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지와 인공섬 조성 관련 논의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얼마 전에 인공섬에 관한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의외로 학생들의 질문이 많았다. 대부분 부유식 공항건설이나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세워질 고정식 인공섬에 관한 것들이었다. 우리나라의 국토가 좁고 국토수호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러하다고도 생각되지만, 지표면의 80%를 차지하는 드넓은 바다와 그 깊은 바다에 포함된 다양한 자원의 개발에 관심이 있고, 이러한 깊은 바다 위에 크고 작은 구조체를 세우는 경우, 어떠한 공법을 택해야 할지 관심이 크기에 그러하기도 할 것이다. 또한 이에 따른 부정적인 환경영향을 어떻게 감소시킬 것인가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오늘은 간척지와 인공섬에 관해서 이야기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간척지 조성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간석지(干潟地)나 호수, 하천 등지의 일부에 제방을 쌓아 막고 그 안쪽 물을 빼내어 육지로 만드는 작업이다. 주로 국토면적이 좁고 복잡한 해안선을 가진 나라들에서 국책사업의 일환으로 간척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간척사업이 이루어진 토지는 농경지, 주택용지, 공업용지, 항만, 공항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된다. 간척은 크게 호수나 하천 연안 같이 조수의 영향이 없는 곳에 제방을 쌓고 내부의 물을 빼내어 토지화하는 무감조지 간척(無感潮地干拓)과 조수의 영향을 받는 감조지 간척(感潮地干拓)으로 구분된다. 간척지를 조성하기에 가장 유리한 곳은 넓은 갯벌이 잘 이루어진 곳으로 해안선의 굴곡이 심하고, 방조제 앞면에는 연안사주(沿岸沙洲)나 섬이 많은 경우이다. 간척지 선정시 유의할 점은, 제방 위치가 안전해야 하며, 제방거리가 짧으면서 면적이 비교적 넓은 지역이어야 하며, 제방 구축에 사용할 돌, 흙 등의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하고, 간만의 차가 커 배수처리가 잘 될 수 있는 곳 등이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간척지도 대부분 이러한 지역을 골라 조성되었다고 보면 된다.
네덜란드는 1918년부터 쥬다치 간척사업을 시작했는데, 32.5km에 달하는 압솔루트 방조제는 이들을 홍수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했고, 12만 5천ha의 담수호는 생활·농업용수 문제를 해결했다. 내부간척지 5개 공구 가운데 4개를 개발해 16만 5천ha의 농경지를 확보해 원활한 식량공급도 이뤄냈다. 그러나 지형적 특성상 지난 1995년 폭우때 큰 피해를 입기도 했는데, 이를 계기로 제방과 방조제 시설 보강 등의 노력을 기울여서 근래에는 재난피해가 크지 않으며, 간척지 개발방향도 농업중심에서 자연보전 습지와 조류서식지, 생태공원 등 친환경적 다목적 개발로 바꾸는데 국가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해양공학기술의 발달로 해상에 인공섬을 만들어 여러 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인공섬이란 바다를 메우거나 바다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구조물을 설치하여 만든 섬을 말한다. 거리 멀고 물 깊은 해상에 섬을 만드는 것이므로, 이를 지원할 특별한 공법, 새로운 자재, 그리고 육지와 인공섬을 잇는 수송수단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인공섬의 건설에는 대개 다음 3가지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첫째,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산을 평평하게 깎아내리거나, 바다 밑의 흙을 끌어 올려 섬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 둘째, 사각형의 둑을 바다 가운데에 쌓은 후 그 안을 흙으로 메우는 방법이 있고, 셋째,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가라앉히거나 철근 콘크리트 기둥을 박고 그 위에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법 등이다.
달에서도 보인다는 특이한 형태의 두바이의 인공섬은 팜 주메이라, 팜 제벨 알리, 팜 데이라로 구성되었고, 관광객유치 목적에서 만들어졌으며 현재도 계속 공사 중이다. 5.5km의 팜 주메이라는 3개의 인공섬 가운데 가장 먼저 개발을 시작했으며 최고급 주택과 호텔이 들어섰다. 가로와 세로 각각 5km의 면적에 야자수 모양 그대로를 살리기 위해 섬과 섬 사이를 다리로 연결하지 않고 해저터널을 뚫었다. 해수면 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몰디브는 1997년과 2020년 사이에 인공섬 훌후말레를 탄생시켰다. ‘희망의 도시’로 불리는 훌후말레는 수도 말레의 인구를 분산시키는 동시에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고자 만들어진 섬이다. 국제공항 주변의 산호 지대 위에 모래를 쌓아 해발 2m 높이의 인공섬을 만들었고, 그 위에 도시를 조성한 것이다. 현재 이 섬은 4㎢ 이상으로 넓어져 몰디브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 됐다. 덴마크는 바람 강한 북해 한 가운데 2033년까지 축구장 18개 크기의 ‘인공 에너지 섬’을 만들고, 이곳에 대용량 풍력발전기 200여기를 돌려 300만 가구가 쓸 전력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 섬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전력으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 남은 전력은 인근 독일, 네덜란드 등에 수출한다는 구상이다.
인공섬 건설에는 특수장비가 동원되어야 하며, 기둥은 거친 파도와 부식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하게 설계제작 되어야 한다. 육지와 연결하는 교통도 지하터널, 해상가교, 쾌속선, 단거리 이착륙 비행기 등 최신의 교통수단이 있어야 한다. 어떤 종류의 인공섬은 나무, 철골, 혹은 철근콘크리트 재질로 배 같이 띄우거나 얕은 바다에 기둥을 박고 구조물을 건설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인공섬들은 둘레를 방파제로 만들고 안에 흙과 모래를 메워 조성한다. 물론 먼 바다에 조성된 부유식 석유시추시설이나 수백미터 길이의 기둥을 박아 조성한 해양연구기지 내지 군사시설도 당연히 인공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인공섬 내지 해양부유구조체들이 좀 더 대형으로 조성된다면 열악한 해양환경 극복에도 해양주권 확장에도 유리할 것이므로 전력생산, 환경 관련시설 설치 등에 있어 관련 기술개발연구가 적극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
영남경제 2021년 6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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