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의 중요성
구 자 문 한동대 명예교수
환경영향평가(Environmental Assessment)는 단독주택에서부터 대형 건축/시설물 허가과정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지자체의 토지이용계획, 국가적 대규모 토목사업 등의 허가과정에 요구되는 것이다. 이는 도시와 경제산업이 발전될수록 더욱 중요한 과정이 되고 시간과 비용이 크게 요구되지만, 무시된다면 시민생활은 물론 자연생태계 보전에도 큰 문제를 일으키며, 때로는 인명피해를 일으키는 큰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인구도 적었지만 도시가 발달되지 않았고 과학기술이 발전되지 않았던 예전에는 각 주택이나 시설물들이 규모도 작고 서로 멀리 떨어져 이웃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경제산업이 발전하고 도시에 인구와 시설이 집중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예전에 각자는 자기의 토지 내에서 마음대로 다양한 행위를 할 수 있었지만, 개발밀도가 높아지고, 이웃과의 이격거리가 적어지게 되니 서로 영향(Spillover Effect)을 주게 된다. 좋은 영향이야 관계없지만 나쁜 영향(Negative Impact)이 커지게 되면 이웃이 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사회문제가 되므로, 국가적으로 이에 대한 제한을 주기 위해 도시계획/조닝이 나타나게 되고, 이에 따른 건물 및 시설허가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근래 환경영향평가는 1) 시설물의 규모가 작거나 국방상 이유 등에서 면제, 2) 규모가 일정 범위 이상이되 나쁜 영향들이 저감방안(Mitigation Measures) 부여에 따라 그 크기를 최소한으로 저감 할 수 있는 경우 1차 환경영향평가로 그치며, 그 기간이 5~6주 걸림, 3) 대규모로서 법에 규정한 일정 범위 이상이거나, 나쁜 영향이 교통, 대기/수질오염, 생태계 등 여러 분야에 단기적/중장기적으로 심각하거나, 구설수가 있는 사업들의 경우 2차 환경영향평가를 하게 된다. 이 과정은 6개월에서 1년 혹은 그 이상 걸린다.
환경영향평가 방법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으나 크게 미국스타일과 독일스타일이 있고, 우리나라는 독일스타일을 따른다고 볼 수 있으나 차차 적용 범위가 넓고 세밀하며, 지자체가 중심이 되는 미국스타일로 변모되는 듯 보인다. 지금은 미국이나 유럽만이 아니라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환경법과 환경영향평가법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각 지자체들은 국가법에 다른 환경영향조례와 적용할 매뉴얼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미국의 경우와 같이 환경법과 환경영향평가법이 존재하며, 국토부 지방국토관리청 산하에 환경영향평가 담당부서가 있고 나름의 매뉴얼 같은 자료들이 존재한다. 물론 이에 준하여 각 지자체들도 규모 작은 사업들의 환경심의를 하게 된다. 미국은 1970년대부터 환경영향평가 심각하게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1990년대 초중반 필자가 도시계획관으로 일하던 LA시정부만 해도 연간 1차 환경영향평가(Preliminary Environmental Studies)가 3,000건이 넘었으며, 2차 환경영향평가, 즉 환경영향평가보고서 작성이 요구되는 경우가 30건이었다. 1차 환경영향평가 대상인 경우에도 교통영향평가가 요구되어 3달 정도 걸리는 보고서 작성이 필요한 경우도 수백건에 달했다. 여기에 요즈음은 경관위원회(Design Review Board)를 따로 두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보편적인 문제는 1) 법도 있고 심의 과정은 있지만 지침할 매뉴얼이 없거나, 2) 법과 매뉴얼도 있지만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못하거나, 3) 환경영향이 크게 저감될 수 있음에도 지역/국가적인 필요에 의한 개발이 주민들의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적인 지나친 반대 때문에 의사결정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보통 1과 2의 경우가 흔하며 3의 경우도 적지 않은데, 결과적으로 환경영향평가 및 사업의 최종결정이 비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1980년대 LA 북부의 한 주거단지 개발의 경우, 상습 홍수지역임이 밝혀졌지만 정치적으로 허가가 나고 개발이 되었는데, 그 주거단지가 지속적인 물난리를 겪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예가 많은데, 남서해안의 한 신공항은 철새도래지와 영역이 겹쳐 ‘비행기 추락/대규모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밝혀졌음에도, 이에 대한 저감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채 허가가 나고 얼마 전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철새로 인한 피해 저감방안이 다양하게 연구되어야 하지만, 저감이 쉽지 않으면 사업을 아예 포기해야 하는 대안까지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연간이용객 추정이 1,000만명으로 보고 되었지만, 실제로는 지난 15년간 3~4% 실적에 그친 것은 보고서들 자체가 제대로 쓰여지지 않았거나 의사결정이 잘못된 것이다.
폐기물매립장/소각로 위치 선정도 대표적인 예들이다. 꼭 필요한 시설들이나 지나친 님비로 인해 문제가 크므로, 각 지역이 자체적인 매립장 내지 소각로를 지니게 하고 위치 선정도 합리적인 공식을 활용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쁜 영향에 대한 저감방안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제대로 준비된다 하더라도 주민들의 반발이 커서 문제가 큰 것이다. 그 지역이나 나라에 필요한 공장/산업단지 설치에도 마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민의 의견수렴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지자체나/기업이 아무리 좋은 계획안과 협상안을 제시해도 주민들의 요구와 맞지 않아 결정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를 위해 의사결정자들은 다양한 의견들을 합리적으로 종합하려 노력도 하고, 제3의 중재자를 통해 다소 파격적인 협상을 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과 극을 달리는 의견대립에 사업이 표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환경보전이 중요하지만, 우리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개발도 중요한 것이고, 환경친화적 개발이란 이 둘을 잘 조화키려는 노력인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법은 이미 있으니, 환경영향 측정 및 저감방안에 대한 세밀한 매뉴얼과 의사결정과정에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고 반영될 수 있고 그 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될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피해자들에게 적정한 절차에 의한 적정한 보상이 주어져야 하지만, 일단 결정되면, 좀 불리한 면이 있는 듯 하더라도 대의를 위해 따르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영남경제 2025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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