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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주택시장 2023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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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주택시장 2023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국내외 경제불황과 함께 주택경기도 얼어붙었다. 포항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1년 하반기쯤 최고점을 찍었던 아파트 가격들이 지금은 매매도 없지만 팔리게 되더라도 최저점을 찍고 있다. 이제 포항의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린다.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 등의 영향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며 거래가 살아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전세가격이 너무 높다 보니 수도권 등지에서는 전세가격이 주택가격과 비등해지거나 역전되어 깡통주택들이 늘어나고 있고,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세 사는 젊은 세대들이 내집을 마련해야겠다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고 보지만, 앞으로의 경제 및 주택시장 상황을 누구도 장담 못하니 불안감이 커지고 집을 사든 팔든 결단이 쉽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역대급 미분양 물량 탓에 포항의 주택시장은 거시적 환경이 별로 나아진게 없다는 시각도 있고, 경제불황 및 주택가격 하락의 바닥이 생각보다 더 깊을 수 있다는 진단도 있어 많은 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인구 50만 규모의 지방 중소도시로서, 주택가격이 수도권 같을 수는 없겠지만, 지진 몇 년 후, 잠시동안이나마 대구, 대전 등 대도시에 버금갈 정도로 고공행진을 지속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주택가격도 하락하고 주택경기는 얼어붙어 있다. 혹 매물이 나오게 된다 하더라도 가격에 대한 눈치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동산업자들에 의하면, 전세시장은 그런대로 작동하고 있으며, 북구 장량동 인근의 경우에는 작은 원룸과 투룸의 수요가 커서 구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는 북구 신항만배후단지에 들어서고 있는 2차전지 기업들의 늘어나는 직원들과 다수의 공사현장 기술자들 때문이라고 한다.  
  
  포항의 주택시장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신규아파트 입주가 내년부터 수천 세대씩 차례로 시작되기 때문에 기존 주택가격이 더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신규아파트의 경우 실거주자가 아니면 전세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도 관련 장관이 ‘전세제도를 어느 정도 손 볼 것임’을 공언하고 있다. 2022년 3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후 2023년 1월 기준 포항의 미분양 주택은 6,000가구에 이른다. 올해 입주할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2024년까지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6,000가구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포항은 2년째 공공주택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경기 침체지역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택보증공사는 최근 제74차 미분양관리지역 13곳을 선정·공고했다. 미분양 가구수가 ‘1천 가구 이상’이면서 ‘공동주택 재고 수 대비 미분양 주택이 2% 이상인 곳’ 등 요건들을 충족하면 대상 지역으로 선정하고 있다.

  포항은 2023년 1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재지정됐다. 북구는 2022년 2월, 남구는 9월 지정된 이후 연속 지정되고 있다. 이 같은 미분양사태는 금리인상과 함께 ‘미집행공원특례사업’에 따른 환호공원 2,994가구, 학산공원 1,455가구 등이 분양시장에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올해 중으로 상생공원 2,687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어서 대규모 미분양사태가 불가피해 보인다. 더구나 이미 사업승인을 받은 34곳 단지에서 2만 6,508가구가 분양시기를 저울질 중이어서 미분양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 같은 경제불황 및 주택시장 위축상황이라면 늘어나는 미분양과 함께 일부 건설업자들의 파산 가능성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2차전지 업체들의 투자 등에 힘입어 일부 아파트들의 분양성적이 예상보다 나아진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포항시가 미분양 해소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과 분양시기 조정 방안을 마련한다고 한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분양보증 예비 심사 및 본심사 강화를 통한 분양 시기 조정을 요청했다고 한다. 시장경제하에서 정부가 왜 그렇게 선분양제에 집착하고 지자체가 미분양에 신경을 쓰는 것이냐? 그 이유는 주택경기가 일반적인 경기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기도 하고, 주택경기 활성화와 필터링(Filtering)을 통해서 시민들이 주거 향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급등·급락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높거나 낮아진다 해서 시민들 모두가 행복해지거나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시민들은 한 주택을 소유하고 있고 그것이 가장 큰 자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이 지나치게 하락하고 주택투자 이윤이 적다면 주택투자가 저하되고,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시민들의 ‘주거 질 향상’이 힘들어지며, 몇 년 후 주택가격이 급등하게 되어 있으니 문제인 것이다.

  정부 정책이라는 것은 온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하고 주택정책도 여러 방향의 정책과 복합적 처방이 필요한 것이다. 현대사회가 구성원들이 다양하고 의견이 복잡다단해지고 이해관계가 서로 부딪혀 딜레마 상황을 야기시키기도 하기에 단순한 해석과 논리로 주택정책을 펴나갈 수는 없는 것이다. 바람직하기는 중앙정부가 시장경제의 원활한 작동을 가장 큰 정책의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여러 방해 요소들을 완화시키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경제불황시에는 지역에 ‘뉴딜사업’을 지원하여 건설경기와 주택경기를 살리고 지역경제를 부양토록 하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보완적으로 해야할 일은 하위 1~2분위 소득계층, 노약층 등을 위해 LH 등을 통해 저렴한 임대아파트 등을 건설하는 것이다. 지자체는 이러한 정책지침 하에 경제사회 지속가능성, 도시기본계획 등 지역 상황에 맞게 건설허가업무를 진행하는 것이다.      
영남경제 2023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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