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가지치기

나무 가지치기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이른 봄부터 정원의 나무들을 가지치기(剪枝)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필자가 머무는 대학 캠퍼스에도 얼마전 줄지어 심어진 소나무, 벚나무, 느티나무 등 많은 나무들의 전지를 끝내었다. 물론 가는 대나무 이대 군락이며 작은 꽃나무들도 모양을 내었다(剪定). 그래서 교정이 좀 더 산뜻해진 것 같다. 개교한지 28년이 된 캠퍼스라서 초창기에는 나무들이 어렸으나, 그때 심은 나무들이 아주 높게 그리고 무성히 자라나 있다.  

  소나무는 종류가 다양하여 키 크게 솟아나는 종류가 있는가 하면 옆으로 퍼지며 무성히 자라나는 종류도 있는데, 캠퍼스 가장자리에는 대개 키 종류가 자리 잡았지만, 정원에는 좀 키 작고 옆으로 가지가 풍성한 종류가 자리 잡았다. 이러한 무성하게 옆으로 퍼지는 것들은 전지를 하니 모양도 잘 잡아지고 산뜻해 보기도 좋은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줄지어 심어진 벚나무 전지라고 본다. 초창기에는 작았으나 근래에는 크게 자라난 벚나무들로 인해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되면 캠퍼스가 벚꽃으로 황홀다고 할만한 분홍 띈 흰꽃들로 장관을 이룬다. 많은 이들이 찾아오고 즐기며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벚나무는 줄기와 가지가 약한 것이 특징이라서 바람에 꺽어지고, 벌레 먹고 썩는 경우가 많아서 전지를 하게 되고 그 후 자른 부분이 아물지 않고 썩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학교 정문으로 통하는 길 양쪽에는 느티나무가 줄지어 심어져 있고 캠퍼스 이곳저곳에도 느티나무가 심어져 있어 이것들도 전지를 하는데, 이 나무들은 전지한 단면에 껍질이 덮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와서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벗나무이다. 아름다운 꽃은 한달도 못되는 기간 피어나는데, 나무가 너무 약하고 벌레가 잘 생기기고 썩는 편이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 수목의 재배 및 유지 관련 기술을 좀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전지 및 전정 시기는 ​온대지방의 경우 휴면기와 생육기 모두 가능하다고 하지만 ​조경수는 대부분 휴면기인 12~3월 사이에 하게 된다. 낙엽수에 잎이 없으면 가지의 배치나 수형이 잘 나타나고, 병해충를 입은 가지의 발견이 쉽고 작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상록수는 5∼6월, 9∼10월경 1∼2회, 낙엽수는 7∼8월, 11∼2월에 1∼2회 실시한다고 한다.

  벚나무는 가지를 자르면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서 균이나 벌레가 많이 침범하므로 가급적 전지 및 전정을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하더라도 방부처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큰 가지전지는 가능한한 피해야 하며, 벌레를 먹거나 썩어서 전지를 하게 되더라도 전정 정도만 해야 한다고 한다. 벚나무를 다듬는 데 필요한 도구로는 손가지치기 장치, 깎는 가위 및 가지치기 톱이 있다. 벚나무 가지치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은 가지치기 도구를 멸균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식물에 질병이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며, 소독용 알코올과 헝겊으로 날을 닦아내거나 한 부분의 표백제 용액을 물에 섞은 다음 깨끗한 물로 헹구고 말릴 수 있다.

  필자는 미국에 식구들이 머물고 있어서 자주 가고 앞뒷뜰 많은 나무와 화초들 전지 및 전정을 직접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키 높이 이하의 잔가지들이나 트림하는 정도이다. 큰나무들은 전문가들을 불러서 3~4년에 한번쯤 크게 치게 되고, 작은 나무나 화초들은 매주 오는 멕시칸 정원사들이 트림하는데 나무들이 크고 많아서 비용상의 부담이 적지 않다. 특히 이사올 때부터 크게 자라있던 옆집과의 경계에 있는 ‘오크추리’는 잘 자라기도 하지만 2인치 이상 두께 가지는 자르지 못하게 되어 있고, 그것도 전문가를 불러야 한다. 그러니 조금씩 정지할 뿐이라서, 이 빨리 자라는 오크추리가 언젠가는 지붕 위를 가리고 뿌리로 집을 들어 올릴까봐 걱정이 될 정도이다. 필자가 30년전에 심은 사이프러스 몇 그루가 너무 높이 자라서 지붕높이 정도가 되도록 절반 정도를 잘라내었는데, 정원사들로서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고 비용도 많이 지불해야 했었다.

  한국에서는 부모님 사시던 고향집 뜰에도 나무들이 있었지만 선친께서 좀 작은 나무들, 예를 들어 백일홍, 목련, 라일락, 키위 등을 심어 높으셨기에 직접 가지치기를 하셨었다. 물론 오래전부터 자라고 있던 감나무나 향나무는 가지치기를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모두들 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그러한 일들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나, 필자의 경우에는 아파트 베란다에 50개, 사무실에 20개 정도의 작은 화초들을 키우고 있다. 물론 이것들도 물주고 마른 잎도 잘라내며 공을 들이는 편인데, 남들은 이를 보고 어찌 이렇게 잘 키워내느냐 감탄도 한다. 자기들의 경우는 다 말라 죽더라고… 아무튼 식물들에게도 정성을 쏟아야 살아나는 것 같다.

  요즈음 생태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삼림학을 전공한 최연구원과도 이야기 하면서, 나무의 전지가 식물의 건전한 생장에 도움 됨에 동의를 했다. 하지만 그 건전함이란게 우리 인간의 시각에서 말하는 것이고, 그 나무들은 우리가 하는 전지작업을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는 것이다. 우리가 생태계의 균형을 이야기하고 잘 가꾸어진 도심공원을 조성하고 있지만, 그 식물들이나 동물들이 이러한 인간 중심의 작업들 정말 좋아하겠느냐는 것이다.

대경일보 2023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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