능을 보강하고, 간의 기능을 활발히 하여 해독작용을 강화하며, 강력한 항바이러스 물질인 인터페론의 생산을 유도하는 글리시리진(Glycyrrhizin)성분을 함유했다고 한다. ‘당귀(當歸)’는 타박, 염좌 등 외상으로 인한 어혈(瘀血)을 다스리거나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변비 증상의 완화 효과도 존재하며, 두뇌에 좋은 ‘데커신’ 성분이 뇌세포의 손상을 막고 독성을 차단해 뇌를 보호하고 뇌경색과 치매를 예방한다고 한다. 그 이외에도 천궁(天芎), 마, 도라지 등 약초로 쓰이는 것은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약초산업은 보완대체 의약산업으로 불리며, 세계약초시장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약초산업은 천연소재 신약, 기능성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인데, 국내 한방화장품 산업은 한류의 인기로 중국을 비롯한 세계로 진출하고 있으며, 한의학과 결합된 관광상품/축제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새로운 생물자원으로서 약초의 가치가 부각됨에 따라 약용성분을 함유한 식물자원의 확보 및 개발에 대한 각국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데,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부작용 적은 천연물 신약에 주목하고 있으며, 동물자원보다 식물자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한다. 우리 한국의 경우에도 충북 제천, 경남 산청 등지에서 대규모 약초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약초테마파크 및 치유센터를 운영할 뿐더러, 세계약초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청정지역인 동해안에 위치하며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넓은 지역을 지닌 포항시 영역에 약초단지를 조성하고 약초테마공원 및 치유의 숲을 조성하면 좋을 것 같다. 1차적으로는 약초단지, 스마트팜, 약초테마공원, 그리고 치유의 숲 조성, 2차적으로는 연구소 및 교육센터 개소, 그리고 3차적으로는 교외지역에 토지를 확보하여 도시은퇴자 및 농업종사 희망자를 대상으로 정착마을 및 약초재배지를 조성 및 제공하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약초단지 조성은 여러 가지 장점들을 지니고 있다. 1) 약초재배 자체가 산야를 크게 훼손치 않고 진행될 수 있으며, 오히려 특성있는 식물들을 재배하여 도시조경 및 생태도시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경북도 자체가 지역이 넓고 산지가 많지만 충북도 등에 비해 약초재배지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이 사업으로 인해 포항이 약초단지 및 산삼, 송이 등 고부가가치 작물을 재배하는 스마트팜을 통해 지역을 브랜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3) 도시은퇴자 및 농업종사 희망자들을 위한 주거 및 농업단지 조성을 통해 농촌경제활성화와 포항시 인구증가에도 공헌하게 될 것이다. 4) 본 약초재배단지의 수확물들을 국내외에 가공 판매하기도 하겠지만, 국내외 대학 및 연구소와 협력하여 신약개발, 건강음료개발 등에 힘써 포항시는 물론이고 우리 한국의 관련 분야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영남경제 2022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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