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에 개팔자라더니…

갑작스런 더위에 점심도 잊고
늦은 오후께나 냉면으로 요기를 때운다.
식당 문앞에 털복숭이 꼬마개 한마리가 제멋대로 뒹굴며 잠들어 있다.
유리 칸막이 저편 문앞엔 또하나 작은개 \’한동이\’가 잠들어 있다.
그 많은 사람들 드나들어도 미동도 않는채…
오뉴월 개팔자라더니…

이 한동이는 1년여 이 캠퍼스의 명물이었다.
누군가 버리고 간게 분명한 이 강아지를
집떠나 생활하는 이 캠퍼스 학생들이 먹이를 주며 돌보아 준 것이다.
이름도 학교따라 한동이.

애들이 먹이도 주고 씻겨도 주니
갈색몸에 제법 귀티가 나고
누굴 마주치던 여간 오만한 게 아니다.

얼마지나 또 한 마리가 나타났는데
이건 아주 작고 털복숭이 삽살개의 모습인데
한동이를 어찌나 따르는지
조금지나
둘은 아기자기 오누이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난 사실 어떤게 암놈이고 숫놈인지 개념이 없었음)

그런데 며칠전
식당건물 화단 붉은 철쭉꽃 더미뒤에
조그만 갈색의 또 얼룩무늬의
아주 조그만 강아지들이 뒹굴며 노는게 아닌가!!!

나만 모르고 있었어…
다섯마리 강아지가 한달전에 태어난 줄은…
난 잠시
한동이가 엄마라면
아빠는 누구일까 혼란에 빠졌었다.

요근래 나돌아 다니는 저 민밋한 하얀개일까?
아니, 저 털복숭이 삽살개란 말인가?
매점 임씨아저씨말에 의하면
분명 아빠는 삽살개인데…

그래서 주변을 계속 맴도는건가?
아니라면 너무 애처러운건데…  

학생식당의 싸구려 냉면 한그릇
훗딱 먹어 치우고
철쭉꽃 뒤를 들여다 보니
다른 놈들은 어디갔는지
갈색무늬 한마리만
자길 보는지 알아채지도 못한채
떨어진 붉은 철쭉꽃잎을
핥아보며 물어보며
장난에 빠져있었다…

저건 먹을 게 아닌데…
먹어봤자 배도 부르지 않을텐데…
어미따라 형제들 따라 낮잠이나 잘것이지…
한달짜리 강아지가 무얼안다고!!!!

아, 오뉴월의 하루해가 또 이렇게 기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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