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대백갤러리에 들러 마침 전시중인 “송도와 동빈내항 사진전”을 관람하였다. 행정기관에서 습득한 듯한 사진으로부터 아주 개인적인 조그만 사진들까지 3-40년 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진들을 구경할 수 있었고, 책자로 출판되어 나온 송도와 동빈내항의 오랜 역사에 관해서도 읽을 수 있었다. 한가한 시간이라서 큐레이터로부터 전시회의 목적과 참여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이들은 대부분 포항지역의 미술가 및 사진작가들로서, 이 전시회를 통하여 개발의 사각지대로 전락해버린 송도를 찬란한 옛 모습의 조명을 통해서 그 가치를 재발견해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문제 섞인 모습들이 매스콤을 통해 잘 알려지고 있는 터라서 내 자신도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역사적인 모습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는 없었는데, 이 전시회를 통하여 이 지역의 찬란한 역사를 좀더 알게 되었고 이 지역을 복원시키고자하는 지역민들의 열망을 읽게 되었다.
내가 송도에 가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모래사장을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거닐어도 보았고, 방파제 끝에 서서 저 멀리 수평선과 해변의 송림들을 살펴보기도 했었다. 3-40년전에 이곳은 그 유명한 명사십리의 해변이었다. 포항에서 사귄 몇몇 친구들은 어릴 적 헤엄쳐 건너던 동빈내항의 모습, 우거진 갈대밭과 송림, 그리고 아름다운 백사장을 이야기 했었다. 그때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고… 하지만 1960년대 말 포스코가 들어서면서, 형산강의 흐름이 바꾸어지면서 그 아름다운 해변이 소실되었다고 한다.
이곳 송도백사장의 유실과 상가들의 몰락에 대한 포스코의 보상문제로 긴 세월동안 많은 모임과 이견이 있었고, 바로 일주일전 쯤에 보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 송도를 어떻게 활성화시켜야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과 이견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분들은 이곳이 과거와 같은 송림 우거진 환경친화적인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을 되찾아야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분들은 아파트, 호텔, 상가 어느 것이든 되도록 많이 유치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어떤 분들은 송림도 보전하면서 대규모 위락 및 휴양시설들을 건설하여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 모두가 옳은 말들이면서도 함께 추진하기는 힘든 장단점들을 지니고 있다.
송도의 적정개발을 위해서는 몇 가지 짚어볼 사항들이 있다. 첫째, 이 송도가 포항시민들에 있어서 어떠한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이 역사성을 어느 정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 이 송도가 도시기능의 일부로서 포항의 다른 도심부분들과의 역할 속에서 분담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기능이 무엇인지 다시금 연구해 보아야 할 것이다. 송도는 도심의 일부이며 포스코의 거대한 구조물들과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인접한 분명 교외의 칠포며 월포해수욕장과는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셋째, 이 쇠락한 지역을 되살릴 종합개발이 이루어진다면 그 비용을 누가 댈 것이며, 민자유치를 꾀한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어떠한 유인책 하에서 가능할 것인지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송도백사장 유실은 분명 포스코가 원인한 바가 크지만 이곳의 쇠락은 다른 원인들이 함께 존재할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시민들의 삶의 모습도 달라지는 상황에서 도심해변으로서 송도의 기능과 잠재력이 현재도 과거와 다를 것이고 미래도 현재와 분명 다를 것이다. 이 송도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이를 실현하는 방법도 환경친화적인 개발, 대규모 위락시설의 유치 등 비전적인 모습을 지니면서도, 누가 투자 할 수 있을 것인지, 누가 주고객이고 무엇이 유인요소들인지 등 현실적인 마케팅에 기반한 것이어야 할 것이다. 송도의 개발은 분명 중요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사업이므로 조급하게 서두르기 보다는 세심한 대안분석과 비교를 바탕으로 그 방향을 잡아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 (끝)
필자는 서울대공대 및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대학원 졸업, 도시계획 및 개발학박사, 미국도시계획기술사, 현재 한동대학교 공간시스템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
2004. 9. 4
포항타임스 게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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