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위구르 지역의 변경무역 및 바자르를 보며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중국 신장에는 변경무역시장이 있는데, 신장의 위구르인들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소, 양 등 가축, 다양한 생필품, 그리고 전통음식도 팔고 있다. 때로는 거리를 전통의상을 입은 남녀들이 낙타를 타고 행렬을 벌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대부분 이슬람교도들로서, 그들의 모습에도 언어에도 차이가 없어 보였고, 시장은 꽤 자유스러워 보였다. 중국과 아프가니스탄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와한 회랑(Wakhan Corridor)이라 불리는 아프가니스탄 북동쪽의 좁은 회랑이 중국 신장과 연결된다. 이곳은 파미르고원에 속하며, 파키스탄·타지키스탄·아프가니스탄과 모두 가까운 특수한 위치의 국경지대이다. 중국 정부는 타슈쿠르간과 카슈카르 지역에서 주변국 주민들이 일정 규모 안에서 자유롭게 물품을 사고팔 수 있는 소규모 무역시장을 허용해왔다. 이런 곳에서는 비자 없이도 하루 단위로 들어와서 농산물, 가축, 생필품을 교환하고 있다.
이곳에는 좀 더 공식적인 모습의 ‘국제무역시장(International Trade Market)’이 있고, 자유스럽고 활발해 보이는 주간 ‘장터(Bazaar)’가 있다. 다만, 완전히 자유로운 무역이라기보다는 중국 정부가 허가한 특구 및 변경무역제도에 따른 거래이다. 중국은 신장지역을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전략적 관문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파키스탄·타지키스탄과는 적극적인 변경 무역을 장려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쪽은 워낙 교통로가 험하고, 치안 문제도 커서 교역 규모가 작다고 한다. 이 지역들은 예로부터 실크로드의 교역 중심지였다. 특히 카슈가르는 신장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으로, 동방의 이스탄불이라 불릴 정도로 예전부터 무역 중심지였다. 현재도 매일 수만 명이 오가며, 일요일은 특히 규모가 커서 파키스탄과 아프카니스탄 만이 아니라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의 상인들까지 모여든다. 물품은 가축, 양탄자, 향신료, 견과류·건과일, 전통의상, 금속제품 전자제품까지 다양하다.
북한에도 지난 수십년간 장마당이 성행했었기에 했었기에 중국과 북한 사이에도 이러한 국경무역시장이 존재하나 알아보니, 과거에 바자르·변경무역시장 가능성이 논의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카슈가르 같은 정도의 경우는 실행되지 못했고, 압록강·두만강을 끼고 단둥(丹东)–신의주, 훈춘–나진/선봉, 투먼–남양 같은 곳에서 소규모 교역이 이루어져 왔다. 북한주민이나 상인들이 직접 넘어오는 경우는 드물고, 주로 중국 측 상인들이 물건을 넘겨주고 북한으로 흘러가는 구조였다. 북한 주민의 자유로운 왕래는 불가능하기에 교역도 주로 국가 승인 무역회사나 밀무역 형태로 이뤄졌다.
20세기 초중반에 신장 위구르(Uyghur)인들은 ‘동투르키스탄 공화국’ 독립을 두 차례 시도했으나, 1949년 이후 중국 통치에 편입되었다. 위구르인들은 ‘민족자결권’에 의거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민족자결권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윌슨 대통령이 내세운 원칙으로, ‘한 민족이 스스로 국가를 세울 권리’를 인정하는 개념이다. 현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일정 조건에서 독립을 허용하는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국가가 자기 영토와 국민에 대해 외부 간섭 없이 지배할 권리 국가주권원칙(State Sovereignty Principle)이 민족자결권과 충돌하면서 오늘날 많은 분쟁의 뿌리가 되고 있다.
중국의 헌법은 국가 영토의 불가분성을 절대 원칙으로 삼고 있어, 일부 지역의 분리나 독립을 헌법적으로 불가능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독립 요구를 테러·분리주의로 규정했다. 국제사회는 위구르의 인권 문제가 심각함을 인지하고 그 문제를 제기는 하되, 독립 문제는 회피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위구르인들이 독립을 원하면 너무 압박만 하지 말고 신장의 일부라도 작게 떼어주어 독립하게 할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대다수가 독립을 원하면 허용해주는 것이 근대 민주사회의 상식’이라는 점은 서구 사례에서 확인되나, 중국은 헌법·체제·안보 논리로 인해 신장의 분리 독립을 절대 불허하고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자치 확대·문화적 권리 보장이 타협안이 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최근 몇십 년간 오히려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는, 위구르를 일부라도 떼어주면 도미노 효과로 티베트, 내몽골, 그리고 홍콩까지 독립요구가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물론 독립을 위해서는 몇 가지 현실적 조건이 필요한데, 경제력/인구와 영토/국제적 승인이다. 독립을 선언하더라도 국제사회 다수가 승인하지 않으면 쿠르드족이나 카타루나처럼 사실상 ‘고립된 분리주의’로 남는다.
한반도에서도 대한민국 헌법 전문과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적으로는 북한 지역도 본래 대한민국 영토이고, 북한 정권은 합법적인 국가로 인정되지 않는다.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할 경우의 문제 국제법적으로는 두 개의 한반도 국가가 병존하는 형태가 된다. 이 경우 대한민국은 북한을 ‘타국’으로 취급하게 되므로, 헌법상의 영토조항과 통일의무가 스스로 모순에 빠지게 된다. 다시 말해, 통일을 ‘자국 영토 회복’이 아니라 ‘두 국가 간의 합병 또는 연합’으로 접근해야 하므로, 현재 헌법 체계에서 말하는 통일의 권리·의무를 주장하기가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아무튼 더 늦기 전에 남북 대치가 좀 누그러지고 변경에서 남북 간에 규모 있는 무역이든 소규모의 장터든 열렸으면 좋겠다. 변경무역은 농수산품, 생필품 등 교환일 수도 있고, 장터에서는 우선 북한 측에서 음식, 주류, 관광기념품 등을 팔아도 매출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경일보 2025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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