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시장과 농어촌 차차차

청하시장과 농어촌 차차차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얼마 전 금요일 오전에 직장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청하를 방문했다. 1차 목적지는 청하면 하송리로 지인들이 시작한 ‘버섯 시험배양 스마트 팜’이다. 이 시험재배시설은 송이버섯 조직배양을 위해서, 좀 더 좋은 품질의 상품생산을 위해서, 그리고 대부분의 생산품이 2~3등급 아닌 특등급과 1등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 각종 시설과 온도, 습도 등 조건들을 시험하기 위해 애쓰던 장소이다. 이곳에서 지난 2년여 연구 및 시험재배를 하고 지금 청하면 미남리에 6,000평 대단위로 본격적인 ‘배지 배양동’과 ‘버섯 재배동’을 건설 중이다. 관련 직원들이 모두 공사장에 나가 있는 관계로 우리는 원래 계획대로 시험재배시설 주변에서 사진도 찍고 평화로운 주변 마을경관을 즐기면서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침 점심때가 되어 인근 청하시장으로 갔다.

  청하시장하면 오래전부터 장터에 있는 ‘식육식당’이 유명하여 가끔 들르던 곳인데, 그날은 무겁지 않은 점심으로 국밥집이나 찾아보자고 들른 것이었다. 그런데 식육식당 뿐만 아니라 장터가 장날도 아닌 평일에 사람들이 꽤 많이들 모여 있었는데, 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촬영장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었다. 이 드라마는 나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지금은 대학 졸업 후 외지로 나가 직업을 가진 한 제자가 자기 고향집 근처인 보경사 인근 마을과 바닷가에서 촬영하는데 아주 재미있다고 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듣기로는 보경사 인근, 청진 바닷가, 청하시장 만이 아니라 좀 이격 된 구룡포 등을 배경으로 촬영을 했다고 들었다.

  시장 중앙에 예전에 보지 못했던 오징어탑이 우뚝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끄는데,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동행한 친구가 저 동상이 ‘오징어게임’ 알려지기 이전에 건설한 것인지 후에 건설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해서, 이 드라마는 이미 상영이 끝났고 촬영은 그 이전이라서 시간상 그 이전이 아니겠느냐고 필자의 생각을 이야기 하니, 우연치고는 참 재미있다고 했다.

  국밥집을 찾으니 문이 닫혀있어 두어번 두드리는데 옆집 미장원에서 어떤 분이 나와 건너편 ‘이가네식당’으로 가보라고 한다. 그곳은 문앞이 어린이들로 북적이는데, 오징어게임에서 하는 것처럼, 우리 어른들이 어릴 때 하던 대로 설탕 녹여 모양을 만들며 ‘달고나 게임’을 하고 있었다. 식당은 젊은 아주머니 혼자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우리는 황태콩나물해장국을 주문했다. 요즈음 다이어트 중이라 양이 적당한 것 같기는 하나 원래 좀 더 먹는다고 농담을 하니 다음에 오시면 좀 더 신경 써 드릴께요 한다. 이 식당에 어항이 하나 있는데, 커다란 새우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길이가 15cm는 되고 다리가 가늘고 각각 15cm는 될 듯 긴데 색깔을 일부러 칠한 것처럼 푸른색이다. 이게 가재냐 새우냐 물으니, 민물새우인데 수입산으로 요즈음은 한국하천에도 발견되기도 한단다. 참 크고 맛있어 보이지만 애완용 새우라고 보면 되겠다. 이 새우는 어떨지는 모르지만,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베스, 붉은 귀 거북 등이 유입되어 우리나라 재래생태계에 혼란이 야기되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식당을 나와 동네를 한바퀴 돌다 보니 큰 길가 다방도 겉모습이 좀 바뀌었다. 이곳에도 한두번 들른 기억이 있는데, 촬영장 인근이라 좀 어울리게 꾸민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가게 간판들도 원래 이름인 청하라는 접두사 대신 공진으로 바꾸어 달면서 드라마에 맞게 조정된 것 같다.

  몇 년전 포항시 구룡포 옛시가지에서 전국적으로 인기리에 방영된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드라마가 촬영되어 그 장소가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역할을 하게 되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방영된 ‘갯마을 차차차’의 촬영장소 역시 포항시 청하면 일대에서 촬영되어 그후 많은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포항시에서도 이에 고무되어 두 지역 사이를 왕래하는 투어버스도 만들고, 코스내 장소마다 스탬프를 찍어주어 이를 다 완수하면 경품을 준다고 한다. 필자도 포항에 27년 거주하면서 지자체며 민간기관들이 지역홍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임을 보고 있었고, 필자 또한 미디어를 통해 자주 역설한 바 있는데, 이러한 드라마가 촬영되고 나니 그 홍보효과가 과거에 비할 바 아니게 크게 상승한 것이다.    

  그날은 버섯재배시설을 들르는 길에 점심차 청하시장에 들렀다가 그곳이 ‘갯마을 차차차’의 주된 촬영장소임을 알게 되었고, 다시 한번 이러한 옛 그대로 남아 있는 마을이며 시장들이 국내에 얼마나 될까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이러한 전통시장이 있고, 주변에 아름다운 바다와 산촌·어촌들이 있으니 홍보를 않해도 드라마 제작자들이 찾아오는 것이리라.

  요즈음 부쩍 친해진 한 대학동창과 용한리 바닷가에도 가보고, 언덕배기 낡은 집들도 알아보고, 거기서 식량용 해초양식 실험도 해보자 논의도 하고, 근처 오래된 식당에서 점심도 먹고, 바닷가 편의점에서 커피도 마시고, 청하 버섯재배사에 들르는 등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물리학자이자 수학자라서인지 필자와도 생각하는 스타일이 좀 다르다. 잔뜩 피어있는 국화사진을 보내줬더니 아름답다는 말 대신 국화꽃 배열 알골리즘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심전심 통하는 바는 지역사회를 지속가능한 곳으로 발전시키고 미래를 위한 농업 내지 대체식량개발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것이다.  

영남경제 2021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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