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야시장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야시장(夜市場)은 저녁부터 자정까지, 때로는 그 이후 시간까지 영업하는 포장마차, 텐트, 노점 등을 설치하고 악세사리, 기념품, 옷, 그리고 간단한 음식을 파는 노천가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만들어진 구역이며, 전통적으로 인구 많고 더운 날씨를 지닌 중국에서 발전했다고 한다. 해외여행 갈 때 많은 이들이 꼭 들러야 할 명소 중 하나로 꼽는 곳이 야시장이기도 한데, 그 나라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음은 물론, 먹거리,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포항에도 얼마 전부터 야시장이 열린다. 포항시와 중앙상가상인회는 야시장을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7시부터 12시까지 운영한다. 중앙상가 실개천거리인 육거리~포항우체국간 260m 구간에 먹거리판매대 36개와 상품·체험판매대 4곳을 조성하였다. 이 ‘영일만친구야시장’은 포항시가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국비 등 10억원의 예산을 투입·조성했다고 한다. 이 실개천지역은 지난 8~9년 이상 포항의 명물이었는데, 이곳에 야시장이 열리니 특색이 더해져 더욱 많은 이들이 찾을 것이다. 간식거리, 악세사리, 옷가지, 음악과 조명 등이 있으니 많은 이들이 몰린 이 공간이 더욱 이채로울 것이다.
해외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필자는 밤에 자주 나가지 않는 편이라서 세계의 야시장을 모두 설명하기에는 적합한 사람이 아닐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야시장을 가본 곳이 적지는 않고 이와 유사한 파머스마켓, 미국이나 유럽의 밤거리 등을 쏘다녀 본 기억은 많다. 요즈음은 서울에서도 ‘밤도깨비 야시장’이라는 이름의 야시장이 열린다는데, 인구도 많고 관광객도 많은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서울은 야시장이 아니라도 밤거리 안전함이 세계 으뜸이라서 밤에 갈만한 번화한 거리도 많고 동네 인근의 작은 거리나 포장마차 등 다양함이 많다.
야시장과 밤거리를 구분하기 힘든 곳들도 있겠지만, 우리가 여기서 다루는 야시장은 정규 가게나 쇼핑가가 아닌 공터나 길가에 텐트를 치거나 마차나 노점을 설치하고 물건을 전시·판매하는 장소라고 규정해야 할 것 같다. 낮에 열리기는 하지만 일주일에 한두번 열리는 벼룩시장이나 포항에서도 동네마다 빈터에서 매 5일 마다 크고 작게 열리는, 마차나 보따리 상인들이 모여 야채·과일도 팔고 두부나 묵도 팔고, 호떡이나 국수, 그리고 약초도 파는 그러한 곳들과 비슷할 것이다.
필자가 자주 방문하는 베트남 호치민시티의 경우 대규모의 아케이드 형태의 시장들이 낮이건 밤이건 열리고, 매번 들러서 이것저것 사기도 하는데 규모들이 커서 물건도 많고 품질도 괜찮으며 흥정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경우는 도심 강가 공터에 해가지면 매일 밤 큰 규모로 열리는 야시장이 있어서, 갖가지 옷과 악세사리, 사탕수수 즉석주스 등 식음료들을 팔고 있고 무대에선 생음악을 연주한다. 타이베이 야시장, 방콕 야시장 등이 수십만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세계적인 야시장이라는데, 일정상 방문은 못했지만 미디어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미국에서도 대부분 도시들이 도심 빈터에 파머스마켓을 대개 토요일 오전 하는 식으로 정기적으로 열고 있는데, 때로는 매일 열리는 곳들도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비정기적인 야드세일 하는 곳도 있지만 빈 공터에서 매 주말 열리는 스왑밋도 흔하다. 안전문제 때문에 미국 대도시의 경우 밤에 야시장이 열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본다. 하지만 이러한 스왑밋들을 통해 가난한 이들이 돈을 벌고 생활을 영위해 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시장들이 어떤 경우는 규격도 갖춘 정식가게들 같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자유로운 비공식적인 형태도 흔하고 상인들이 아닌 일반인들도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팔기도 한다.
필자도 한국인들이 별로 살지 않는 ‘아이오아’ 같은 곳에 살 때는 토요일 아침에 열리는 지역의 파머스마켓에 가서 차이니스캐비지로 불리는 한국배추를 사서 김치를 담은 적도 있다. LA에서 필자가 잘 아는, 일본에서 공부하시고 미국에 이민 온 한 한국 분은 거라지세일 등을 돌아다니며 오래된 LP판을 25센트 정도의 가격으로 사들이는데, 따님이 하는 빵가게 뒤편에 조그만 창고를 마련하여 분류해 전시하며 일본 등으로 팔기도 하는데 보통 한 장에 200불에도 팔고 때로는 재즈원판을 2,000불에 팔기도 한다고 했다.
포항의 야시장은 이제 시작이지만 깔끔하고 호응도 좋은데, 이곳이 포항 구도심의 중심이며 지명도 높은 실개천지역이므로 이 야시장을 어떤 식으로 꾸미고 특징을 살려야 할지 좀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역확장을 위해 육거리에서 구포항역에 이르는 실개천지역을 모두 이용할 수도 있지만, 여유공간이 있어야 다양한 관련 행사들을 벌일 수도 있을 것이므로 국민은행 인근 도로를 밤에는 차단하고 광장으로 쓰던지 육거리 일부를 광장으로 쓸 수도 있다고 본다. 화장실과 쓰레기처리문제, 앉을 곳 부재 등을 언급하는 분들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야시장이 궁극적으로 포항의 브랜드가 되고 크루즈 이용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려면 ‘그곳에 가면 뭐가 특별히 싸고 좋더라’ 혹은 ‘그곳이 이러저러한 면에서 분위기 좋고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라는 소문이 날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영남이코노믹 2019년 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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