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사회의 수명과 역할

개인과 사회의 수명과 역할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우리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배경은 가족이고 사회이다. 물론 동물의 세계에서도 나름대로의 가족과 사회가 없다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우리 인간과 같은 형태의 가족을 구성하고 사회를 이루어나갈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 인간도 고대에는 가족과 씨족을 중심으로 생활했지만 차차 사회를 이루고 국가를 이루어나갔다고 생각된다. 농업이 발달하고, 각종 기구를 다루는 기술이 늘어나고, 분업과 물물교환이 이루어지고, 씨족과 부족을 침략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국가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과거에는 인간의 수명이 20년 정도인 적도 있었겠지만 식생활이 개선되고, 주거환경이 좋아지고, 의약품이 발달되는 등으로 인해 지금은 평균수명이 70을 넘어 80이 넘는 국가들도 많고, 100세를 넘겨 사는 분들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하지만 정상적인 육체활동과 사회활동을 참작할 때 물론 개인차이 및 사회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 65~70세 이상을 노년기로 여기게 되었다, 물론 이것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서 지금도 어떤 사회에서는 50세만 넘어도 노년층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어릴 때 죽지만 않는다면 70~80년 살면서 가족을 이루고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생로병사를 겪어가는 것이다. 한 가정의 귀염받는 아이로, 부모로, 그리고 조부모로 다사다난한 가정사 속에 살아가는 것이며, 또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내가 무엇이며 우리 인간의 삶이 어떠한 것인지 생각하고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나는 생각하므로 존재한다’, 혹은 ‘내일 세상이 망한다 해도 나는 한그루 사과나무를 심으리라’고 주장하는 철학자들도 있다. 그냥그냥 살아가는 듯 보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삶이 헛되어 보이고 고통스럽게만 느껴져도 잠시 휴식을 통해서, 기도와 묵상을 통해서, 가족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사소히 찾아오는 작은 행복들을 통해서 다시금 살아갈 힘을 얻게 됨이 우리의 모습이다. 이러한 우리가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그 다양한 경제사회활동이 그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를 본다면 구성원인 한두사람 혹은 한두가정이 사라진다 해서 사회가 크게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월가며 변모해가는 사회의 모습은 개개인 한두명과는 무관하게, 나름대로의 구축된 시스템 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부전선 이상 없다’라는 독일소설의 내용을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인 한 병사는 수많은 전투 끝에 살아남아 능숙한 고참병사가 되고 그 전선 한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잠시 감상에 빠져 방심하고 있다가 적 저격병에게 사살되고 만다. 그는 분명 그 자신 하나의 중요한 주체였으며, 그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으며, 한 가족의 중요한 구성원이었지만, 그는 죽었다. 하지만 그날 전선의 뉴스는 ‘서부전선 이상 없다’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야기 한다. 사회는 하나의 생명체와 같은 유기체라고… 우리가 어찌할 수 없이 스스로 작동하고 변신해 간다고… 하지만 우리 개인을 구성하는 가정, 커뮤니티, 도시와 지역, 그리고 국가는 우리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각 나라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벌이기도 하지만 세계에는 국제기구 등 모임들이 있어 전쟁 없는 평화를 위해 그리고 질병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 커뮤니티와 도시 및 지역도 발생, 성장, 쇠퇴, 소멸 등을 겪어가고 있다. 물론 그 주기는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과거에는 한 마을이나 도시가 기후변화, 외적의 침입 등으로 파괴되고 인구가 줄어 멸망하기도 했었다. 지금도 기후변화와 농업생산량의 변화에 따라 쇠퇴하는 마을과 도시들이 많다. 열대사막이 많은 아프리카, 중동 등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지만, 필자가 자주 여행하는 몽골의 경우에도 사막화가 크게 진행되어 오랜 마을들이 모래바람에 사라지고 물이 없어 농업이 불가능해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러시아와 일본에 예가 있지만, 유독물질이 대기 및 토질 오염을 일으켜 사람들은 물론이고 생물들이 살 수 없어 폐허가 된 지역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20~21세기에는 도시가 크게 성장하고 농촌지역은 쇠퇴를 거듭하고 있다. 도시지역 가운데서도 도심은 쇠퇴하고 외곽은 번성하고 있다. 이처럼 인류 역사에 있어 많은 마을과 도시들이 성장과 쇠퇴 혹은 발생과 멸망을 거듭해 오고 있었다. 물론 역사 오랜 도시들도 있는 법이지만, 수십년 혹은 수백년 후에는 어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우리 한국의 경우에도 남북간의 갈등과 전쟁으로 인해 많은 마을들이 파괴되고 복구되었지만, 250km 길이에 4km 폭의 휴전선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으로 70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다. 수두권에서 멀며 농촌산악지형이 많은 경북지역의 많은 소도시들의 인구가 크게 줄고 빈집이 늘고 있다. 이 지역 가장 큰 도시인 포항시의 경우에도 지난 30년간 인구증가가 정체되어 있다. 그 안에서도 도시화지역의 인구에 비해 비도시화지역의 면단위 구역들은  인구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물론 지자체들은 각 마을과 도시의 쇠퇴를 염려하고 치유하려 애쓰지만, 되돌리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세월이 지나고 우리 혹은 우리의 자손들은 또 다른 모습 내지 시스템의 도시와 지역에 살아가고 있을 것이나, 그 사이에 수 많은 이슈와 고통이 생성되고 우리들은 대를 거쳐 이를 겪어내고 적응해 내야 하는 것이다.    

영남경제 2022년 7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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