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이 도시를 지속가능하게 이끌 것인가?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우리나라 인구의 90%는 도시지역에 살고 있다. 50~60년전만 해도 50~60%의 인구가 농촌지역에 살고 있었는데, 도시화가 진행되며 그렇게 된 것인데, 수도권을 비롯하여 몇 개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1950~53년 6.25전쟁때 크게 파괴되었고, 1960년대 이후 경제 성장에 힘입어 도시가 확장되고 인구가 늘게 되었다. 경공업부터 출발한 한국의 산업은 중화학공업, 첨단IT 및 바이오산업으로 발전되면서 국민소득을 빠르게 높여 놓았고, 국민들의 주거에 대한 기대가 커져서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대규모 아파트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서울지역의 경우 강남, 일산 등 신도시들이 대량의 아파트타운을 건설하며 형성되었고, 낡은 도심 곳곳이 대규모 재개발사업을 통해 옛것들은 모두 헐리고 고층 아파트타운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부산, 대구, 대전 등 지방 대도시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중소 규모 도시들은 도시재개발 내지 재건축이 낮은 사업성, 조합원 의견불일치 등으로 쉽지 않았다. 물론 교외 빈땅에 성공적인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된 경우가 적지는 않았으나, 수도권 및 대도시들과 달리 사업추진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한국스타일의 고층아파트타운건설’이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베트남, 몽골 등 많은 개발도상국 사람들에게도 본 받고 싶은 사업으로 자리매김했고, 많은 국내외 학자들도 한국스타일의 건설을 통해 짧은 시일 내에 전 국민의 주거의 질 향상을 이루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건설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1940년대부터 미국의 ‘제인 제이콥스’는 ‘르꼬르브지에’ 스타일의 ‘고층의 빛나는 도시들’이 너무 비인간적이고, 전통과 네이버후드를 파괴한다고 보았고, 오히려 도시에서는 빈공간에 작은 규모의 건설, 그리고 네이버후드를 보존하고 원주민들이 쫓겨나지 않게 함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우리나라는 1960~70년대 들어서며 많은 신도시··아파트타운을 세우면서 네이버후드개념을 적극 적용하는 듯 했지만 사실 원용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맞을 것이다. 또한 낡고 오래된 동네들의 현지개량에 대한 정책은 별로 없었고, 도시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되어 고층으로 재개발되기를 바라며 주택 및 동네향상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컸었다. 물론 그후 도시재정비지역들이 지정되고 인프라 향상 및 재건축이 얼마간 실행되기는 했다고 보나, 이러한 정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된 것은 근래 들어서이다.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며, 이를 중심도시형, 우리 동네 살리기, 경제기반형 등으로 구분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유형분류는 매우 타당한 처사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국내외적으로 도시재개발이며 재생사업이 진행되었지만, 유형을 제대로 구분하지도 않았고 무엇이 성공이고 실패인지에 대한 명확한 평가지표가 부재했다고 본다. 나라와 도시마다 상황이 다르기도 하고, 미국이나 영국 등의 경우에는 도시재개발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다 헐고 새로 고층으로 짓는 것 같은 대대적인 뉴타운 개발방식은 부재하기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도시재개발과 도시재생의 경계가 그리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며, 우리가 잘 아는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 같은 중심시설을 유치함으로서 도시경제가 발전함을 성공으로 꼽는 경우가 많았다고 본다. 네이버후드가 보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어느 정도를 이야기하는지 감을 잡기 힘들었다. 우리 한국의 경우 도시재개발, 재건축, 도시재생 등 유형을 좀 더 세분화 함으로서 성공과 실패의 평가지침을 설정하거나 휘드백 프로세스를 좀 더 잘 진행시킬 수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우리나라도 아직 평가과정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기에 섣부른 판단은 할 수가 없다.
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상황을 토론해 보기로 하자. 첫째, 우리나라의 도시와 경제가 발전하기전 무계획하에 인프라 없이 대충 지어진 건물들이 많은데, 이러한 지역들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 것인가?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고 정치적으로만 이용되는 것은 아닐까? 이는 돈을 쏟아부어도 큰 변화 없는 미국의 도시슬럼과 비슷할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슬럼을 모두 공원으로 만들고 모든 이들을 교외로 이주시키자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실행 힘든 반만 맞는 이야기이기도 할 정도로 복잡한 이슈들을 함축하고 있다. 둘째, 많은 이들이 ‘젠트리피케이션’을 원주민을 몰아낸다 하여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큰데, 원주민이 내내 그곳에 살아야 하고 집세를 올리지 못한다면, 그곳이 향상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중요한 것은 원주민들이 당장 쫓겨가지 않고 그곳에서 돈을 벌어 그대로 살던지 후에 천천히 능력 및 취향에 따라 옮겨갈 수 있게 하는 게 나을 것이다. 셋째, 도시재생을 통해 도심으로 인구를 끌어들이고 압축도시 형태를 이루어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이 말은 도시재생이 자체의 향상만이 아니라 도시의 재구조화를 도와야 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도시재생사업이 도시재생과 도시재개발·재건축의 성격이 적절히 혼합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도로정비, 담장 페인트칠, 주차장 조성, 공동작업장 조성 등도 중요하지만, 이 지역에 소규모 민자나마 투여되도록 작은 규모 대지들을 몇 개 결합하여 재건축사업을 벌이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미 시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고령화 등의 문제로 지진부진한 마을공동체사업에 젊은이들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주변과 조화되면서도 향상된 형태의 다가구·다세대주택 내지 소규모 아파트들을 건설하게 하거나 상업시설을 건설하게 함이 중요한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공원, 박물관 등의 테마시설을 설치하여 장소성을 높여줌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래야 도시재생을 통해 도심인구도 늘어나고 도시재구조화 등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점차적으로나마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대경일보 2021년 5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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