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도시화의 해석과 함의
한동대 교수 구 자 문
우리는 대부분 도시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인구는 90%에 이른다. 이말은 오직 10% 정도만이 비도시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인구 5만명 이상의 지자체가 도시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미국의 경우는 인구가 1,500명 이상이면 도시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미국의 도시화율도 90%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른 기준 속에 도시화율을 국제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가? 국제적으로는 각 나라의 기준을 존중해주고 있다. 도시화라는 것이 인구만이 아니라 거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도시시설 등 다른 요소들을 함께 감안해야 한다는 전제와 함께.
요즈음 각 시군에서 개발계획을 수립할 경우 ‘명품도시’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이는 인구 50만이나 100만의 도시에서도 그러하지만, 인구 5만 이하인 군지역에서도 그러하다. 이러한 군 지역은 중심지라 하더라도 도시라기보다는 농어촌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곳이 많은데, 어찌하여 이러한 도시라는 단어를 쓰는 것일까?
이때도 우리는 도시라는 개념의 다원성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도시는 인구로도 규정되지만 그 지역의 시설, 지역민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이노베이션(Innovation)의 가능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노베이션은 혁신으로 해석되는데, 고전적으로 도시는 ‘지역성장의 엔진’이며 ‘이노베이션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이 지역경제학의 정설로 되어 있다.
다시 해석하면, 도시는 ‘규모의 경제’를 가능케 하며, ‘개개인의 자유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이 가능하며, 자유스럽게 다양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들이 토론되고 상품화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5만 인구의 농어촌 지역에서 명품도시를 논한다는 것은 그 시설의 근대화를 목표로 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들이 작동·발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요즈음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빠른 도시화과정을 겪고 있다. 유럽이라면 200-300년에 걸쳐 이루어져야 할 도시화가 30-40년간에 일어나고 있고 그 여파로 심각한 도시와 농촌의 문제들을 야기 시키고 있다. 이는 지역발전격차, 빈부의 격차, 절대적 빈곤, 실업, 무허가판자촌, 부족한 상하수도 시설 등이고 이로 인한 환경오염 및 사회불안이다.
도시기반시설과 직업이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구가 몰려드니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시화과정을 제대로 예측 및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느 도시, 어느 나라도 제대로 발전할 수 없고 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 그러므로 어느 도시나 지역의 중장기발전계획은 이러한 도시화과정의 이해 속에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또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도시와 지역들의 연계관계이다. 모든 도시와 지역들은 작은 네이버후드(Neighborhood)로부터 출발한다. 그 중심에는 그 네이버후드를 위한 학교, 병원, 상업시설, 공공기관 등 기반시설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모여 좀 더 큰 중심시설을 지닌 커뮤니티(Community)로 발전된다. 이를 통해서 작은 도시가 되고, 이들 도시는 그 지역의 경제사회중심역할을 담당하는 중추도시와 위계적으로 연결된다.
이는 크리스탈러(Christaller)의 ‘중심지이론’이다. 이러한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각 작은 마을이나 도시들이 같은 규모의 시설과 사업들을 고집한다면 시장경제의 불통은 물론이고 국가경제의 파탄이 오기 마련이다.
2014년 3월 12일 정부가 20개 중추도시생활권 구성을 확정하고 지역개발의 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 중추도시생활권 구성에서 포항시,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울릉군을 ‘포항권’으로, 포항시를 그 허브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이는 한 예이다. 지역행복생활권은 중추도시생활권, 도농연계생활권, 농어촌생활권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중심지체계 및 기능적 측면에서 보면 지역생활권은 ‘중심도시 – 농어촌중심지 – 마을’로 연결되는 위계적인 공공·상업서비스 이용공간을 기반으로 설정된다.
요즈음 동해안권에서 토론되는 ‘울산-경주-포항 네트워크도시론’은 또 다른 네트워크체계이다. 이는 가까운 거리의 중심도시들이 각자의 전문화 내지 강점을 가지고 평등한 네트워크를 이루어 한 도시와 같은 체계로서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시키자는 목적에서 나온 이론이다. 이를 이루기에도 정치사회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지만 많은 도시들이 추진하고 싶어 하는 전략이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