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그린 캘리포냐

  스프링클러를 손본 탓인지 앞뒷마당의 나무며 풀들이 다른 여름과는 다르게 더욱 푸른 빛을 띄고 있다. 세그루 팜추리는 언제나 그 모습이지만, 뒤뜰의 포도덩쿨, 레몬나무, 살구나무, 그리고 하늘찌를 듯이 높이 솟아난 직경 5센치에 6-7미터짜리 왕대같은 갈대들… 그밖에도 하늘 높이 거목이 된 두그루 오크추리, 집 한쪽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 그러나 문제는 앞뜰 옆집과의 경계에 있는 이름은 잘 모르나 봄 여름 무수한 노란 꽃가루를 날리는 연한 녹색 잎사귀의 저 나무… 근처에 세워놓은 우리집, 옆집의 차들을 노란 꽃가루로 덮어버린다. 우리애 차는 항상 잘 닦여 윤이나는 검정색인데, 지붕과 유리위는 물론 엔진커버 위 뚤린 공기통으로도 꽃가루가 너무 쌓여 엔진에 고장을 일으키지나 않는지 걱정될 지경이다.  
  어제 동양선교교회 열린예배에서 이곳을 방문중인 크리스쳔 팝가수라고 불릴수 있는 같은 학교의 한 후배교수가, 찬양 막간에 느린 말투로 \’엘에이는 사막이 아닙니까? 사막으로 인도되었던 이스라엘 민족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교포들이 이곳 사막으로 인도됨도 어떠한 큰 섭리가 있으신게 아닐까요?\’  캘리포냐, 더구나 이 써든캘리포냐는 사막이 맞다. 하지만 이 사막이 관개시스템(Irrigation)과 스프링클러(Sprinkler)로 그린그린의 옥토가 되어있는 것이다. 물론 물을 물쓰듯해야하고 끊임없이 돈 들이며 가꾸어 나가야 하지만…
  그저께는 건축가이며 죽마고우 대학동창집을 방문했는데, 우리가 사는 \’라크리센타\’에서 한시간 가까이 걸리는 \’다이아몬드바\’라는 곳으로서, 15-20년전만해도 개발이 시작되는 엘에이 근교의 메마른 구릉이었으나, 지금은 정원에 꽃과 나무가 잘 가꾸어진 단독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선 아름다운 마을로 바뀌어 있다. 뒷뜰에서 시원하다 못해 싸늘한 저녁공기를 마시며, 바베큐, 야채과일로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예의 스토리는 내가 가끔 수업시간에 써먹는 다년생 고추나무 이야기… 이 친구가 다른 곳에 살때, 뒷뜰에 키우던 고추이야기이다. 고추를 따가라기에 웬 고추밭이 있나 했더니 뒷뜰에 세그루뿐이었다.  하지만 다년생으로 자라 줄기가 나무 같으니,  온식구가 사시사철 충분히 먹을만한 고추가 생산된다는 것이었다. 그날은 마켓에서 사온 맵지않고 오히려 달콤한 맛을 주는 \’애나임\’이라는 가지만큼이나 큰 풋고추를 씹으면서, 이 친구가 다시 뒷뜰에 고추를 심겠다니, 다음 방문때엔 집고추를 맛볼 수 있겠지 기대해 본다. 자기 연관된 에피소드가 뜨고 있으니 안심고는 못견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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