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관련 이슈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채소는 곡물과 함께 우리 식생활을 구성하는 주요요소이다. 채소는 먹기 위해 가꾸는 식물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서, 대부분 풀이지만 더러는 나무도 있다. 채소는 우리에게 비타민과 무기질을 공급하고, 산성식품인 육류와 곡물을 중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우리가 밥, 빵, 고기 등을 먹었을 때 그 영양소가 우리 몸에 흡수되기 쉽게 하며, 채소에 함유된 섬유질은 소화흡수를 높이고 배설을 좋게 하는 등 건강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채소는 열매 먹는 채소, 줄기 먹는 채소, 뿌리나 땅속줄기 먹는 채소, 꽃을 먹는 채소 등으로 나뉜다. 토마토, 오이, 가지, 호박 등은 열매를 먹고, 배추, 시금치 등은 잎을 먹고, 파는 잎과 줄기를 다 먹는다. 무우, 당근, 감자 등은 뿌리를 먹고, 고구마, 토란, 연근, 생강 등은 땅속줄기를 먹는다. 한편 죽순, 땅두릅, 아스파라거스, 컬리플라워 등은 줄기와 꽃을 먹는 채소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채소를 즐긴다. 그중 배추나 무로 담근 김치는 1년 내내 끊이지 않고 먹는 것이지만, 상추, 쑥갓, 호박, 오이 등 계절에 따라 먹는 채소도 있고, 쑥, 달래 등 산나물도 있다. 요즈음은 사시사철 생산되는 경우가 많아 ‘계절채소’라는 말이 잘 쓰이지 않는다. 과거 우리가 못 살 때는 곡식과 채소가 식단의 주 요소였다. 하지만 지금은 곡식은 덜 먹게 되고, 육류, 어류, 그리고 채소를 더 섭취하게 된 것 같다. 필자도 가끔 삼겹살집에 가는데, 다들 고기 먹기를 좋아하지만, 좋은 채소가 함께 나오는 집을 선호한다. 삼겹살을 구워 상치, 쑥갓 등을 쌈장과 함께 드는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은 채소가 잘 나오는 집이 드문 편이며, 가격을 따로 내야하는 경우가 많다. 육류는 원래 비싸지만 채소가 크게 비싸져서 삼겹살집 운영이 어렵다고 한다.
코로나19사태로 중국에서 채소대란이 일어났는데, 요즈음 우크라이나사태로 더욱 악화되는 모양이다. 홍콩도 중국본토에서 채소공급이 중단됐는데, 이를 해소할 해결책이 없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채소가격 상승으로 각 가정과 음식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한국의 채소가 비싼 편임을 해외여행을 자주 하는 필자로서는 잘 알고 있었다. 미국에서는 유기농이냐 아니냐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가게, 예를 들어 반스, 랄프 등 대형 그로서리, 혹은 한인타운의 대형마트에 가본다면 채소와 과일이 아주 풍성하고 가격도 한국에서의 60~70% 정도로 느껴진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에서는 채소가격이 당연히 낮지만, 식당에서 만난 한국인들이 ‘상추를 먹지 마세요’ 해서, 왜 그러냐 물어보니 그곳에서는 물보다도 살충제 등 농약을 더욱 뿌리기에 잘 씻어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지나치게 농약을 뿌리는 경우가 많다. 유기농제품임을 선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유기농인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고려인삼으로 유명한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삼을 수출했는데, 잔류농약으로 인해 되돌려 보내지고 수출이 막혔던 적이 있었음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쩌랴, 채소를 먹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니. 채소와 과일의 재배방식이 향상되어야 하고 품질관리와 잔류농약에 대한 조사도 좀 더 엄격해져야 할 것이지만, 소비자들로서 잘 씻어 먹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채소가격 하락에 대한 생산자와 산지유통인들의 항의데모가 잦은 편이다. 농민들이 농사를 지어도 인건비가 비싸고 다른 부대 비용들이 비싸서 이익을 낼 수 없으니 문제라는 것인데, 필자도 이러한 문제들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자주 ‘채소 값 폭락 대책 촉구 농업인 총궐기대회’ 등을 열고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한 농산물 가격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어려운 상황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며 이를 비판하기 위해 모이는 것이다, 이들은 “수입김치 통관시 전수검사 및 250% 이상의 고율관세를 적용하라”, “소비를 감안한 사전면적조절 및 수급정책을 시행하라”, “채소값 폭락 웬 말이냐, 과잉물량 시장에서 즉각 격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친다. 이들은 수입산 김치 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 인증 기준 충족, 적정가격 보장받을 수 있는 농산물 생산구조 개선대책 강구, 공공기관, 고속도로 휴게소, 대기업 식당 급식에 사용되는 수입 김치의 국내산 김치 전환 등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농산물 수급에 대한 근본 대책이 마련돼야 하며, 정부와 정치권은 농민들의 한 서린 절규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대부분, 아마 95%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자들은 이래저래 비싼 가격의 채소를 구매해야 함이 딜레마이다. 물론 국내 채소의 전반적인 품질은 우수한 것으로 조사되며, 과중, 과형, 색깔, 당도, 육질 등 부문별 품질수준도 높게 평가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채소와 과일 수출경쟁력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현시비교우위지수(RCA)가 마늘 0.004, 양파 0.0238, 멜론 0.1060, 건고추 0.3637 등으로 비교우위를 나타낼 수 있는 수치 1보다 현격히 낮아 수출경쟁력의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농산물이 FTA 등 수입개방 확대 속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고품질 브랜드화가 최우선 과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다음으로 신품종 개발, 생산비 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유통구조 합리화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에게 비싼 국내 농산물 소비만을 권장하거나 품질 좋고 저렴한 농산물 수입을 절대적으로 막아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것들 수입도 해야 자동차, 선박, 가전제품 등을 잘 수출할 수 있는 것이니까.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농산물도 혁신적인 방안 강구로 국제경쟁력향상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요즈음 도시에서 텃밭이나 베란다에 채소 키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취미생활이기도 하겠지만, 안전하고 저렴한 먹거리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본다.
영남경제 2022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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