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커뮤니티 재생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LA는 도시가 방대하기도 하고 거리마다 다양함을 지니고 있다. LA도심은 높은 빌딩도 많고 역사적·예술적 건물도 많은 LA메트로폴리탄의 중심이자 환태평양 중심도시로서의 상징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40년대의 융성함을 뒤로하고 LA도심지역은 중심상업시설 및 산업시설의 쇠퇴, 그리고 주거단지의 쇠퇴로, 일부 중심지역 이외에는 낙후지역이 되었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낮에는 도심 일부에 위치한 직장에 일하러 오지만 밤이면 교외로 퇴근하기에 대부분 도심은 비워지게 된다. 24시간 여는 카페, 술집, 호텔 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경비요원들이 지켜야 하고 서로 차량으로 연결 될 뿐 걷는 이는 없다. 이러한 도심쇠퇴가 매우 심각하여 넓은 지역이 슬럼화되고 범죄 높은 지역으로 변하여 이를 극복하고자 중앙정부 및 지자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성과는 그리 없었다. 오히려 ‘도시재생은 밑 빠진 독에 물 붇기일 뿐이고 정치적인 미사여구일 뿐이다’라는 주장도 많았다.
하지만 근래 들어 LA도심 일부지역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LA경제가 좋아지고, 인구가 늘어나고,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시정부의 적극적인 재생노력에 의해 과거부터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던 시청사 및 주변뿐만이 아니라 얼마 전만 해도 버려지고 위험했던 공업지역 건물 및 빈터에 카페가 생겨나고 호텔이 지어지고 있으며 ‘아트디스트릭’으로 불리고 있다. 그 주변의 차이나타운도 이제는 호황을 이루고 있다. LA시는 이에 힘입어 2040년까지 이 아트디스트릭, 패션디스트릭, 스키드로 등 도심지역에 주거시설 10만 유닛을 건설하고 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코리아타운은 원도심에서 어느 정도 이격된 도심지역이었는데, 1970-80년대 한인타운이 형성되면서 상업기능이 활성화되고 아파트들도 많이 늘어나 LA에서는 정부의 지원 없이도 낙후지역에서 가장 신속히 재활성화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한인들이 미국에 이민 와서 피땀 흘려 막일을 하고 성실하게 사업을 일구어 번창해진 곳이다. 자녀들이 학교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어느 정도 경제기반을 갖춘 교포들은 라크리센터, 다이아몬드바 등 주변 학군 좋은 교외지역으로 주거를 이동하게 되었지만 비즈니스는 역시 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LA도심의 활성화 여파로 코리아타운에도 호텔이며 대규모 아파트들이 지어지고 있다.
필자의 경우 코리아타운에서 그로서리 등 볼일을 보고 라크리센터 집에 가는 길에 후리웨이가 혼잡하면 일반도로를 일부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때 지나는 동네가 실버레이크이다. 이곳에 꽤 큰 호수가 있어서 동네도 호수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전망이 좋으므로 좋은 집들도 꽤 있고 호수주변으로 산책길도 형성되어 있지만 동네 전반적으로 단독주택이나 조그만 2층 정도의 아파트들로 구성된 좀 낙후된 지역이다. 물론 도심같이 위험한 지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밤에 안전하지도 않을 이지역이 요즈음 좀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길가 낡은 건물들의 일부가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개조되어 손님들을 끌고 있음이 보여 진다. 주말이며 길가에 물건들을 벌여놓고 ‘야드세일’을 벌이기도 한다. 호숫가로 가는 길목에는 제법 큰 강아지들이 노는 ‘페트파크’도 생겼다. 이 말은 대부분 임대인들인 이 지역 사람들도 여가에 근처에 위치한 카페에도 가고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분명 건물들의 외관과 정원도 좀 더 정리되고 깨끗해지는 것 같다.
이 지역 시의원 등 정치인들은 동네가 요즈음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활성화와 안전문제라고들 이야기 하는데, 맞는 말이라고 본다. 경제활성화는 시 차원의 직업공급을 이야기 한다기보다는 동네의 카페, 레스토랑, 미장원, 자동차서비스, 부동산 등이 활성화되어 지역이 좀 더 활기를 띄게 된다는 것이고, 안전하다는 것은 갱단들의 싸움, 마약딜러 등이 사라지고 낮이건 밤이건 사람들이 거리를 왕래 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공립학교의 질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거리에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올 리 없지만 들어오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동네의 일부 상업시설이 활성화되는 것은 맞지만 동네와 조화롭게 소규모로 다양하게 형성되고 주민들이 쉽게 이용하면서도 무언가 차별화된 특색이 있어 타지 사람들도 자주 들르는 그러한 곳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자체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것은 커뮤니티계획 수립에 대한 기술지원이나 행정지원 이외에는 토지이용상의 인센티브 제공이나 거리정비 정도일 것이다. 지역사람들이 주로 동네협의회 구성을 통해서 동네향상을 위해 노력하는데, 좀 더 젊은 층들을 끌어들이고, 지역문화와 청년문화가 잘 어울리는 주거, 고용, 문화 및 서비스가 주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물론 지역협의회가 시정부 및 NGO들과의 협력을 통해 동네발전을 위한 토지이용, 교통체계, 주차장 등에 대한 구상 및 제안, 그리고 거리정비, 주거정비, 인프라 향상, 저소득층 주거확보를 위한 정부기금도 획득 등도 매우 중요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마을재생사업은 LA의 가까운 교외의 대규모 부도심격인 글렌데일 시의 ‘아메리카나’로 불리는 지역의 대규모 재생사업과는 다른 것이다. 이 사업은 낙후된 도심에 민간기업인 ‘카루소그룹’이 멀티플렉스, 연못광장, 주차빌딩 및 순환전차 등 테마시설들을 설치하고 주변에 명품부티크, 레스토랑 등을 유치하고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자 한 것인데, 지금 글렌데일 도심은 10년 전에 비해 크게 활성화 되어 있다. 이는 한국의 분류로는 ‘경제기반형’에 좀 더 가깝다고 보아지면 그 목적과 지침 내지 평가기준이 실버레이크의 경우와는 달라야 하는 것이다.
영남경제 2019년 7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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