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지역 빈집문제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뉴우스를 보니 이웃 일본의 빈집문제가 심각한 모양이다. 지자체에서는 빈집을 체크하고 집주인과의 연락하에 관리도 하고 젊은이들이 저렴한 비용에 살수 있게 알선도 해주고 있다. 이는 지방 소도시인 경우가 많지만, 대도시 도심이나 부도심의 낡은 슬럼지역인 경우도 있고, 교외에 제대로 지어진 아파트 타운인 경우도 있다. 일본의 경우 출산율이 낮아지고, 줄어드는 젊은 층들도 대부분 직장생활을 위해 도심의 작은 아파트나 주택을 찾는 경우가 많다. 반면 늘어난 노령층 인구가 서거하며 낡은 빈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소도시나 농촌지역은 노령층 인구가 40~50% 되는 경우도 있고 무연고자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빈집들이 늘고 있고, 인구도 줄고 있어 지자체에서 이를 막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빈집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집이란 사람이 살아야지 빈집으로 두면 금방 망가지게 되며, 이로 인해 주변 지역도 쇠퇴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빈집문제는 주로 지방 소도시와 농촌지역에 존재한다. 물론 대도시나 중간크기 도시의 도심 낙후지역에도 빈집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종로구는 서울에서 빈집이 가장 많은 곳인데, 2017년 재개발구역 지정이 취소된 후 정비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기존 거주민들이 많이 떠났다. 수십억원을 부르는 주택들이 즐비한 대도시에 방치된 빈집들이 있으니 의아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집주인들이 빈집을 방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철거비 외에도 철거 후 내야 하는 세금 부담 때문이라고 한다. 빈집이 철거되면 주택세가 아닌 토지세를 내야 하는데, 현행 주택 세율은 0.05~0.4%이고, 토지세율은 0.2~0.5%이다. 아울러 \’비사업용 토지\’로 분류되면 양도소득세도 늘어나고 경우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생긴다. 또한 빈집 한 채 당 철거비용이 평균 2,500만원 수준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부진한 실적 향상과 저층주거지 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해 각 지차체의 빈집 활용이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빈집은 2022년에 1,452,000호로 전체 주택의 7.6%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역별로는 도심(31.8%), 농촌(50%), 어촌(18.2%) 등이며, 빈집 활용률은 몇 년째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는 빈집 활용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농식품부는 1997년부터 농어촌생활환경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농촌 빈집정비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여 1997년부터 2019년까지 정비된 농촌의 빈집은 총 18만 3,000호에 달한다. 그 이후에도 연평균 7,500호의 농촌 빈집들을 정비해 왔지만 빈집은 여전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빈집 발생 주원인은 소유주의 사망이다. 노환으로 요양병원에 거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발생한 빈집이 그 뒤를 이었다. 빈집은 소유관계가 복잡한데다 소유주 각자의 사정까지 겹치다 보니 자발적으로 정비하거나 철거되지 않고 방치되는 경향이 있다.
소유자가 철거한다고만 하면 한 채당 수백만 원씩 보조금도 주고 있지만, 세금도 높아지고 철거비가 상승하면서 자진 철거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충남 부여 등 농촌 지자체를 중심으로 빈집세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산세 외에 지방세를 추가로 부과해 경제적 부담을 주자는 것이다. 빈집사무가 2020년 지방으로 이양되면서 기초지자체가 빈집 정비에 앞장서 왔다. 시·군별로 빈집 실태조사와 정비계획 수립을 의무화하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철거 위주의 단편적 정비사업이 이루어지다 보니 빈집문제 해결을 통한 농촌 공간 활성화와 농촌공동체 형성을 추진하지 못했다. 빈집도 사유재산인 만큼 소유자의 자발적인 정비가 필요하지만 이를 유도할 수단도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은 빈집에 정기적으로 수수료, 일본은 방치 정도에 따라 최고 6배의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다. 영국은 2년 이상 비어있는 주택에 지방정부세를 최대 50%까지 추가 부과하는 ‘빈집 프리미엄’ 제도를 2013년에 도입했다. 2018년엔 빈집 프리미엄의 세율을 기존 50%에서 최대 300%까지 높이고 유휴 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하도록 했다.
아무튼 오랫동안 지자체마다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빈집 철거 비용을 지원하고, 이를 공용주차장, 마을쉼터, 돌봄센터 등으로 이용하는 사업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 빈집들을 지자체가 구입하거나 리스해서 젊은이들이 한 달 1만원에 살 수 있도록 도와 인구증가를 꾀하고도 있다. 이는 일본 지자체에서도 실시하는 정책인데, 이들은 젊은 부부가 지자체가 정비한 빈집에서 아주 저렴한 금액으로 살수 있게 하고, 그 집에서 15년을 살게 되면 소유권을 부여한다. 물론 도중에 나가도 벌금은 없다. 지자체는 젊은 부부들의 유입을 위해 탁아소, 초중등학교 정비 등 다양한 관련 지원을 하고 있고 꽤 인기가 있다고 한다. 마을가꾸기 사업차원에서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모임을 만들고 빈집을 활용하여 마을회관으로 이용하거나,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대도시 낙후지역에서도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본다. 농식품부에서도 농촌에 농업에 종사할 젊은이들을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빈집과 빈 상가를 활용하는 공동체운동이다. 하지만 농촌마을에 집을 짓고 토지를 구매하러 방문해 보면 토지가격은 크게 올라 있고, 막상 토지와 집을 구매하고 정착하려 해도 이장을 포함한 원주민들의 도를 넘는 구박에 오래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니 서로의 입장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무척이나 안타깝다. 물론 모든 마을이 그러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행태들이 대승적으로 조정되어야 빈집도 없애고 농촌소멸을 조금이나마 막게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경일보 2024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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