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마을은 인간이 몸담고 살아오는 삶의 터전이기에 누구나 관심이 없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정치가나 행정가들에게 ‘마을’은 선거구 내지 행정서비스 단위로서, 학자들에게는 이러한 면들만이 아니라 좀 더 경제적인, 사회적인, 문화적인, 그리고 환경적인 면에서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마을을 영어로는 ‘네이버후드’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20세기초 페리(C. Perry)의 네이버후드 이론이 이를 바탕으로 태어났고 아직도 주거단지의 설계에 있어서 기본적인 개념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을 만들기 논의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으로, 마을 만들기는 마을 내 쌈지공원 만들기, 아파트 공동체 운동, 담장 허물기 운동, 상가 활성화 운동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흐름을 생성하였다고 생각됩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장소의 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경제력 향상으로 삶의 질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 도시민들이 생활공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주거환경의 질 개선과 공동의 문화공간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들마다 ‘장소마케팅’ 전략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재 행정자치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생성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는 ‘주민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을 생활의 장으로 인식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와 실천 전략을 짜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마을 만들기의 공간적 범위는 아파트 한 동, 하나의 가로, 하나의 골목 등 다양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이 생활공간의 문제를 확인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기 위한 공론의 장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마을 만들기’는 시작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담론들을 계획주체의 주된 관심 및 목표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전통적으로 중앙정부가 주도해온 농촌계획의 연장선으로 물리적 환경정비와 농촌경제 활성화를 주된 목표로 하고 있는 논의입니다. 둘째, 지자체와 민간단체의 주도로 생태적인 지역사회 구축을 목표로 하는 논의를 들 수 있습니다. 셋째, 기존의 도시정비 내지 재개발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가 있습니다.

  이들 논의들은 해당 주체들의 목표하는 바와 관심의 방향에 따라 제각기 다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공통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환경친화’ 내지 ‘지속가능한 개발’이고, 둘째는 ‘주민참여’ 내지 ‘주민 자율성’입니다. 이 두 가지의 공통된 요소들의 실행을 통하여 21세기의 화두인 환경문제를 해결 해 나가고, 지역의 차별화된 전통적인 특징들을 내보이면서, 주민 모든 계층이 참여하고 향유 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주거환경과 경제환경을 이룩해 나가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의 중요성을 깨닫고 철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이 지금까지 자칫 형식으로 흘렀던, 그리고 일부 계층들에게만 향유되었던 많은 도시와 지역개발사업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2007.10.15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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