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매장에 직원이 별로 없다

대형매장에 직원이 별로 없다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미국에 오면 자주 가는 곳이 트레이더 조스, 반스, 코스트코 등 중대형 식품점과 타겟, 홈 디포 등 가전/잡화 및 건축자재 대형상점들이다. 식품이야 어차피 자주 구입하게 되니, 전국적인 대형매장 체인으로 상품의 질도 높고 가격이 좀 저렴한 곳으로 가는 것이고, 잡화나 건축자재 상점은 지금 살고 있는 지은 지 오래된 단독주택이 이것저것 고칠 곳이 생기기 때문이고, 또한 이사를 가거나 하면 기왕에 새로운 가전제품 등을 구매하기 위해서가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국제정세, 통상환경 등의 변화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고 생필품 가격들이 크게 올라서, 이러한 상점들에 갈 때마다 깜짝 놀랄 정도로 쇼핑비용이 높아졌지만, 일상의 생활패턴 그대로 시민들의 소비생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좀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대형매장에 직원들이 별로 없어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물을 때 직원을 금새 발견하지 못하거나, 혹은 상품 설명이 필요해 그 분야 직원들을 요청해도 한참을 기다리거나 아예 오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직원들도 그 수도 줄었으니 업무도 더욱 바빠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격이 좀 나가는 가전제품들의 경우 담당직원들이 몇 명 상주해 있어 즉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잡화들의 경우에는 직원을 불러내기가 과거에 비해 훨씬 어려워졌다. 물론 불러내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은 업무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고, 타의로나 자의로 떠나는 직원들도 많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얼마 전 식료품 중형매장인 알버트슨에 갔는데, 수박에 가격표시가 없어 직원을 찾다가 마침 지나가는 직원이 있어 물어보니 자기는 이 구역 담당이 아니라서 잘 모르니 입구 쪽 매니저 있는 곳에 가서 물어보라는 것이다. 또한 출입구 근처에 있는 열쇄복사기계를 이용하는데 잘 되지 않아서 그 인근에 있는 매니저 같은 분에게 이용방법을 물어보니 담당자를 보내주겠다 했는데, 10분 넘게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대형 잡화점인 타겟 같은 곳에서는 직원을 막상 찾기만 하면 자신들의 단말기를 통해서 상품의 위치나 가격을 알려주던 것과는 대조가 된다.

  필자는 집사람과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은 중급레스토랑인 올리브 가든, 씨즐러, 루나 그릴, 파네라 등에 가끔 가는데, 서비스 직원들이 좀 바빠 보이지만 그런대로 커피도 리필 받으며 식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즈음 로스앤젤레스가 아닌 샌디에고에 머무는 관계로 그곳 가까운 거리에 데니스 레스토랑이 있어서 좀 늦은 점심을 하러 간 적이 있었다. 식당의 규모는 이미 언급한 곳들과 비슷하며 오래 역사가 있는 곳인데, 한가한 시간이라서인지 서비스하는 분이 그 넓은 곳에 한명 뿐이었다. 물론 음식의 질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필자는 2~3년전 까지만 해도 집사람과 새벽기도회에 갔다가 일주일에 한두번 가는 곳이 맥도날드였는데, 가격도 저렴하지만, 브랙퍼스트 메뉴와 커피 한잔이 나름 좋은 하루를 시작하게 해주었다. 물론 일찍 잠이 깬 좀 연세 든 동네 분들도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는 것도 흔한 풍경이었는데, 캘리포니아의 기본시급이 $15로 오르면서 직원도 줄어들고 가격도 20~30% 상승하게 되니 그곳에 갈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기왕 같은 가격 내지 좀 더 쓰더라도 한 등급 위 파네라 등으로 가서 무한정 리필 커피와 브랙퍼스트를 들게 되는 것이다. 물론 햄버거집도 좀 더 드물게 가더라도 한 단계 위 품질과 가격을 지닌 해빗버거 등에 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마다 가게마다 다를 것임으로 일반화하기가 좀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가까운 거리의 다른 지역에 있는 같은 체인점에 가봐도 마찬가지임을 볼 수 있었는데, 역시 경제불황 및 인플레이션의 여파이고, 이미 언급했듯이 그 와중에 크게 올라간 직원들의 최소 시급의 영향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영향인지 몰라도 우리 한국에도 알려진 코스트코나 트레이더 조스는 더 자주 가게 된다. 코스트코는 2~3주마다 한번은 가게 되는 곳으로 초대형매장에 식료품, 카펫, 소형 가구 등 많은 것들을 사게 되는 곳이다. 크레이더 조스는 중형 크기의 매장을 지닌 체인점들이지만 과일, 샐러드, 브래드, 음료 등 식료품들이 품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미국인들 모두가 자주 찾는 것 같은데, 사람이 많이 몰리니 서비스 직원도 많고 친절한 것이다.

  지난 2~3년 사이 미국의 음식점 식사비용도 크게 늘었다. 과거 1인당 $10~15 정도이던 것이 지금은 $20~25 정도로 오른 것으로 보면 된다. 이는 미국식당이든 한국식당이든 중국식당이든 마찬가지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 한국에서 된장찌개 백반, 칼국수, 짜장면 등 일상적인 식사가격은 크게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스테이크나 불고기 등 육류들은 한국이 좀 더 비쌀지도 모르겠다. 물론 식품점에서의 야채, 과일, 쌀, 고기 등의 가격도 한국이 좀 더 비싼 편이다. 스타벅스 등에서의 커피가격은 비슷한 듯하다. 이 말은 식품재료들은 미국이 더 싼데, 식당에서는 인건비 비싼 미국이 더 비싸다는 말이다. 앞으로 경제가 좋아지더라도 미국이든 한국이든 더 많은 소비자들이 가게에 직접 가기 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게 되므로, 소매시장은 크게 위축 될 것 같다. 물론 좀 더 많은 이들이 집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하는데, 주로 냉동식품을 조리하겠지만, 매일 그럴 수는 없고 일주일에 몇 번은 식당에 가거나 배달을 시킬 것인데, 그 가격이 매우 높아져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 한국은 식생활 면에서 아직은 아주 살기 좋은 곳 같다. 1인당 7~8천원에서 부터 1.5만원 정도의 식당들이 많은 편이니까. 물론 언제까지 그러할지 몇 년을 내다 보지 못할 것이지만…

영남경제 2025년 6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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