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역 포항역 짧은 여행기

광명역 포항역 짧은 여행기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오랫만에 포항에서 KTX를 타고 서울을 다녀왔다. 광명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는데, 주변이 더욱 고층건물과 대형건물로 들어차는 것 같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좀 한가하다고는 하지만 대형쇼핑 여럿 있으니 길이 혼잡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서울역에서 내렸지만 지금은 광명역에서 내리는데, 여기서 부모님댁에 좀 더 쉽게 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이곳에 인천국제공항 도심공항 카운터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지금은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폐쇄되었다. 한동안 광명역세권도 개발이 힘들어 광명시에서 기업유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소문을 들은 바 있는데, 이제 이곳은 대형쇼핑과 고층빌딩들이 넓은 가로와 함께 대규모 역세권이자 신도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광명역 보다 스케일은 작지만 포항역세권 개발도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동대구역은 이미 잘 발달된 도심을 재개발 내지 재활성화 차원에서 개발한 곳이라면 광명역은 빈 대지에 새로 신설된 역을 중심으로 대단위 개발이 이루어진 곳이다. 물론 수도권이므로 개발이 좀 더 손쉽게 진행되었다고 보지만, 각종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 민관산학 공동의 노력이 대단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살고 있는 포항의 역세권은 아직도 빈 공간이다. 요즈음 주변 개발이 이루어진다 하여 관심들이 많지만, 문제는 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들이 체계적으로 개발되도록 해야 하는 것인데, 그리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택시를 타고 부모님 계신 구로구 항동을 향하는데, 도중 지나치는 광명시나 부천시에는 다양한 아파트 사업들이 계획 중이라고 들었으나 아직 공사 시작 전이라 넓은 빈터들이 많으나, 서울시 경계로 들어오자마자, 고층아파트 단지들이 신규로 크게 들어서 있다. 그리고 곧바로 항동저수지와 함께 서울수목원이 나타난다. 원래는 이 수목원을 좀 더 넓게 조성하려는게 서울시의 계획이었는데, 후임시장이 들어서며 반값아파트 단지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아파트들이 들어선 것이다. 지금은 그 이름과 무색하게 이곳 아파트 가격이 매우 올랐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튼 우리에게는 공원도 중요하고 아파트도 중요한 것이니 아무쪼록 잘 조화되게 개발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 수목원 주변에 자리잡은 한 빌라단지가 필자의 목적지인데, 이 빌라는 역사가 꽤 긴, 1983년에 지어진 정원이 아주 넓은 2.5층의 테라스 하우스인데, 그 단지의 형태와 아울러 시설들이 우리 한국에서는 독보적인 모습이라 드라마 촬영도 가끔 이루어지는 곳이다. 이곳도 재개발 움직임이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곳에 사는 분들 입장에서는 건물과 단지는 넓어도 좀 낡아져서 대부분 큰 보수가 필요하고, 주변 토지가격의 인상을 생각할 때 재개발 내지 재건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한국의 최초 대단위 아파트였던 \’마포아파트\’가 헐리고 새롭게 재개발되어 마포삼성아파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 빌라도 그리될 운명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 한국이 사상 유례없이 빠르게 압축성장 해온 것이 사실이라서 많은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고 부러워하게 하고 있다. 지금 우리 K-문화와 K-뮤직이 세계를 휩쓰는 것은 이러한 압축성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그러한 가운데서 다 사라져버려 보존하려 해도 보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사회가 발전해도 보전할 것은 잘 보전해야 함을 많은 이들이 강조하지만, 그 보전이라는게 건축물의 예를 든다면 어느 한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할 수도 있지만 어느 한 부분, 즉 지붕곡선, 창문형태 등일 수도 있다고 본다. 새 건물들도 모던 하이텍 건물이면서도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조금이나마 반영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라는 말이다.    

  다음날 다시 광명에서 기차를 타서 포항으로 향했다. 올라 올때는 많은 좌석이 비어 있더니 돌아올 때는 너무 꽉찬 느낌인데, 좌석의 절반 이상을 미군들이 자리 잡고 있다. 아마 포항에 배치된 미해병대 신병들인 모양이다. 키들도 크고 작고 인종도 다양하지만 모두들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낯선 나라에 오게 되니 그러하기도 하겠지만 우리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좀 더 그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창을 통해 보이는 연속적인 푸르름, 그리고 고층 아파트군, 이는 이들이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저개발국 동남아의 모습이 아닌 발전된 미국이나 유럽의 어느 나라와 같거나 더욱 첨단인 듯 보이니 놀라고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은 KTX가 질서정연 깨끗하고, 표검사도 하지 않아서, 혹은 승무원을 포함하여 한국인들이 깔끔하고 덩치들이 커서 그러할 것이다. 이들 나이가 20대 초반 정도 일 것이니 호기심도 많지만 분위기에도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그들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보던 한국이 아닌 세계 굴지 강국의 모습을 보이는 새로운 한국일 테니까. 2시간여 끝에 도착한 종착지인 포항역은 어제나 그제나 산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들 역세권이 좀 황량해 보인다고는 하지만, 이 또한 포항이 아름다운 전원도시임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물론 오래지 않아 이 역세권도 이 도시의 규모와 역할에 맞게 다양한 상가 및 서비스 시설들이 들어설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영남경제 2021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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