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큰 재산 중 하나는 기후이다

포항의 큰 재산 중 하나는 기후이다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올 겨울은 지난해에 비해 추운 날도 많았고 평년보다 수은주가 더욱 내려갔던 것 같다. 지구온난화의 여파로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있고 바다 수온이 높아져서 우리나라 근해에서도 과거에 잡히던 명태, 대구 등 어종은 사라지고 가오리 등 아열대 어종이 잡히기 시작하고 있다. 또한 온난화의 여파로 기단 이동이 심해져서 게릴라성 폭우가 오거나 좀 더 추운 겨울이 찾아오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지역이 여름은 매우 더웁고 겨울은 매우 추운 대륙성기후가 대부분이고 부분적으로 해양성기후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겨울이 좀 더 따뜻해지고 여름은 좀 더 더워지는 추세로 변화되고 있는 것 같다.  

  백과사전을 보면 한국의 기후는 지리적으로 중위도 온대성 기후대에 위치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겨울에는 한랭 건조한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춥고 건조하며, 여름에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봄과 가을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고 건조한 날이 많다. 그리고 지역별 특징을 보면,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북쪽으로 갈수록 기온이 낮아지고 겨울이 긴데, 같은 위도상에 있는 지역의 겨울기온의 경우, 내륙지방보다 해안지방이, 서해안보다는 동해안지역이 더 따뜻하다. 이것은 차가운 북서 계절풍을 막아주는 태백산맥과, 수온이 높은 동해의 영향 때문이다.

  2023년 1월말 한파가 몰아치던 그때 한반도 주요도시들의 아침기온을 조사한 한 자료가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영토이지만 기온 차가 크게 나고 있었다. 한반도에서 가장 추웠던 곳은 백두산 인근에 있는 ‘삼지연’이며 기온이 -32℃에 이르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알려진 ‘중강진’이 그보다 높은 -30℃였다. 같은 위도인 신의주는 바닷가라서인지 -12℃로 두 도시와 차이가 크게 나고 있었다. 좀 내륙인 평양 –15℃, 서울 –13℃. 그런데 동해안은 가장 북쪽에 위치한 청진과 인근의 신포 -10℃, 좀 더 남쪽인 원산 -10℃, 남한인 강릉 -7℃ 더욱 남쪽인 포항 -5℃, 부산 -3℃, 울릉 -2℃, 제주 0℃ 등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물론 이 기온들은 가장 한파가 몰아치던 기간의 아침기온이며 낮에는 이처럼 춥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에서 인간이 가장 살기 좋은 기후로 알려진 서안해양성기후가 일부나마 나타나는 지역이 제주도와 울릉도라는 것이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연평균 기온이 가장 높고, 연교차가 작으며, 겨울이 따뜻한 지역으로 감귤 등의 난대성 작물 재배가 활발하다. 연평균기온은 12.4℃이며, 월별 평균기온은 8월에 26.7℃로 최고기온을 보이며, 1월은 -0.8℃로 최저기온을 나타내는데 33℃ 이상이 2일 이상 지속 되는 폭염일은 지난 30년간 13일로 여름에도 시원한 편이다. 울릉도에는 이미 많은 이들이 기후가 좋다하여 자리잡고 살고 있기도 하지만 연평균기온 12℃ 내외, 1월평균기온 0.7℃ 내외, 8월평균기온 23.8℃ 내외로 온난다습한 해양성기후의 특색이 나타나며, 일교차(평균 5.8℃)도 적어 연중 온화하다. 연강수량은 1,511.6㎜로 비와 눈이 많은 지역의 하나이다. 또한 많은 이들이 북한 신포의 좋은 기후를 언급하고 있는데, 1월 평균기온은 -4.1°C, 8월 평균기온은 22.6°C이고 연평균 강수량은 688mm으로 겨울이 비교적 따뜻하고 여름이 시원할뿐더러 동해안에서 드물게 하여 전방에 섬들이 위치하고 경치가 아름다워 남북통일 이후 혹은 북 개방 이후 휴양지로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원산이나 강릉 지역도 기후가 비교적 온화한 관광 피서지가 될 것으로 보고들 있다.  

  필자가 사는 포항의 경우도 대륙성기후의 영향이 크지만 바닷가에 위치하여 좀 더 겨울이 온화한 곳으로 한반도에서는 가장 살기좋은 곳의 하나라고 보아진다. 내륙에 위치한 대구와 비교하면 여름이 좀 더 시원하고 겨울이 따뜻한 곳임을 알 수 있다. 포항은 바닷바람이 심하다고는 하지만 겨울에도 -5℃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별로 많지 않으며 여름은 시원한 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오래 거주하던 필자의 경우에도 귀국하여 포항에 살면서 이곳의 기후가 겨울이 좀 더 춥기는 하지만 비교적 사시사철 기온이 온화하고 강우량도 좀 적은 편이라 지중해성 기후를 보이는 로스앤젤레스와 비슷한 인상을 받기도 했었다. 요즈음 많은 이들이 ‘기후가 재산’이라는 말들을 하는데, 이는 기후가 좋기 때문에 얻는 각 시민들과 각 도시들의 이익 내지 유리함을 말하는 것이다.  

  필자의 직장이 포항 북부지역 해변들과 그리 멀지 않기에 점심식사 후 자주 가는데, 그곳은 서핑장으로도 유명하다. 겨울이므로 바닷바람이 차갑지 않은 것은 아니나 서핑객이 끊이지 않는다. 봄여름가을은 물론이고 겨울에도 그러하니, 나름 온난한 기후가 아니라면 꿈도 못꿀 것이다. 또한 포항은 이 바닷가 모래밭에서 겨우내 자라나는 시금치로도 유명하고, 봄이면 겨우내 자라나던 보리밭의 푸르름으로도 유명하다. 제주도나 일부 남해안지역만은 못하더라도 포항은 오렌지, 망고 등 열대과일들이 약간의 온실난방만 있으면 재배가 가능할 뿐더러 커피나무의 경우에는 종류에 따라 온실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물론 포항이 중간크기의 국제화된 도시로서 항만과 비행장이 있고, 고속철도 및 고속도로와 잘 연결되고, 수준높은 연구기관 및 학교들이 있어서 그러하기도 하지만, 기후가 비교적 온난함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고 은퇴객들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대경일보 2023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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