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인 계획과 협력의 필요성

                                            총체적인 계획과 협력의 필요성
                                                                                                한동대 교수 구 자 문
  도시인구가 늘고 밀도가 높아지다 보면 시정부로서는 도로, 상하수도, 공원, 쓰레기 처리 등의 도시기반시설 공급에 바빠지게 되고, 주민들로서는 주거부담, 교통혼잡, 자녀교육, 사생활침해 등 다양한 이슈에 직면하게 된다.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도 인구가 7-8만에 이를 정도로 도시안의 고층 신도시를 이루고 있으며, 위와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들 속에서도 고층주거단지는 주민들의 주거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정원, 놀이터, 주차장 등이 잘 결합된 아름답고 쾌적한 커뮤니티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주거단지가 한국스타일 신도시의 전형이 되고 수출브랜드로서도 명성이 높다고 한다. 베트남이며 몽골에 가보면 이 같은 ‘한국스타일 도시건설’이 이들의 꿈이기도 하다. 필자의 경우 개발도상국을 자주 방문하는데, 가난한 나라일수록 대기와수질오염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며, 주거도 무허가판자촌이 50-60%에 이르는 경우도 많고 도시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

  이러한 나라들과는 비교가 않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깨끗하고 질서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겉모습과는 달리 불합리함도 크게 눈에 뜨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우선 신도시임에도 간선도로 이외에는 도로 폭이 너무 좁고 주차하기가 힘들다. 상가 밀집지역의 경우에는 낮이든 밤이든 주차가 힘들다. 원룸들이 많이 밀집한 지역의 경우에는 길 양측에 줄지어 주차된 승용차들 때문에 교행은 고사하고 차 한 대 통과가 힘든 경우가 많다. 도시개발계획 수립 시부터 도로와 주차장을 넉넉히 계획할 필요가 크지만, 사업성에 쫓기는 사업자들이나 이들을 도와주는 시정부의 입장에서 그 같은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신도시는 깨끗한 상가와 아파트들이 밀집한 곳임에도 쓰레기들이 곳곳에 쌓여 있음도 문제이다. 시정부에서 주기적으로 치우기는 하지만, 주변을 정리 못하는 시민들의 공동체의식도 문제라고 본다. 특히 빈터나 소공원의 경우 쓰레기가 산적해 봄여름에는 냄새 때문에 걷기조차 힘든 경우가 많다. 우선 길가며 동네 빈터들이 쓰레기로 덮여 있다. 정량쓰레기봉투에 든 쓰레기를 길 앞에 놓아둔 것은 그래도 봐줄만 하지만 그 옆에 쌓여진 무단 투기된 쓰레기들이 문제이다. 또한 빈터나 건물사이에 공사폐기물이나 무단 투기된 쓰레기들이 엄청 많다. 이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주민들 각자 주변청소가 습관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며, 가끔은 동네청소의 날을 지정하여 함께 쓰레기를 치워야 할 것이다. 시정부에서도 상가지역이나 일반 단독주거지역 혹은 원룸지역이라도 쓰레기 컨테이너를 설치하게 하고 자주 수거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도시들도 미국식의 조닝(Zoning)을 시행하고 있다고는 하나 대부분 지역은 조닝의 존재여부와는 별개로 혼재된 토지이용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도시의 경우에는 다른 토지이용상의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허용용도들을 세밀히 비교분석하며 조닝 자체는 물론이고 도시개발사업이며, 학교위치 등을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 신도시들을 보게 되면 도시전반의 미래 토지이용에 관한 큰 고려 없이 각자 사업들이 허가되고 건설되므로 이로 인한 다툼들이 자주 생기는 것 같다. 전통적으로 공해를 뿜거나 교통발생량이 많은 공장이나 상업시설이 주거지역에 근접한 경우 문제들이 발생한다지만, 요즈음은 주거단지와 학교 통학로 인근에 생기는 유흥업소 때문에 진정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지금 한국의 도시개발은 대부분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으로 지주들의 조합과 시공사들이 합동으로 진행하는 개발들로서 각자 이익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허가과정에 지자체가 관여하고 공공성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경기부양 내지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조화된 결정을 내리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그 개발단지 자체의 계획안은 나름대로 합리성을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고층에 천편일률적인 건물들로 들어차는 경우가 많지만, 법적인 하자는 없는 것이고 그런대로 한국스타일 신도시 형태라고 보아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발사업들이 각자 인근에서 시행되는 경우에 환경영향평가, 교통계획, 학교 및 행정기관, 혹은 주민들의 동선들이 종합적으로 분석되지 않고 각자 진행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본다. 이미 허가된 지구단위계획구역안의 단독주택지역 전방에 새로운 도시개발사업이 고밀도 고층아파트군으로 이루어져 기존 단독주택지역의 전망을 막아버리고 교통혼잡을 가중시킨다든지, 아파트단지와 초등학교 사이 통학거리에 술집이나 모텔이 밀집되어 학생들이 유해적인 환경에 크게 노출되는 경우 등은 계획단계부터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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