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예측모델, 불확실성, 그리고 우리 일상

미래예측모델, 불확실성, 그리고 우리 일상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필자가 가르치는 과목 중에 도시구조론이라는 학부과목이 있고 여기서 다루는 주제 중 하나가 O-D조사·분석이다. 이는 대도시 내지 대도시권 내에서 발생하는 교통량조사를 바탕으로 시작하는 연구인데, 각 동네별로,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나 424개 동을 시점으로 하여 하루에 얼마나 많은 교통량이 출발하여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교통량이 어디서 출발하여 그곳으로 오는지 전수조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을 고용하여 교육시켜 조사에 임해야 하고, 교통량과 패턴이 주중과 주말이 다르고 연중과 연말이 다르기에 여러 차례 다른 시기에 조사를 해야 하기에 비용도 상상 이상으로 대단하다. 또한 이로 인해 차 한 대당 3~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교통체증도 유발하게 되므로 문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도 있지만 그리 좋은 대안이 나와 있지 못한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10년마다 하는 인구주택총조사를 통해 일부 자료를 구하기도 하고, 2~3% 샘플조사를 실시하기도 하나, 자료의 신빙성 확보상 여의치 않다고 한다.

  요즈음 발달된 카메라와 컴퓨터시스템을 통해 각 도로에서 나가고 오가는 자동차 번호를 추적하여 도시차원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 아주 정확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주차장에 들어가고 나올 때 과거와 다르게 카메라 인식을 통해 주차시간을 계산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자동차 추적방식은 아직 여러 여건상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가 개인의 프라이버시인 것이다. 사실 요즈음 CCTV 때문에 주변 감시 및 안전확보가 쉬워지고 있다고 하고, 불법행위 내지 좀도둑도 많이 줄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생활에 비밀은 없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생활 모두를 추적하자면 얼마든 추적이 가능하게 되어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설의 장점이 크므로 단점을 그리 심각히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는 사람과 사회에 따라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이미 언급한 O-D자료를 분석하여 지역간의 교통량을 산정하고, 이를 쉽게 수치지도에 나타내어 전반적인 도시의 구조, 즉 도심, 부도심 등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현재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10년후 미래의 O-D자료를 예측하여 미래의 지역간 교통량을 예측하고 도시의 구조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교통량의 변수가 될 인구와 지역경제생산량의 예측이다. 우리는 단순히 과거의 추세 속에 이들을 예측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추정방법을 개발하고 있지만 실제변화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에 어려움이 큰 것이다. 지금 지자체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 중 하나가 도시기본계획상의 목표인구를 정하는 것이다. 목표라기 보다는 인구추정이라고 보면 된다. 이는 단순히 과거 추세를 연장선상에서 추정한다기 보다 다양한 변수들, 예를 들어 출생 및 사망률, 경제성장률, 소득증가률, 나이대(코홀트)별 인구증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거기에 그 지역의 발전비전 등을 감안하여 인구를 추정하고 경제성장률을 추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O-D자료를 예측한다는 것은 쉽지않은 과제인 것이다. 더구나 근래에는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가파르고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예측이 쉽지 않은 것이다. 물론 요즈음 이와 관련된 모델링 자체가 첨단의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동원하여 다양한 여건하의 예측을 시도함으로 좀 더 근사치에 가까이 갈 수도 있을 것이라 보고들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의 작동도 엄연히 우리 지식 안의 기본 가정과 자료들이 주어져야 하니 100% 맞는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지구환경의 미래도, 코로나바이러스 등 치명적인 전염병의 출현도, 테크놀로지 발전의 속도와 한계 등도 10~20년 앞을 내다보기가 힘드니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학설과 모델들의 범주 내에서 최악과 최상의 시나리오 등을 비교해보며 지속적인 연구를 해나가고 담론을 형성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좀 생뚱맞게도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나는 사과나무를 심으리라’라는 격언이 필자에게 와닿는데, 미래예측이 힘드니 그러한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가 하늘의 별들을 관찰하다 보면 우리 인생사가 하찮아져 보이기도 한다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게 우리 삶의 현실이며,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팬데믹 같은 재난이든, 교통기관 내지 ICT테크놀로지의 급속한 변화에 의해 사회며 우리의 생활양식이 급격히 변한다고들 예측했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여전히 밥과 김치를 먹으며 전통적 생활전통의 범주를 크게 벋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변할 것은 변해도 변하지 않거나 변화가 느린 것은 여전히 존재하고 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것이다. 사회가 급격히 변하고 이와 관련 다양한 학설이 존재하지만 자기 믿는 바를 믿으며 일상을 추진해 나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몇 년전에 한 지역 신문사가 지자체 70주년 기념 출판을 하면서 필자에게 ‘100년 후 포항의 도시계획’이라는 주제로 글 한편을 요청했었다. ‘100년 후의 포항도 아닌 100년 후 포항의 도시계획이라니’, ‘근래 지구환경이며 세상사가 급격히 변하여 10년 20년도 내다보기 힘든데 100년이라니’ 하며 거절하고 제목을 바꾸어 줄 것을 요청한 적이 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대로 했어도 재미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남경제 2022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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