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 신도시 건설 이슈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도시는 20세기는 물론이고 21세기의 주된 기능을 담당하는 장소이다. 시민들이 거주하고, 행정기관, 상업시설, 학교, 병원 등 다양한 기능들이 몰려있는 곳이다. 과거 200~300년 전 혹은 그 이전에 인구가 적을 때는 궁궐이 있는 도읍지나 상업 중심지가 아니면 인구가 몰려 살지 않았었다. 대부분 마을 정도를 이루고 살았고 자급자족적인 생활을 이어왔다고 본다. 하지만 근대를 넘어 현대로 들어서며 도시의 발달은 눈부시다. 이제는 세계에 인구 1,000만이 넘는 메가시티가 50개를 헤아리고 있는 것이다.
도시는 소득이 높아지고 과학문명이 발전되며 삶이 다양해진 인간의 생활근거지가 되고 있어서 도시 및 지역경제학자인 ‘해리 리차드슨’은 ‘도시는 지역개발의 엔진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학자인 ‘리처드 플로리다’ 는 ‘도시는 이노베이션의 중심이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둘 다 맞는 말이라고 본다. 또한 사회학자인 ‘사스키아 사센’ 처럼 ‘글로벌시티’ 및 ‘글로벌시티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학자들도 있다.
따라서 어떤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시가 필요하고, 그 도시는 가깝든 멀든 다른 도시와의 네트워크 속에 발전하는 것이다. 도시가 있어야 많은 이들이 모여 살 수 있는 도로와 상하수도가 생기고 전기가 공급되고, 주거, 학교, 병원, 상업시설, 공장, 행정기관 등이 생기고 작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느 넓은 대륙에 소도시 하나 존재해서는 제대로 발전이 힘들고 주변에 다른 도시, 특히 모도시격인 큰 도시들이 존재해야 발전이 순조로운 것이다. 물론 과거에는 물리적인 거리가 중요했지만 현재는 교통 및 정보시스템 발달로 가깝고 먼 도시들이 서로 연계되는 방법이 많다.
신도시는 세종시처럼 독립적으로 새로 조성되는 도시도 있고, 서울 근교 소도시들처럼 위성도시로 개발된 것들도 있다. 하지만 신도시의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브라질의 ‘브라질리아’는 해안에 자리 잡은 제1 도시 ‘사웅파울로’로부터 비행기로 2시간 걸리는 먼 곳에 자리 잡은 행정수도로서 낙후된 지역의 발전센터로서 역할을 목표했지만, 이를 달성하지 못했고 멋진 건축물들과 함께 관광도시로 알려지게 되었다. 지금 이 도시는 예상외로 주변 농촌인구를 끌어들여 4백만 인구를 지니고 있는데, 대부분 교외 슬럼에 거주하는 빈민들이며, 국가가 들인 공에 비해 지역발전의 축이 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리 큰 나라가 아니라서 그러한 무리수를 둘 필요는 없지만 세종시나 경북도청신도시에서 보듯이 신도시형성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 근교의 위성도시로 지어진 교외 신도시들은 좀 다르다. 이 신도시들은 불어나는 서울시의 인구를 수용할 주택건설이 대규모로 이루어 진 것이 가장 큰 공헌이다. 하지만 이 신도시들이 자급자족 기능이 강화되어야 모도시인 서울의 혼잡도 완화될 것인데, 대부분이 서울로 출퇴근했기에 ‘베드룸 커뮤니티’라는 비평을 듣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가면서 자족적인 기능도 많이 성장하게 되었다.
포항시는 현재 면적의 4.5% 정도 되는 지역이었으나, 1995년 거대한 면적을 지닌 영일군과 합해져서 도농통합시가 되었다. 오거리/육거리를 중심으로한 원도심은 지속적으로 쇠퇴되는 경향을 보이고 장량동이 신도시이자 부도심으로 발전되었다. 좀 가깝기는 하지만 이동/대잠지구도 부도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또한 과거 읍면이었던 흥해읍, 오천읍 등 여러 소도시들이 위성도시들로 변모되어 있다. 하지만 인구는 정체상태이며, 도시구조를 ‘Network-Compact City’로 발전시켜야 하기에 과거와 같은 도시확산은 피해야 하고 부도심과 교외 소도시들도 좀 더 효율적으로 개발 해야 한다.
포항은 올들어 2차전지 특구로 지정되어 좀 더 많은 산업단지가 지어 건설될 것이므로, 도시발전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인구유발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며, 늘어난 인구는 부도심 격인 장량 신도시와 이동/대잠지구 등지로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부도심격의 신도시들이 특색없이 시가지만 격자형으로 구축되었을뿐 중심광장이나 중심상가 하나 없는 형편이다. 이 부도심들이 원도시과는 거리가 좀 떨어진 상황이고, 특히 장량 부도심은 장차 활성화될 영일만항과 주변 산업지구 배후도시기능을 해야 하므로 남은 토지들이라도 좀 더 중심기능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할 것이다.
포항은 포스코를 위시한 철강산업단지, 포스텍 등을 중심으로 첨단 연구소들, 국제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과 포스코항 등을 지닌 동해안의 중심도시이자 대구경북의 관문도시인데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중간 크기 도시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어려움이 크다. 새로 건설된 안동 인근 도청신도시에 가기도 편치않고, 새로 건설 예정인 군위/의성 신공항도 접근이 불리하다. 경북 제1도시로서 직접 연결되는 고속도로가 있으면 좋으련만 마련되지 못했다. 이 기회에 광역교통 접근성 좋은 일부 교외 소도시들을 교통거점 신도시로 발전시켜보면 어떨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계면은 포항도심에서 20분 걸리는 소도시지만 이미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연결되며, 장차 기계-안동 국도확장사업이 완공되면 두 지역 간의 주행시간이 현재 1시간 40분에서 4~50분으로 단축될 예정이라서, 이곳을 2~3만명 규모의 교통거점 신도시로 조성해도 좋을 것 같다. 경제침체 상황에서 신도시를 논하기는 좀 어색하지만, 장기적인 도시발전 차원에서 한번 논의해 보자는 것이다.
영남경제 2023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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