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관련 이슈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우리 한국이 지난 반세기 동안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고 선진국으로 발전했지만, 아직도 작은 국가로 여겨지는 것은 작은 영토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주변에 큰 나라들이 포진해있어서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만, 남한만의 인구는 5,000만에 지나지 않는다. 작은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리고 인구가 남북으로 나누어져 있어 더욱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보면서 우리 쇼트트랙 선수들이 우수한 성적을 내는 걸 보고 기쁘기도 했지만, 조마조마하고 속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주최국인 중국과 중국인들의 자기편 들기와 한국을 속국시 하며 퍼붓는 비난이었다. 우리 한국이 좀 더 강대국이었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 안타까워지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산업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지만, 이를 저해할 만한 큰 복병들이 자리하고 있음도 알아야 한다. 그 중 하나가 토지가격의 급등과 국토의 비효율적인 이용이라고 본다. 물론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하기는 하지만 이는 다음에 다뤄 보기로 하고, 오늘은 토지문제를 주로 다뤄 보고자 한다. 미국과 같이 국토가 넓은 나라라고 해서 대도시의 토지·주택가격이 낮다는 것은 아니나 우리 한국과 같이 주택·토지가격상승 등의 문제들이 정치적인 이슈로 크게 떠오르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주택가격이 높으니 서민경제가 어려워지고, 토지가격이 높으니 주택가격상승과 신규 공장 건설도 문제가 된다. 필자는 자주 ‘국토는 좁더라도 효율적으로 스마트하게 이용한다면 국가발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임’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로서 개발가용면적이 지극히 제한된 편이라서, 이를 넓히려면 법적·기술적 변화가 크게 있어야 할 것인데, 바람직하면서도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진하는 세계적인 추세와 맞지 않는 부분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토지는 농경지, 산림지, 대지, 공장부지 등으로 인간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생산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생산요소로서의 토지는 제품생산에 필요한 부지를 제공하고 에너지, 광물질, 건축자재 등과 같은 원료를 제공해 주는 공급처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주택이나 건물을 생산해야 하는 기업의 측면에서는 토지는 다른 생산요소들 같이 임차하거나 매수해야 하는 재화이다. 농민들 입장에서도 토지는 중요한 생산요소이다. 그러나 토지를 생산요소보다 자산이나 자본의 증식수단으로 보는 견해를 가진 경우도 당연히 많다. 경제 및 인구성장에 따라 토지의 수요·공급이 변동되고, 도로·철도 등 교통시설이 확충되고, 토지의 이용이 변경되는 등 토지의 변화가 수반되고 이익이 발생한다. 사회주의 국가 대부분에서는 국가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지만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토지사유화가 보장되어 있기에 그 이익도 당연히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그동안 우리는 토지를 수요공급법칙에 따라 매매되는 물건으로 인식해 온 것이 사실이며, 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고 가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지는 이렇게 사유재이면서도 국가의 주요 구성요소로서 공공재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에, 자본주의 국가에서도 토지공유제는 세금부과 및 도시계획법 적용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주택과는 달리 토지는 기본적으로 공급이 제한되어 있고 개인소유라고 마음대로 사용하면 환경이 파괴되고 공공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공유제는 미국의 정치경제학자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 ~ 1897)의 ‘진보와 빈곤(1879)’이라는 저작을 사상적 기원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는 토지소유권은 개인이 가지고 있어도 상관없고 단지 토지에서 발생되는 지대이익은 개인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이익은 사회 전체가 가져가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소유권개념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17세기 ‘존 로크’도 토지소유권을 인정함에 있어 개인이 토지를 소유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을 침해하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질의 양이 충분히 남아 있을 때 개인의 토지소유권이 가능하다고 하였고, 20세기 최대 자유주의자라고 할 수 있는 ‘로버트 노직’도 토지의 개인소유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 지대이익은 개인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가 공유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하였다. 이 같은 토지공유제는 부동산에 관한 개인의 재산권을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제약할 수 있음이 핵심논리이다. 하지만 공공이익의 부합을 누가 판단할 것이며 공공이익에 부합된다고 국가에서 판단을 내린다면 개인의 소유를 몰수할 수 있다는 얘기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토지공유제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에 맞는 논리인가는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이 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는 부동산 문제로 국민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큰 이슈이므로 우리는 부동산의 큰 요소가 되는 토지 및 그로 인한 이익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다시금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토지사유화 및 자본주의 체계가 정착된 사회에서 강도 높은 토지공개념이 급격히 진행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않된다. 이러한 개념이 어느 정도 적용되어야 할 것인가는 그 사회가 오랜 담론형성을 거쳐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남북이 통일된다면 북한 땅은 기본 인프라를 크게 발전시켜야 하고 부동산 과열 내지 분쟁을 막아야 하므로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는 등 토지공유제를 기본으로한 좀 더 다양한 법령과 개발기법이 따로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해보고 있다.
영남경제 2022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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