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과 포항 명소 방문

제자들과 포항 명소 방문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지역에 거주하는 대학 제자 둘과 며칠 전 만나자는 약속을 했고, 그제 만나게 되었다. 이들은 30대 중반의 나이로 대학을 졸업한지 1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다른 친구들이 서울 등 다른 곳으로 떠남에도 지역에서 직장을 잡아 경력을 쌓고 비교적 빠르게 건축사가 된 사람들이다. 이들과 같이 간 곳은 창포/장량 숲속에 위치한 멋진 근대식 레스토랑이었는데, 몇 차례 밖으로는 지나쳐 본 곳이었다. 제자들이 건축사이기도 하고, 음식에 관심들이 있어서 분위기 좋고 음식 좋은 레스토랑을 찾기도 하는 탓에 필자도 스승의날 전후하여 좋은 곳에 초빙된 것이다. 이곳은 큰 길로부터 들어오는 입구 쪽에 오십여 년 미군부대가 위치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 주변 몇십 만평의 구릉지들이 이제는 도심지역의 일부가 되어 있지만 과거 군부대가 위치함으로 인해 그대로 보전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제 이 땅은 한국정부에 반납되어 조만간 지자체와 제대로 보상을 못 받았던 과거 땅주인 및 현 소유자들이 무언가 도심에 어울리는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지역경제 부흥의 핵이 될만한 사업계획을 추진할 장소라고 보아진다. 이 지역의 토질이 좀 척박한 편이라 구릉 정상부가 푸른 숲이라 해도 대부분 잡목으로 우거져 있지만, 구릉 아래편 레스토랑 근처는 조그만 개천이 있고 주변에 큰 키 소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우리는 창가 자리잡고 머시룸 피자, 녹색 치즈파스타, 라이스비프를 시키고 수제맥주 한잔도 시켰다. 이곳이 도심에 가까우면서, 숲이 우거지고 실내 분위기와 음식이 좋아서인지 꽤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손님들은 대부분 젊은 가족들이거나 중년여성들인 것 같다. 이 제자들은 이 지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역시 지역에 있는 한동대에 입학했었는데, 성실히 공부도 잘했고, 필자의 연구를 도와주기도 했고, 한동대가 추진하는 해외사업인 ‘유네스코 유니트윈’ 사업차 몽골, 네팔 등을 함께 방문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몇 년전 이 지역에서는 드문 여성건축사들로 탄생한 것이다. 한 제자는 결혼해서 애 둘을 키우며 건축사업무를 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낮에 애들을 봐준다고 하지만 저녁에는 애들을 돌봐야 하기에 매우 바쁘다고 했다. 하지만 향학열에 모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또 한 제자는 싱글인데, 디자인하고 고객들을 만나는 바쁜 일상 중에도 주말에는 은퇴 후 자두과수원 하는 부모님 댁에 자주 들러 돕기도 한다는데, 필자도 처음 땄을 듯한 자두 한 박스 맛본 적 있다. 둘이 시청 근처 한 건축설계사무소에 함께 근무하는데, 서로 성격도 잘 맞고 좋은 파트너 같다.  
    
  다음 여정은 포항의 도심에 위치한 영일만해수욕장 북측 설머리 부근이었다. 필자도 주말이면 이곳을 걷기에 자주 지나는 곳인데, 차를 세우고 곧바로 마주치는 새건물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인 4층짜리 건물로서 밖에서 볼 때는 전면이 거의 유리인, 좀 특색은 있지만 좀 멋없어 보이기도 하던 건물로 갔다. 몇 달전 오픈한 커피/브래드 하우스 건물이다. 막상 입구를 들어서자 5m 넘어 보이는 천정과 넓은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갖가지 빵과 커피 그리고 찻잔들이 진열되어 있고 안쪽에는 우리가 놀이시설이나 영화에서 보는, 어렸을 때 타 보던 크고 화려한 회전목마가 놓여 있다. 그리고 2, 3,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원을 그리며 커다란 공간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아, 이러한 모습은 그 유명한 ‘구겐하임 미술관’ 급 정도의 건물에서나 본 듯하기도 하다. 물론 옆에는 커다란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다. 우리는 시킨 커피 및 차와 케익을 들고 엘리베이터로 4층을 향했다. 그러나 그곳은 어둡고 아무도 없는 전망대였다. 멀리 바다가 보이고 환호해맞이공원 구릉 정상에 ‘스페이스워크’가 우주선 같은 모습으로 밝게 빛나고 있다. 제자가 들던 쟁반을 ‘무거울텐데’ 내가 건네받고, 원형계단을 통해 3층으로 내려갔다. 넓직한 계단이지만 커다란 돌들을 깔아 놓아 좀 울퉁불퉁하고 좀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젊은 커플들이 낭만적으로 올라오기는 좋은 재질이지만 커피잔 등을 챙겨 들고 내려가기에는 좀 위험해 보였다. 3층 역시 층고가 5미터로 매우 높은데 의자와 테이블들이 커피숍이 아닌 대형강의실 혹은 극장과 같이 그러나 넓은 간격으로 늘어서 있다. 모두 바다를 보며 커피며 차를 마실 수 있게 해준 것이다. 벽면에는 높고 여러 형태의 거울과 조각들이 장식되어 있다. 아직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은 탓인지, 아니면 컨셉인지 그리 테이블이 많지 않고 빈 공간뿐이다. 벽면은 노출 콘크리트 그대로이다.

  제자들의 말을 빌리면, 이런 건물을 디자인한 건축가도 대단하지만, 그 건물주인도 대단해 보인다고 한다. 이렇게 큰 건물을 세우면서 4~5층 높이의 건물을 층고를 높여 3층으로 만들었고 빈공간들을 크게 조성해 놓았다. 자리를 잡고 한 30분 이야기하다가, 다 마신 잔들은 엘리베이터 앞에 모아놓고, 계단을 따라 2층으로 내려오니 3층과 같은 형태의 공간이지만 좀 더 테이블이 많고 사람들도 많았다. 다시 계단을 내려오니 그 회전목마와 마주쳤다.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는다. 이 회전목마가 불을 켜고 운행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간을 정해 몇 십분이라도 작동한다면, 사람을 태우지 않더라도 분위기를 한층 띄워 줄 것 같다. 이 모두가 영일대해변과 포항시를 브랜드해 줄만한 것들이다. 아무쪼록 이 도시가 코로나팬데믹에서 벗어나 좀 더 많은 민간투자가 이루어지고 좋은 장소들이 생겨나기를 염원하는 바이다. 물론 우리 시민들도 기업친화적인 태도를 지녀야 할 것이고, 행정업무 및 절차도 좀 더 기업친화적이고 스트림라이닝(Streamlining) 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대경일보 2022년 5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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