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권의 발전여건과 문제점

포항권의 발전여건과 문제점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이 글에서 포항권이라는 용어를 쓰게 된 것은 이미 국토연구원의 지역분류에 포항권이라는 개념을 정의하고도 있지만, 경북 동남부에 위치한 포항권 거주자로서 이 지역발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양한 차별화된 이점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들의 포항권 관련 정책방향에도 아쉬운 점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어서, 이 지역의 중요성 내지 역할을 조금이나마 강조해보기 위해서라고 보면 될 것이다. 우리가 지역균형발전을 이야기하며 전국적으로 수도권 대 비수도권, 혹은 대경권에서 대구/구미권 대 포항권을 비교하며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는데, 정부의 정책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형평성 있게 펼쳐지기 힘듬을 잘 알고 있다. 이는 집중이냐 분산이냐와 같은 서로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한 딜레마적인 상황 하에서 벌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정책결정이 합리적/논리적인 면보다 결정권자의 성향 내지 이익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들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간 지역균형발전을 부르짖었지만 수도권의 인구집중이 지속되어 50%가 넘는 인구가 이곳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지방 도시들은 대도시라 하더라도 인구증가가 정체상태이며 중소도시들은 인구감소가 심각하여 소멸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가득이나 출산율 감소로 인구가 감소추세로 돌아서고 노령층 인구가 빠르게 늘어가고 있어 각 도시들이 인구증가대책을 세우고 크게 노력한다 해도 그 성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지 못하다. 출산율저하와 인구감소로 말미암아 우리나라가 비상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맞다. 물론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당장 국가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노동력 확보가 어려워지고, 국내시장이 위축되어 국가경쟁력이 크게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에는 출산율을 줄이기 위해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었는데, 상황이 크게 변한 것이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것은 돈 벌 기회가 많고, 의료, 교육, 법률, 상업/무역, 엔터테인먼트 등 많은 서비스들이 더욱 수준 높게 공급되기 때문이다. 국토가 광대하지 않은데 교통기관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도시집중이 그리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학자들도 많았지만, 실제적으로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접근성 및 직접적인 만남이 중요해지고 있다. 수도권은 경제산업 및 서비스만이 아니라 정치권력의 중심이 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견고함을 지니게 되는 것이며, 지방도시 살리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 집적된 수도권의 경제가 우리나라의 경제사회문화를 브랜드하며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등 국제적으로도 큰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한동안은 각 광역권별로 독자적인 글로벌 생존전략을 추진하자고 했던 것이었다. 물론 대구경북권역도 마찮가지인데 쉽지가 않았다. 대구는 과거에 비해 위상이 줄었다 해도 250만명의 인구가 집적된 메트로폴리스로서 파워를 지니고 있고, 경북도는 300만명의 인구를 지니고 있고 포항, 구미 등 산업도시와 영일만항을 지니고 있어서 나름 국제적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외적으로 역부족임이 현실인 것이다. 하다못해 나누어진 대구와 경북의 협력도 쉽지 않았다. 경북도는 수많은 크고 작은 지자체들의 요구를 제대로 수렴하며 지역발전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았다.

  포항시민이자 이 분야 학자로서 포항권을 설명한다면, 글로벌기업이자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어온 포스코와 철강공단을 지니고, 대구경북의 관문역할을 할 영일만항 등 국제항만들을 지니고, 국내외적 경쟁력을 지닌 R&D 및 글로벌화된 교육시스템을 지닌 대학 및 대학원을 지닌 곳이며, 제3세대/제4세대 가속기연구소, 바이오/나노/소재 등에 걸친 국책연구기관들이 있는 곳으로, 국내 여타 도시들이 쉽게 구축할 수 없는 인프라를 수십년째 지니고 있어 대구경북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갈 차별화된 곳이다. 인구도 경북도에서는 가장 집적도가 높은 포항과 경주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기 구축된 이 자산들이 제대로 활용발전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나 경북도에서는 이러한 차별화된 R&D 및 기반시설, 그리고 인구와 산업이 집중된 포항권을 지역발전의 허브로서 좀 더 발전시키고 그 파급효과를 주변에 분산시킴보다, 좀 더 비용 들고 성공 가능성 낮아 보이는 내륙 북부권의 개발 및 서비스에 더욱 신경을 쓰는 듯 보인다. 7년전 이전된 경북도청사도 내륙인 안동/예천에 자리잡고 있는데, 도민과 상공업자들에게 고품질·고효율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유리한 위치일까? 그 뿐만 아니라 북부권의 경제산업이 상대적으로 빈약하여 제약, 바이오 등 하이텍산업에 집중투자한다고 하는데, 이를 꼭 나쁘다는 게 아니며, 정부의 딜레마를 이해는 하지만, 이곳에 투자함이 포항권에 같은 투자를 하는 것보다 성공가능성이나 파급효과면에서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북부권의 경제를 좀 더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킬 의도였다면, 투자 및 유지비용 엄청난 경북도청사 대신에 지역대학 연구기반 및 산업기반시설 투자를 더 늘렸어야 하지 않았을까? 요즈음 새로 이전·구축되는 대구경북신공항의 연계 고속도로 계획도 북부권에 치우쳐 있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정부로서 기초지자체에 자금과 시설을 골고루 나누어주는 것도 좋지만, 그 지역을 이끌어갈 기존 R&D/산업인프라 면에서 유리한 거점지역에 좀 더 집중투자하며 다른 지역에 경제산업파급효과를 좀 더 크게 가져올 방안구축이 또한 중요한 것일진대, 이를 어떤 단순 논리로 외면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 의사결정자들의 합리적이면서도 종합적인 시각에서 정책을 신중히 결정·추진할 이유가 더욱 중요해지는 요즈음이다.    

영남경제 2023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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