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남동 지나 임시개통된 바닷길 걷기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지난 주말에는 매번 방문하던 영일대해변에 차를 대지 않고 거기서 북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운전해가서 설머리해변과 환호해변을 지나 끝 마을로 알려진 여남해변까지 왔다. 이곳은 작은 산맥이 가로막혀서 해변도로 공사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한 곳이기도 하고, 그 언덕배기에는 과거에는 무허가였을 집들이 지금은 옛모습을 조금씩이나마 간직한 채로 현대화되어있는, 조금은 이색적인 느낌을 주는 곳이다. 평소에도 머리를 식힐 겸 찾던 곳이 이곳 여남해변이고 산보하며 바다를 조망하던 곳이 이곳 여남방파제인데, 그날은 이곳을 지나 막혀있던 해변을 처음으로 걸을 수 있었다. 몇 년전부터 이곳 막혔던 바닷가를 산책로로 개발한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는데, 요즈음 임시 도로가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어 가 보기로 한 것이다.
임시로 개통된 입구를 지나니 바닷가에 방파제도 쌓고 인공섬을 조성하는 등 공사가 한창인 것 같다. 요즈음 장마로 공사가 잠시 중단된 듯 보이지만 올해 말이면 근사하게 산책로와 바다로 돌출된 인공섬, 즉 둥글게 이어진 피어 위 산책로와 몇 개 전망대와 낚시터가 완공될 것이고 죽천으로 연결되는 해변산책길도 조성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죽 걸어가자니 오른쪽은 파도를 막기 위한 1미터 높이도 되지 않는 길가 방파제이고 왼쪽은 가파른 경사의 절벽과 산이다. 해변 가까이에 돌섬들이 이어지기도 하는데, 그곳에 수십 마리의 갈매기들이 앉아 있다. 같이 간 미국인 친구에게 저것 봐라 했더니 ‘오우 걸’ 외친다. 내가 ‘씨걸’이지 했더나 ‘줄여서 걸이지’ 한다. 물론 Girl이 아니고 Gull, Seagull이다. 이곳을 돌아가면 죽천 바닷가와 연결이 되어 계속해서 북으로 해안선을 따라 걸을 수 있다. 물론 여기서 곧바로 내 사는 양덕동 아파트타운과 연결이 된다.
코로나19로 온 나라들이 방역에 열중이고, 우리나라의 수도권을 비롯한 모든 지자체들이 역시 방역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코로나발생건수가 몇 달째 제로인 포항의 바닷가는 적지 않은 인파가 몰린다. 사회적거리를 지킬요량으로 사람들은 멀찍이 떨어져 바닷가를 걷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영일대해수욕장, 보통 설머리에서 울릉도 선창장까지 1.5km 정도를 왕복하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설머리에서 북으로 환여해변까지 이어진 1.5km 됨직한 해변도로 옆 도보 및 자전거길은 역시 인기를 끄는 장소이다. 설머리해변에 ‘테트라포드’가 방파제 위로 높게 쌓여진 어항이 있는데, 들어가 보면 간이 요트정박장이 있고 좀 더 걸어가면 등대가 나온다. 건설된지 오래되고 지난 지진 탓인지 바닥이 크게 갈라져 땜질한 곳이 많은 방파제인데, 등대에 가까이 갈수록 악취가 심해지는 것이 아닌가? 아마 방파제 사이로 이물질들이 많이 쌓이고 썩어서 나는 냄새일텐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는 것이 주변인들이 의견이다. 어떻게 없애야 할 것인가?
이곳을 나와 걷다 보면 새로 지은 횟집과 커피숍들 사이에 해녀들이 아직도 공동으로 쓰고 있는 듯한 낡은 단층집을 마지막으로 건물들은 사라진다. 그 후로는 죽 환호해맞이공원의 울창함이 해변길을 면해있다. 이 길이 이어져 죽천해변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때까지 쉴 새 없이 불어오는 바닷바람도 좋지만 파도치는 영일만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 이미 이곳은 걷기 좋은 곳으로 시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환호동은 과거 버스종점이 있던 마을로서 오래전 마을이 형성되고, 학교도 있고 전통적인 횟집과 찻집이 많았는데 요즈음 멋진 근대식 건물들로 단장되어 있다. 이곳 환여해변은 하나의 작은 만으로 형성되어 바닷가를 따라 해변도로가 곡선을 그으며 이어져 있는데, 필자가 처음 포항에 와서 ‘후릿그물’ 치는 것을 신기하게 관찰한 곳도 이곳이다. 여기서 좀 더 걸어가면 다시 언덕 위에 멋진 커피숍,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고 길가에도 학교 등이 보이며 환여동 끝에 자리 잡은 여남방파제 및 어항에 이른다. 이곳까지가 또 1.5km가 될 것 같다. 이 여남방파제는 전망도 좋고 비교적 청결한 곳이라서 필자도 자주 찾는 곳인데, 여기서 멀리 도심해변의 고층건물들이 바다 건너 섬나라에 있는 것 같이 멋지게 내다보이며, 다른 편으로는 포스코와 대기 중인 화물선들도 보인다.
이곳을 지나며 이번에 임시개통된 바닷길로 통하는 통로가 나타난다. 여기서 차량길은 막히는데, 우선은 바닷가로 산책길이 조성되고 차차 도로도 뚫려 지금은 막혀져 멀리 돌아와야 할 죽천해변과 연결될 것이다. 지역이 넓으므로 산책로와 좀 이격하여 약간 내륙으로 도로가 건설되며 일부 주거지개발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 도로가 양덕동에서 죽천으로 연결되는 해안도로와 접속될 것이다. 하지만 주거단지가 건설되지 않는다면 터널을 뚫어 도로를 접속시킬 수도 있다고 보며, 현재 임시개통된 바닷가 산책로를 넓혀서 해안도로를 건설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아마 지금 환호해맞이공원과 해안도로 접경부분 급경사절벽이 폭우시 낙석 및 붕괴위험이 커서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하는 것처럼, 이곳도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하고 이를 피하려면 바다에 교량형식의 도로를 놓는 것이 더 경제적일 것 같다. 하지만 자연경관과 해안선 보존 등 다양한 요소들을 감안하여 노선을 결정해야 하고 그랬을 줄 믿는다. 아무튼 이 임시개통된 해변산책길은 포항도심에서부터 해변을 따라 많은 이들이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로서 포항시의 자랑인 ‘그린웨이’와 함께 포항의 특징을 나타내줄 좋은 관광자원이라고 생각된다.
2020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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