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불법체류자 단속과 관련 혼돈상황을 보면서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2025년 6월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대규모 폭력적인 시위가 발생하였다. 6월 6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LA 패션지구, 웨스트레이크 등에서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을 실시하였다. 이로 인해 118명이 체포되었으며, 이들이 구치되어 있는 연방정부 건물 앞에서 과격한 시위가 벌어지고 경찰과 충돌이 발생하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ICE의 단속을 지원하고 폭력적인 시위를 막기 위해 2,000명의 주방위군을 배치했는데, 이에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LA시장은 주방위군 파견은 불법이며, 지나친 불법체류자 단속은 인권침해라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현재 대규모 시위는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다른 도시들로 번지고 있다. LA에 머물며 경과를 지켜보는 필자로서는 직접 겪었던 1992년 LA폭동을 떠올리며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누구든 의사표현의 자유가 있고, 집회/가두행진을 하며, 구호도 외치고 플래카드를 내걸 수 있음은 사실이지만, 미국 대도시의 데모대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그 기회를 틈타 공공기물을 부수고 방화하고, 상점에 무단 침입하여 물건을 탈취하고, 총기를 발사하며 수많은 살상자를 발생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1992년 LA폭동도 직접적인 시작은 한 흑인 용의자의 경찰폭행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이 재판의 결과를 기화로 인종문제, 경제적 어려움, 경제사회적 불평등 등에 대한 불만이 결합되어 기물을 부수고 방화하고 총을 쏘는 폭동으로 변해 간 것이다. 물론 이때 또 하나의 소수민족이자 건실하게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던 한인들이 엉뚱한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번 2025년의 시위는 아직 그 정도의 심각한 폭동으로까지 번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보지만, 이들은 정부건물을 파괴하고, 차량을 불태우고, 멕시코/온두라스 국기, 심지어 사회주의 깃발 등을 휘날리고 있어서, 앞으로의 경과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불법체류자 문제는 현재 공화당 트럼프행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화당과 민주당의 좀 다른 견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유럽 등지에서의 이민자들에 의해 수립된 나라이기는 하지만 이는 과거 수백년 전의 일이고, 현재는 미국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닌 국가로서 피 흘려 쌓아온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음이 사실이다. 불법체류자문제는 지난 수십년 간에 새로 형성된 이슈라고 생각된다. 불법체류자들은 주로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국가의 불법이주자들이었지만 요즈음은 중국인들도 많이 합류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멕시코는 물론이고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멀리서부터 수천에서 수만명씩 행렬을 지어 미국 국경으로 몰려드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경수비대가 좀 느슨하기도 하여 몰래 월경하는 경우가 흔했는데, 지난 트럼프행정부 때 국경에 높은 철담장을 세우고 불법이주를 막기 시작했다. 물론 국경사무소에 정식으로 이민을 신청하고 허가가 나는 경우가 드물게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되돌려 보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므로 이 불법이주자 행렬은 국경수비가 느슨한 강이나 사막을 통과하여 월경을 시도하는데, 성공하기도 하겠지만 매우 위험하여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었다.
2025년 현재, 미국 정부는 불법이주 및 체류에 대해 강력한 단속과 제한적인 수용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불법체류자로 인한 경제적인 장단점을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분명 의료 및 사회보장제도 등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악화가 초래되고, 이들을 중심으로 마약 등 다양한 범죄가 발생함도 사실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이주 및 체류를 국가안보와 공공안전의 위협으로 간주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5년 1월 20일, 행정명령 14159호를 서명하여 불법체류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 주요 내용은 1) 국경보안 강화, 2) 불법입국자들을 체포 후 즉각적인 구금과 추방실시, 3) 특정 범죄를 저지른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구금정책 강화 등이다. 많은 언론들이 이번 폭동의 원인을 트럼프의 강력한 이민정책 시행과 ICE의 대규모 단속이 큰 반발을 일으킨 것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단순히 결론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간 불법체류자들로 인해 대다수 미국인과 미국정부는 큰 어려움을 겪어 왔었고, 이는 언제든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보고 있었다. 연방정부 수장 트럼프와 캘리포니아 주지사 및 LA시장의 갈등으로 보는 것도 온당치 않다. 이들은 트럼프의 주방위군 동원도 강력한 불법체류자 단속도 문제라고 주장하는데, 사실 왜곡 내지 침소봉대 일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공화당이고 주지사와 시장은 민주당으로서 이들은 정치적인 포석하에 과장된 논쟁을 하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이번에 LA 다운타운의 과격한 데모현장을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필자는 LA 교외 글렌데일, 샌디에고 교외 엘카혼 등지에서 피켓을 든 데모대들을 조우했는데, 이들은 ‘더 이상 왕은 없다’, ‘인권침해 반대’, ‘트럼프 하야’ 등을 외치는 민주당원들로 보여졌다. 관련 학자 및 전문가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국경 통제 강화’와 ‘이민 루트 정비를 통해 밀입국 루트 차단’과 함께, ‘망명 신청 전용 루트를 개설’하여 정당한 정치적 망명과 경제적 이민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불법이주를 줄이기 위해 이들이 떠나온 ‘중남미 국가들의 정치/경제/인권문제 해결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론상의 이야기이고 실제 해결은 쉽지 않다고 보며, 트럼프가 정치적 노련성이 좀 부족한 듯 보인다 해서 그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옳지 않다고 매도해서도 않된다고 본다. 미국의 폭력적인 시위의 발단은 불법이민 등 단순한 문제일 수 있지만, 그 경과는 복잡한 국제정치, 미국 경제사회상황,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빈곤, 인권침해 등이 함께 얽혀 복합적으로 폭력적으로 표출되고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미국정부로서는 딜레마적인 상황에서나마 문제를 풀어가야 하기에 고민이 큰 것이고, 트럼프가 좀 단순한 방법으로 과감한 해결을 추진하기에 시끄러워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영남경제 2025년 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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