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등 포항의 꽃들

이팝나무 등 포항의 꽃들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벚꽃이 진지 한참이고 살구꽃도 피고 지고 열매를 맺는데, 주변에 보이는 2~3m 높이 나무의 진분홍 꽃들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혹시 복사꽃이 아닌가 했더니 같이 차를 타고 가던 후배 건축사가 핸드폰 카메라를 이용해서 알아보니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다는 ‘겹벚꽃 칸잔’이었다. 이 벚꽃은 일본에서 산벚나무를 육종해 개발한 것이라는데, 한번 보고 나니 이곳저곳에 많이 보였다. 아직 나무들이 작은 것으로 봐서 심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캠퍼스에도 흰목련에서 출발하여, 벚꽃이 한창이더니 이제는 작은 키의 붉은 꽃과 흰꽃들이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 있다. 연산홍이다. 아주 현란하고 때로는 인조 꽃 같이도 여겨지는 것들이다.

  캠퍼스 뒷산에는 키 작은 소나무 사이로 진달래들이 피어 있다. 어릴 때 많이 보던 개나리와 채송화는 요즈음 보기 드문데 누가 심지 않으면 볼 수 없을 것 같다. 가끔 산책하는 숲길에는 큰 키 소나무들이 우거져 있는데, 그 소나무군락 아래를 걷자면 그늘 아래로 내뿜어지는 살균성있고, 심신 진정효과와 스트레스 해소효과를 지녔다는 ‘피톤치드(Phytoncide)’로 기분은 상쾌하지만 다른 작은 나무들이 자라지 못해서 아쉽다. 예전에는 송이버섯이 자랐다지만 이 근처에서는 멸종한 것 같다.

  얼마 전부터 동네 가로수로 심어진 이팝나무가 흰꽃을 무더기로 피어내기 시작했다. 화려한 흰색이 아니고 정말 쌀처럼 보이는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흰색 꽃으로 포항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가로수로 심기 시작했고 이 지역의 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팝나무는 현재 전국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포항이 유명했던 것은 14세기 말에 ‘흥해향교’가 지어졌을 때 함께 심어진 이팝나무가 자연발아를 거쳐 아름다운 숲을 이루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기 때문이고, 포항시에서 매년 식목행사에 이팝나무를 많이 심기에 그리 알려졌던 것 같다.

  이팝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는 대륙계 식물이자 넓은 잎 큰키나무이다. 한국·타이·중국·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정원수나 풍치수로 심는다. 목재는 건축가구재로 쓰이고 목부에서 염료를 추출한다. 높이는 20미터에 달하고 가지는 회갈색이다. 꽃은 5~6월에 흰색 원뿔모양으로 ‘꽃대에서 작은 꽃자루가 자라나며 꽃은 작은 꽃자루에서 피는 취산꽃차례’로 달린다. 열매는 타원형으로 9~10월에 검게 익는다. 꽃이 밥알을 닮았다고 하여 이팝(이밥)나무라고 부르는데,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그렇지 않으면 가뭄이 든다고 하여 예부터 신목(神木)으로 여겼다. 꽃나무임을 감안하면 드문 경우이며, 가장 많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꽃나무이다. 공해에 강하여 가로수로도 심고, 정원이나 학교에도 심는다. 하지만 관리에는 손이 많이 간다. 가지가 비바람에 약해 나뭇결을 따라 쉽게 갈라져 끊어지기에 보통 꽃이 피기 전에 전정을 해주는 것이 좋으며 최소 4월까지는 끝마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 이외에도 포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모감주나무이다. 중국과 한국이 원산지인 작은키나무로 17m까지 자란다. 늦봄이나 초여름에 노란 꽃이 피는데, 가지 끝에서 나무 가득 ‘무리 지어 피는 하나하나의 꽃이 짧은 꽃자루에 달려있는 총상꽃차례들이 여럿 모여 이룬 원추꽃차례’로 꽃이 핀다. 10월에 여무는 열매에는 3개의 둥글고 검은 씨가 들어있다. 씨로 염주를 만들기 때문에 염주나무라고도 부른다. 포항의 모감주나무·병아리꽃나무 군락지는 ‘발산리 해안’에 인접한 경사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는 모감주나무 군락지 중 크기와 개체수가 가장 크고 많은 곳이며, 혼재하는 병아리꽃나무와 함께 생태적·학술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병아리꽃나무는 장미과의 갈잎 떨기나무이다. 한국 원산이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자생한다. 이름은 꽃과 열매를 병아리에 비유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키는 1~2미터에 달하며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흰색 꽃이 4~5월에 어린 가지 끝에서 핀다. 열매는 검은색으로 익는데 광택이 나며 네 개씩 달린다. 꽃과 열매가 예뻐 공원에 많이 식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방에서 계마(鷄麻)라고 불리기도 하며, 혈이 허해서 신장이 약해졌을 때 원기를 회복하기 위한 약재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또 하나 언급하고 싶은 것은 포항의 시화(市花)인 장미이다. 포항시장은 “포항을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쾌적한 도시로 변화시키기 위한 장미향 가득한 천만 송이 장미도시 조성 및 이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친환경녹색도시 조성을 위해 ‘포항Green Way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천만송이 장미도시 조성과 이천만 그루 나무심기 운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미가 포항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으므로 해국, 해당화 등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야 시조인 갈매기와 시수인 해송과도 잘 어울릴 수 있다고… 그러나 불타는 사랑’, ‘아름다움’ 등의 꽃말을 가지고 있는 장미가 세계화로 도약하는 철강도시의 끓어오르는 용광로처럼 포항시민의 열정을 상징함에 적합하다는 의견과 포항시의 홈페이지에서 설명하는대로 장미가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사랑을 뜻하며, 베풀 줄 아는 시민이 되길 바라는 의미’가 있음도 무시할 수 없는 의견 같아 보인다. 필자도 자주 가는 영일대해수욕장의 장미원도 사시사철 수많은 방문객을 맞으며 아름답게 해변을 장식하고 있다.

영남경제 2023년 4월 30일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