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해운대 다녀오다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지난 주말 잠시 시간을 내어 부산에 다녀왔다. 잠시라고 말한 이유는 부산-포항 고속도로를 통해 운전해서 반나절 여행이 가능했기에 하는 말이다. 개통된지는 몇 년 되지만 이용한 것은 몇 번 않되기에 항상 새로울 수밖에 없는 루트이다. 거주지인 포항시 양덕동을 떠나 순환도로를 타고 15분 정도 가면 부산행 고속도로 입구가 나온다. 장차 이 고속도로는 부산에서 출발하여 포항 중심부를 통과하여 동해안을 따라 삼척과 동해까지 연결될 것이고, 남북통일 후에는 원산을 거쳐 함흥과 청진으로 연결되고 국제적인 교통거점이 될 두만강유역까지 연결될 것이라고 본다.
여러 개의 긴 터널을 지나며 경주 및 울산 외곽을 거쳐 가는데, 오랜만에 맑은 날씨에 주변 경치가 매우 아름답게 느껴진다. 늦가을임에도 소나무가 많은 탓인지 단풍은 별로 보이지 않고 푸르름 일색이다. 간혹 붉은 단풍인 듯하여 자세히 보면 죽어있는 소나무들인 경우가 많다. 분명 재선충으로 인한 고사일 것이므로 빨리 처리를 해주어야 주변 소나무들도 무사할 것인데, 안타깝다. 물론 재선충이 아닌 다른 이유라면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본다.
우선 기장에 들렀다. 이곳은 원래 농촌지역이지만 부산시에 속해있으며, 요즈음은 대규모 아웃렛과 이케아 등 대형기업들의 입주로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아웃렛은 주차장도 넓고 많은 상점들이 입주해있는데, 건물의 형태와 배치가 한국적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교외 몰 같은 스타일이다. 저층으로 기능적으로 지어진 듯하면서도 다녀보면 나름 화려하게 보이기도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에서 발열체크를 하고 상점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같이 간 미국인 친구부부가 와인 몇 병 산 것 이외에는 아이쇼핑으로 일관하다가 맨 위층에 위치한 식당가에 들렀는데, 너무 혼잡하여 코로나 전염도 피할 겸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러한 대형쇼핑몰을 포항에도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한둘은 아닐 것이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도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이러한 대형 몰을 유치하고 싶지만 도시의 규모 탓일지, 다른 도시에서의 접근 상의 문제 때문일지, 다른 대도시의 쇼핑몰과의 경쟁 때문일지 유치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장차 코로나팬데믹이 풀리고 국제크루즈가 활성화되자면 분명 이러한 규모의 쇼핑몰이 포항 영일만항 배후지나 동해고속도로 분기점 정도에 위치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차를 돌려 남쪽으로 향했다. 고속도로가 잠시 정체하는 듯해서 주위를 살펴보니 왼편에 이케아 건물이 크게 보인다. 아 이곳 가는 통행량 때문에 차들이 막히는구나. 우리의 목적지는 해운대였다. 이곳은 필자로서도 몇 번 운전해 간 적이 있지만, 부산-포항 고속도로 개통 이후 가기가 편해졌다. 바닷가에 초고층 건물들이 늘어선,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아름다워 보이는 미국 맨해튼 같은 곳이다. 해운대해변에 도착하기전 뒤편 동네에서 식사하기로 했는데, 원래 가고자 했던 곳이 공사 중이라서 그 근처에서 무엇 먹을까 고민하다가 매운갈비찜으로 메뉴를 정했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오래된 가게였고 음식 맛은 좋았지만, 반찬이 너무 적어 한 두가지 기본적인 것들 리필해 달라고 했는데, 계산하고 보니 일인당 천원씩 더 올려받아 좀 언짢기는 했다.
해운대 중심부 해변으로 가니 많은 이들이 길가에 차를 세우고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하며 사진들을 찍고 있다. 예전에도 들른 곳이라 차를 세우고 사진 한두장 찍고 나서 커피도 한잔하고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도 하자며 길을 건너려는데, 불법주차 단속 차량이 사진을 촬영하며 다가온다. 마이크로 ‘이곳은 불법주차지역이니 차들을 이동시키세요’ 외치고 있다. 이 많은 차들이 다 티켓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단속차에 물어보니 어서 빼시기나 하란다. 아마 이번에는 그냥 경고만 하는 것인가 보다. 차를 이동시키면서도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해 좀 억울했는데, 정말 이곳에 많은 차들이 몰린다면 주차들을 어디에 해야 할 것인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해변을 따라 차를 북쪽으로 몰다가 다행히 한 시간 주차할 수 있는 곳을 찾았는데, 그곳은 유람용 요트 선착장이다. 물론 유람선도 탈 수 있고 커피숍, 베이커리 등이 있는 큰 건물을 지니고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 것 같은데, 그곳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한시간 동안 6,000원인 주차요금이 면제된다.
해운대해변을 포함하여 부산의 해안선은 매우 긴데, 특히 해운대구 지역은 해변을 따라 초고층 주상복합건물들과 높고 낮은 호텔 및 아파트들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과거 홍콩항의 사진을 보거나 직접 페리를 타고 해협을 건너면서 감탄사를 발하던 그러한 고층건물군이 이제는 해운대에도 들어차 있는 것이다. 코로나팬데믹으로 관광객은 줄었어도 이 아름다운 해변은 우리나라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장소임에 틀림없다. 미국, 일본, 홍콩, 네덜란드 등지에서 크루즈 내지 페리를 탑승해 본 적이 있지만 이곳 부산에서의 유람선 탑승도 매우 흥미로울 것 같다. 포항해변에는 포항운하를 운항하는 소형크루즈가 있어 많은 이들이 탑승하고 있으나, 영일만항을 선회하는 중대형 크루즈는 없어서 아쉬움이 큰데, 코로나팬데믹이 끝나면 환동해권 국제크루즈도 유치해야 하지만, 영일만항을 한두시간 선회하는 중대형 크루즈도 유치하면서 포항해변의 브랜드를 높이면 좋을 것 같다. 해운대는 고층건물과 함께 화려함과 혼잡함을 지녔지만, 포항의 영일대해변은 도심해변이면서도 좀 더 평화롭고 푸르름을 지닌 생태적 해변이기에 주변에 건설될 테마시설들과 함께 분명 차별화된 브랜드를 지닌 해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남경제 2021년 1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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