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형산강변 및 생태공원

                                             연일 형산강변 및 생태공원
                                                                                                       한동대 구 자 문
  추위도 가시고 날씨가 맑아 오랜만에 잠시 드라이브하여 형산강변으로 가보았다. 시청 쪽에 일이 있어서 잠시 들렀다가 바람도 쏘일 겸 인근 강변으로  드라이브한 것이다. 오랜만에 가본 탓도 있지만 강변이 잘 정리되고 4-5층 복합건물들이 수없이 들어서 있어서 예전과는 다른 도시화된 수변풍경이 매우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새 건물들의 1-2층은 대부분 카페와 레스토랑인데, 수변과 어울려져 외국의 저명한 수변거리를 방문한 것 같이 느껴진다.

  여러 카페 중 한가해 보이는 곳을 골라 들어갔는데, 2층 전망 좋은 곳은 이미 여러 손님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창가 한편에 자리 잡고 창밖을 보니 형산강이 눈앞에 펼쳐진다. 형산강의 물결이 햇빛에 반짝이며 한없이 흘러가고 있다. 아, 지금이 썰물 때인 모양이다. 이곳은 하구에서 좀 거리가 있는 곳인데도 밀물썰물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 같다. 이곳은 민물과 갯물이 섞이며 수량도 풍부하지만 민물고기와 갯물고기가 공존하는 곳이다.

  형산강은 길이 62~64km로 동해로 흘러드는 강들 중 가장 길고 충적평야도 가장 넓다. ‘울주군 백운산이냐 경주시 인내산이냐’ 아직 발원지에 대한 정리가 남아있지만, 이 두 하천은 황남동에서 합쳐져 형산강을 이루고 지류인 남천·북천 등을 합류하며 경주평야를 지난다. 계속 북북동쪽으로 흘러 기계천과 합류하며 안강평야를 지난다. 여기서 유로가 동북동으로 바뀌며 형산제산(兄山弟山) 협곡을 지나 삼각주성 충적평야인 포항평야를 지나 바다로 흘러든다. 이 물길을 따라 돛단배가 드나들었고 양동마을 인근 나루터에 부조장터가 있었다.

  요즈음 포항시와 경주시가 형산강의 오염저감, 생태계복원, 뱃길과 에코트레일 개척 등을 위해 힘을 합하고 있다. 과거 이 두 지역이 이 강을 중심으로 발달되었는데, 이제 사라진 옛 모습을 되살리며 시민들의 체육·관광·생태교육의 장 개척을 위해 협력해보자는 것이다. 다른 많은 협력의 시발점으로서…

  반짝이는 물길을 바라보다가 차를 몰아 강을 건너고 강변 따라 상류 쪽으로 올라가 보았다. 강변은 도보와 자전거길로 잘 정리되어 있으며, 건너편에 포스텍과 고층아파트 건물들이 바라다 보인다. 좀 더 상류로 가면 산줄기 사이로 강폭이 좁아지며 두 개의 봉우리가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이미 언급한 형산과 제산으로, 이곳에 산성이 있어 우리 수비대들이 물길 따라 침략하는 왜구들을 감시하고 포와 화살을 쏘아 저지했을 것이다.

  포항에 이러한 아름다운 강이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고래로 윤택한 고을들은 큰 강을 따라 발달되었다. 지금도 번영된 도시들은 너나없이 큰 강을 끼고 있다. 특히 근래의 화두인 도심재생사업도 수변개발 가능한 곳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음이 잘 알려져 있다. 아무리 임해도시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형산강의 아름다움과 이를 활용한 수변개발을 너무 등한시했었다. 유럽에서든 중국에서든 강변도시들은 강과 강변의 정취를 활용해 다양한 스포츠 및 테마시설, 상업시설, 주거시설 등을 개발했고, 이들이 그 도시의 중심 브랜드가 되고 있다.

  차를 돌려 이번에는 인근에 위치한 ‘중명자연생태공원’으로 갔다. 주변은 논밭과 전통적인 농가 및 현대적 스타일의 별장들이 여유 있게 들어서 있어서,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만 전원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아직 쌀쌀한 편이라서 방문객들이 별로 없지만 공원입구 카페에는 꽤 여럿이 커피를 마시고 있고 산책객들도 보인다. 이 공원은 95,000㎡ 규모로 시민들의 생태체험 및 삼림욕 등을 목적으로 2013년 12월 완공되었다. 이곳에는 야생화관찰원, 약용식물원, 소생물관찰원, 암석원 등 생태학습 체험시설과 옥녀봉 전망대, 휴게소, 상징광장 등의 편의시설들이 있다.  

  입구에서 야외공연장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곧 새순 돋아날 참나무와 단풍나무들 사이로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골짜기로 흐르는 개울은 건천에 가깝지만 보(洑)마다 한줌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이룬다. 여름이 되면 녹음 우거지고 수량 늘어난 물줄기가 운치를 더해 줄 것이다. 길옆 바위 높이 산양 한마리가 서있다. 저쪽 산기슭에는 꽃사슴가족이다. 이들은 모형이다. 길옆 바위 위에 커다란 백호가 우리를 노려보는데, 섬칫 놀랄 수도 있고 좀 생뚱맞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것도 모형이다. 저녁시간이라 공원을 다 둘러보지 못하고 되돌아 왔다. 훗날 좀 더 시간 내어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강변을 따라 시내로 돌아오다 보니 갈수기라서 넓은 하상 일부에만 강물이 흐르는데, 대대적인 준설작업이 진행 중인 것 같다. 이는 수질오염을 줄이려는 노력이기도 하지만 하구에서 과거 부조장터가 있던 양동마을 인근까지 관광선을 왕래하게 하려는 노력이기도 할 것이다. 이 배들이 좀 더 상류인 경주 도심까지 갈수 있고 화물선이 왕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좀 더 시간이 필요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및 포항과 경주 두 도시의 공동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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