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로 큰 도시는 큰 강가에 자리잡았다. 이 강들은 뱃길로서, 농업용수로서, 어장으로서 오래 존재되어 왔고, 요즈음에는 대도시의 주된 식수원으로 존재한다. 또한 이 강들을 품고 있는 도시들은 예나제나 아름다움에 있어서나 정취면에서 큰 장점을 갖고 있다. 확 트인 전망과 강바람하며 우리는 그 이유를 충분히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서울에 한강이 있고 부산과 대구에 낙동강이 있듯이, 포항에는 형산강이 있다. 이 형산강은 길이와 유역면적이 그 두 강에 비해서 소규모이지만 신라의 고도인 경주와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발전된 포항을 품으면서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오랜 역사속에 함께 숨쉬는 젖줄로서 존재한다. 이 강이 환경친화적으로 유용하게 개발되어 시민들이 이 강에서 물고기도 잡고 수변의 푸르름을 만끽할 수 있다면, 이 강에 어울리게 집과 건물들이 개발되어서 아름다운 수변도시에서의 삶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하지만 이 형산강이 이삼십년 몸살을 앓고 있다. 인구가 늘고 산업이 발달되고 생활양식이 바뀜으로 인하여 생활폐수, 공업폐수 등 온갖 오염물질들이 급증하게 되었고 이것들이 정화되지 못한채 이 강으로 흘러드는 것이다. 어느 지천에는 공장들이, 어느 상류에는 축산단지가, 중류와 하류에는 여럿 도시들이 각종 폐수들을 별 걸름없이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는 중금속도 있고 합성세제도 있고 농약성분도 있을 것이다. 이런 오염된 물속에 물고기가 제대로 살 수 없고, 이 물을 음용하는 인간이 제대로 살아갈 수 없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이 지역은 가까운 장래에 아주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 죽은 강가에 그 오염된 도시에 어느 기업이 자리를 잡을 것이며, 어느 관광객이 놀러올 것이며, 어느 누가 터전잡아 살려고 하겠는가.
십여년 전부터 이곳 사람들은 이 형산강을 걱정하였고 어제오늘 좀더 실제적인 노력들이 시작되었다. 하수종말처리장이 몇개 완성되었고, 몇몇 민간단체들이 형산강살리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형산강자율환경감시대가 조직되었고, 형산강살리기광역협의체도 구성되었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이곳의 수질보전을 위한 노력과 예산을 투여하고 있다. 아직 그 성과들은 가시적이지 못하며 손쉽게 예측되고 있지도 못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노력을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 이 형산강살리기가 이 지역살리기와 직결된다는 점을 깨닫고 우리 모두가 좀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안들을 개발해 내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끝)
구자문/조선일보/1999.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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