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열풍과 복지행정

창업열풍과 복지행정

구자문 한동대 교수
  장사를 한다는 게 쉽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기술을 바탕으로 한 사업이라도 마찮가지임을 잘 알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은퇴 후 가장 쉬워 보이는 커피숍을 차리는 경우가 많은데, 1년을 버티기 힘들고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 돈이 더 들고 힘도 더 드는 음식점, 곰탕과 설렁탕집만이 아니라 돈까스나 피자집도 마찬가지로 성공했다는 기사가 가끔 신문에 날 정도이니 더구나 글로벌 경제위기 하에서 더욱이나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우리 한국에서도 한참 벤처붐이 분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정부의 보조도 적지 않다고 들었다. 특히 젊은이들을 향해 ‘대기업에만 가지 말고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 가라’든가 ‘창업에 도전하라’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쉽지 않은 길임도 사실이다.

  필자가 대학에 있고 제자들은 물론이고, 교류하는 분들 중에는 연구중심대학의 중진교수들도 있고 대학원 졸업후 IT, AI+Bio 등 분야에서 고전분투하는 분들을 많이 보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도 그 노력들도 가상하지만 그 첨단 분야들이 우리나라의 발전을 가져올 굉장한 것들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자금을 얻기도 상용화하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 필자가 잠시 교류했던 분들 중에는 각고의 노력 끝에 획기적인 기능의 자동차와 오토바이 기어를 개발했는데, 학자와 전문가들의 반응이 대단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적으로 상용화에는 어려움을 십수년째 겪고 있음을 본적이 있다.  

  우리는 종종 소프트뱅크 창립자 겸 그룹 대표이사이자 재일교포인 ‘손정의 예로 들고 있으며 그의 노력과 성과에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금도 국내외 벤처들이 이 회사와 줄을 대거나 지원받기 위해 노력하고 그로 인해 큰 성공을 얻는 경우를 많이 보고 있다. 우리 한국의 젊은이들은 물론 중장년층들에게도 큰 본보기가 되고 그처럼 노력해보자고 들 하고 있다. 필자가 재직하는 대학에서도 졸업생 벤처가 꽤 크게 성공한 사례가 있어 다른 대학이나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베트남에 세운 종합건설회사 NIBC, 태양광 관련 연구용역회사 Hae Zoom, 장애인을 고용 커피체인점 His Beans 등이다. 또한 인근 영일만산단에는 지자체의 지원과 함께 크게 성장한 연출 수백억원의 사료배합기 제작업체 Rindo도 있다. 아직도 많은 졸업생들이 IT, 스마트팜, 광고/웹디자인 등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언제나 큰 기회들이 올지 모르겠다. 걱정되는 것은 이들의 일상 삶이다.

  필자도 물론 학생들에게 그러한 도전을 해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물론 필자의 두 아들에게도 그렇게 독려하고는 했었다. 지금 이들은 미국에 있으며 Bio+Med+IT 등의 회사에 다니며 첨단분야 특허를 내기도 했는데, 창업한다고 사표내고 몇 년을 노력했지만 좋은 결과를 못보고 3~4년 후 어렵게 다시 비슷한 회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젊으니까 도전해보라고들 하지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지켜보는 부모로서도 얘들이 언제나 성공하려나? 저러며 나이를 먹으니 언제 결혼이나 할 수 있겠는가? 국가적으로는 인구 감소에 출생률 저하로 크게 고민하는데, 괜찮은 젊은이들이 벤처하고 돈벌기 위해 분주하다 결혼기회를 놓치는 것이니 안타깝기 그지없는 것이다.

  요즈음 지역의 한 60대 중반의 여성사업가를 알게 되었는데, 이분은 혼자 어린 아들과 딸을 키우며 정부 임대아파트에 어렵게 살고 있었는데, 먹고 살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다가 가지고 있던 돈도 다 잃고, 18년전 지역에 있는 복지관 3개 중 한 복지관 식당에 취직하게 되었다고 한다. 박봉에 일은 고되었지만 열심히 일했는데, 몇 년후 정부가 결식아동과 노인층을 위해 예산을 편성해서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사업을 시작하게 되고, 복지관은 그동안 그곳에서 식당일 경력을 쌓았던 몇 분들에게 지자체가 몇천만원의 돈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 있으니 지원해서 도시락사업 해보기를 권장했다고 한다. 다행히 여럿 중 선정된 3명 중 하나가 되었고, 창업하여 열심히 일했는데, 차차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고 한다. 타향에서 혼자되어 무일푼에서 출발하여 도시락사업을 하며 주경야독 야간 전문대에 다니며 여러 개 조리사 자격증도 따고, 후에는 4년제 대학에 편입·졸업하고 석사과정도 마치며 영양사 자격증도 따게 되었다고 했다. 지금 포항지역에서는 함께 시작했던 분들 중 이분 회사만 살아남았고, 이제는 공공사업만이 아니라 교회, 회사, 경조사 관련 등으로 고객층이 넓혀졌고 배달 및 조리용 탑차도 10여대 운영하고 세들어 살던 건물과 인근 건물들도 구입하는 등 활발히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이분은 몇년전 필자가 재직한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도 수료하면서 좀 더 크게 사업하는 법도 배우고 네트워크 개척도 하게 되었다고 고마워했다.
          
  이분과 이야기 해보면서 느낀 것은 성공할 수 있는 벤처며 사업의 종류는 다양할 수 있다. 실망않고 성실하고 겸손히 그리고 끈질기게 일을 추진하는 사람이라면 성공할 기회가 좀 더 생길 수 있다. 정말 어려워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는데, 마침 정부기 도시락배달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마침 이분이 도시락 납품자로 선정될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분의 재능과 노력이 남다르기도 했을 것이지만, 그러한 기회들이 없었다면 아직도 박봉에 시달리며 막일을 하고 있을 터라는 것이었다. 이분은 주일 아침 성당에 가시지만 요즈음 필자가 다니는 작은 교회 예배에 동네 언니분과 자주 참석하는데, 지난주 필자와 함께 대화할 때 두 분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사업은 제가 하기는 했지만 그러한 때맞춘 조그만 기회들이 연속적으로 주어진 것은 하나님의 은혜지요’.          

대경일보 2023년 4월 23일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