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주말의 도심해변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날씨가 따듯해지니 사람들의 나들이가 잦아졌다. 주말의 도심해변은 사람들과 차들로 가득하다. 아직 무더움은 아니고 제법 기온이 올라간, 낮에만 좀 더운 계절인데, 많은 이들이 물가를 찾았다. 포항 영일대해변을 ‘작은 해운대’로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해운대는 초고층빌딩들이 들어선 해수욕과 백사장의 활동보다는 해변도로가 페이브먼트에서 사진을 찍거나, 좀 높게 자리한 커피숍 창을 통해 바다를 전망하든가, 인근을 항해하는 크루즈 승선이 주된 목적이라고 본다. 물론 이곳을 대상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찍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시가 크고 유명한 장소이니 많은 이들이 몰려오는 것은 사실이나 해변가에 차를 세울 수도 없고 백사장을 걸을 수도 없다. 하지만 포항의 영일대비치는 혼잡한 가운데서도 나름 여유 있는 공간이다.
지난 토요일 저녁과 일요일 오후 연속으로 영일대해변을 찾았다. 토요일에는 인근 한옥식당에서 대학동창부부 및 후배부부와 식사를 하고 같은 차를 타고 영일대해변 설머리 부근에 자리한 멋진 카페를 찾았다. 건물 앞에 해변도로가 있고 그리고 백사장 일부를 활용한 넓은 주차장이 있다. 이 주차장 일부는 블록바닥이지만 한쪽으로는 단단한 모래 지반도 있다. 이 주차장과 해변도로 사이에는 당연히 보행자 및 자전거도로가 있고, 줄지어 지어진 해송과 몇 개의 가제보 스타일의 원두막도 있다, 이 영일대 해변에는 이 카페건물만이 아니라 여러 아름답게 디자인된 4~5층 높이의 카페, 음식점, 모텔 등 건물들이 많고 좀 후면으로는 10층 이상의 호텔도 있다. 이 건물이 세워진 것을 여러 해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막상 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일대해변의 장점은 도심에 위치하고, 많은 음식점, 카페들이 몰려있고, 긴 피어 끝에 상징적인 거대한 2층 한옥전망대가 있고, 고운 모래의 백사장이 길고 넓게 펼쳐져 있고,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코로나사태 이전에는 해변도로가 이곳저곳에서 아마추어 밴드, 가수, 댄서 등의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었다. 물론 형산강에서 동빈운하를 통해 이 부근을 지나 도는 포항크루즈도 있고, 멀리 포스코의 시설물들이 나름 아름답게 보여지는 곳이다. 여름에는 여기서 포항시와 포스코 등의 합작으로 성대한 불빛축제가 열린다. 한가지 더 언급하고 싶은 것은 좀 멀리 외곽에 위치한 칠포해수욕장 뒷산인 곤륜산에서 띄운 패러글라이더가 이곳 영일대비치까지 바람을 타고 올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한국열기구협회 말로는 칠포와 월포 지나 연백평야에서 열기구를 띄우면 영일대해변까지 바람을 타고 열기구가 날아올 수 있기에 국제 열기구 행사를 열수도 있다고 함을 들은 바 있다.
1층에서 커피를 시키고 3층으로 올라갔다. 건물 안에도 자리가 있었지만 밖 넓은 베란다에 자리를 잡았다. 멀리 포스코 야경이 보이고 주변 해변의 각종 건물들이 아름답게 내다 보인다. 커피 한잔 마시며 야경을 감상하자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쌓인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았다. 필자는 주로 주말 오후에 바닷가를 걷는데, 주로 가는 곳이 이곳 영일대비치와, 죽천리-환여해변, 그리고 용한리-칠포비치 정도이다. 용한리는 서핑해변으로, 죽천리와 환여동은 산책로로서 특색이 있지만, 이곳 영일대비치는 산책로이면서도 긴 모래밭을 걸을 수 있고, 포항시의 상징인 거대한 장미원이 있고, 가지가지 상업시설이 있어 사람들을 만나기 좋다는 것이다.
일요일 오후에도 미국인 동료부부와 해변에 나왔는데, 역시 많은 이들이 걷고 있고, 소형 크루즈를 타기 위해, 카누나 세일링 보트를 타기 위해 많은 이들이 천막 아래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모여 있었다. 물이 맑고 파도가 억세지 않아 어린이들도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이곳이다. 장미원에는 갖가지 색깔의 장미가 피어 있는데, 아주 빨간 장미, 핑크색 장미, 노란색 장미, 해당화 같은 모습의 넝쿨 장미 등 앞에서 많은 이들이 사진도 찍으며 행복한 모습이다. 장미원과 해변 사이에는 꽤 넓은 아스팔트 공간이 있는데, 평소에는 젊은이들이 롤러스케이트를 타기도 하고, 어른들의 단체 댄스체조장이 되기도 하며, 축제공연장이나 농산품 전시판매장이 되기도 한다.
이곳에는 갈매기들이 많이 몰려들기에 해변 백사장을 걷는 사람들이 날아드는 갈매기 떼와 사진을 찍기도 하고 먹이도 준다. 이 갈매기들은 생각보다 몸집들이 크다. 가끔은 알에서 곧 깨어난 듯한 새끼들도 있는 것 같지만 대부분 크고, 흰색에 약간의 갈색이 섞여 있다. 일부는 바닷가를 날며 먹이를 찾고, 일부는 좀 남부에 위치한 동빈어항 인근에서 먹이를 찾는 것 같다. 밤이면 다들 사라지지만 아침이면 다시 찾아온다. 요즈음은 그 많던 갈매기들이 어디로 갔는지 통 보이지 않는다. 날씨가 따뜻해지니 멀리 시베리아 해변으로 떠났을 것이다. 우리나라 텃새가 된 갈매기도 있다던데, 이곳에서는 통 보이지 않는다. 가끔 종종 걸음 치는 것은 몸집 작고, 다리 짧고, 색깔도 다른 비둘기들이다. 이 갈매기가 포항시의 시조(市鳥)인데, 시민들의 강인한 의지와 원대한 이상을 표현한다고 한다. 인근 장미원의 장미가 또한 포항시의 시화(市花)인데, 불타는 정열과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또한 인근에 줄지어 심어진 해송은 시목(市木)인데, 천년만년 푸르름과 싱싱함을 유지하면서 비바람과 폭풍에도 굳건히 이겨 나가는 굳센 인내와 늠름한 시민들의 기풍을 상징한다. 또한 영일대해변은 포항 도심해변으로서 많은 이들이 모이고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장소로서 브랜드화되고 있다고 본다.
대경일보 2023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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