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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의 복합성과 정부의 역할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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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의 복합성과 정부의 역할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학생들과 주택공가율(住宅空家率)에 대해서 토론할 때가 많다. 학자들은 ‘보통공가율(Normal Vacancy Rat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에 대한 필자의 경험이 있다. 필자가 로스앤젤레스 시정부 주택국에 근무할 때, 이 부서가 한 시민으로부터 주택정책에 대한 의견을 받은 적이 있다. 의견을 낸 분은 변호사로서 지역의 다양한 이슈들에 관심을 가진 분이었다. 그 당시에도 로스앤젤레스는 주택가격이 높고, 저소득층의 경우 주거비가 비싸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시기였다.  

  이분의 주장에 의하면 로스앤젤레스의 주택시장이 매우 타이트하고, 특히 저소득층주거가 부족한데, 공가가 5% 정도 되므로 이를 정부에서 구매하든 계약하여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시정부에서는 아주 친절하게 그렇게 하지 못함을 설명했는데, 이를 주택계획관인 필자가 작성했었다. 이 공가 5%는 시장작동에 매우 중요하므로 그렇게 하지 못함을 설명한 것이다.  

  주택시장이라는 것은 일반물품의 시장과 달라서, 인간에게 기본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비싸고, 위치가 고정되어 있고, 허가 및 건설에 시간이 걸리며, 하위시장이 존재한다. 전체적으로는 연결된다고 볼 수 있지만, 이 각각의 하위 시장안에서 공급과 수요 그래프가 작동하는 것이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이미 언급했듯이 일정비율 공가의 존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 및 시민들은 이러한 주택시장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관련 전문가 및 부동산업자들도 마찮가지이다.

  미국의 경우 공가가 5% 존재해야 시장이 원활히 작동한다고 여기고 있다. 공가율이 5% 보다 높을 경우에는 \’수요자 시장\’이 되어 집을 팔거나 임대자구하기가 힘들어지고, 그보다 낮을 경우에는 \’판매자 시장\’이 되어 집을 구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 공가율은 나라와 지역문화 등에 따라 좀 다를 수도 있다고 보나, 공가율이 일정 분량 존재해야 함은 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요즈음 국가적으로 주택정책 부분에 다양한 시도가 있어 왔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론 자본주의를 일부나마 받아들인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시장경제의 작동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정부의 역할이 어느 정도이어야 하느냐는 그 국가사회가 통념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인데, 어느 나라든 그 결정이 쉽지 않은 것이다. 정부가 관여한다는 것은 보통 두 가지 부분에서의 관여이다. 첫째는 시장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주택시장을 잘 작동하게 하여 주거순환이 잘되게 하여 저소득층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의 주거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둘째는 주택공사 등의 노력을 통해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Public Housing)을 충분하다 할 만큼 적극적으로 건설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정부의 역할이 있고 주택시장에 관여하지만, 모든 국민이 질 좋은 주택에 살게 하겠다는 정책적인 목표 아래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지 주체적으로 주택공급과 분배를 이끌지 않는다. 이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이기도 하고,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자칫 침범할 수도 있고, 비용도 많이 들어 세금확보의 문제도 있고,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의해 작동되는 시장경제를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체계에서는 주택에 대한 정의에 관해서 그 당시의 정부가 좀 다른 생각을 가졌다 하더라도 이를 국민 모두에게 강요할 수 없으며, 관련 정책이며 세금인상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주택경기는 일반경기의 많은 부분과 겹치기에 매우 조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정부의 주된 주택정책 방향은 주택공급 및 분배시장이 잘 작동하여 필터링(Filtering)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다. 시장이 중고소득층 주거건설에 집중한다 하더라도 필터링이 작동하여 낮은 소득의 가구들도 주택향상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그 효과가 가시적이지 못한 계층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정부가 일정 부분 공공주택을 건설하고 하우징바우처(Housing Voucher)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데, 이미 언급한 것처럼 공공정책의 영향에 대한 다각적이고 실제적인 분석과 담론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세계는 과거의 단순한 사회가 아니고 글로벌화된, 모든 국민이 인터넷과 매체를 통해 세계의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판단하는 시대가 되어 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의 많은 나라와 도시들이 경제산업개발 및 고용문제, 주택공급 및 분배문제, 예방의학 및 치료의학을 포함한 의료서비스제공 등의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이는 각자 해결되어야 한다기 보다는 함께 풀어나가야할 분야들이라고 보아진다. 다른 분야들도 그러하지만 오늘 집중적으로 토론한 주택문제는 단기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풀어내거나 향상 시켜 나가야 할 분야이기에, 너무 급격하고 무리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개혁 내지 조정을 통해 해결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영남경제 2020년 1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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