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의 의미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요즈음 도시농업이라는 개념이 자주 언급되는데, 대부분 시민들에게 이는 도시 외곽 도처에서 소일삼아 이루어지는 작은 텃밭 가꾸기 정도로 이해되는 경향이 크다고 본다. 지난 수십 년 도시지역의 텃밭 가꾸기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놀리는 땅 활용하자는 차원에서, 시민들 입장에서는 여가선용 및 건강증진을 위해 소규모로 추진되었다고 보아진다. 물론 농약이나 화학비료 줌 없이 유기농으로 키워 자급해보려는 목적을 가진 분들도 없지 않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텃밭 가꾸기 현장을 지나치려면 좀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있다. 서울에서건 지방도시에서건 조그만 규모의 텃밭에 대나무, 각목, 플라스틱 망 등을 이용한 울타리들이 중구난망으로 세워져 있다. 몰래 농작물들을 훔쳐가는 도둑이 있기 때문이라는데, 아마 산짐승들일 경우가 많을 것이다. 더구나 그 텃밭 안에 플라스틱 물통, 농기구, 비료부대, 비닐봉투 등이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잘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요즈음 온실이나 건물 안에서 일종의 첨단농업을 추진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필자의 경우도 일본과 프랑스의 첨단농업단지를 방문했었지만, 기후와 관계없이 농작물을 키울 수 있도록 온실건물을 만들고 여러 조건들을 조절하며 ‘환금작물’들을 키워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전통적인 농업과는 달리 토지가 아닌 조그만 용기에 뿌리를 내리고 수경재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토마토, 파프리카 등을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도심 건물의 발코니나 옥상 등을 활용하여 농작물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 농작물이 아닌 과실수나 조경수들을 건물의 발코니, 옥상, 혹은 벽면에 키우는 경우도 있다.
시티파머(City Farmer)라는 개념 내지 호칭은 1980년경부터 미국과 유럽에 등장했는데, 런던의 경우 14%의 가구가 자기 집 마당에 농작물을 재배하며, 벤쿠버의 경우 44%의 가구가 텃밭에서 일부 먹거리를 자급한다고 한다. 또한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는 1990년대부터 유기농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도시농업운동은 2004년부터 도시농부학교와 상자텃밭보급행사로부터 시작되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도시농업사업,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상자텃밭사업 등으로 활성화 되었다. 일반적인 주말농장의 형태와 함께, 베란다텃밭, 옥상텃밭, 학교텃밭, 재활용텃밭상자 등 도시 자투리공간을 활용한 농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에서는 채소며 과일의 수요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소규모의 농업활동도 잘만 운용된다면 나름대로의 수익이 창출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도시농업은 도시와 도시민들에게 여러 의미와 장점을 제공한다고 본다. 첫째, 공터나 텃밭 등을 통한 농작물 자체가 도시를 녹화하고 도시를 미화하는 역할을 한다. 당연히 여타 수림대와 같이 산소를 공급하고, 먼지를 제거하며, 도시열섬현상을 줄일 것이며, 도시를 아름답게 꾸며 줄 것이다. 둘째, 이러한 경작을 통해서 참여한 시민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이러한 도시농업은 경제 및 환경문제가 심각한 21세기에 있어서 하나의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있는 ‘커뮤니티 단위의 생산과 소비’를 이루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시민들은 안전하고 싱싱한 농산물을 직접 수확하고 소비할 수 있으며 위급상황 시 자급에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 이러한 도시농업이 공동텃밭 등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므로 이를 통해 커뮤니티의 만남 및 협력의 장소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다섯째, 이러한 도시농업을 지니고 있음은 현대도시, 특히 스마트화된 도시기능과 첨단산업연구와 생산기능을 지닌 도시들로서는 생태도시 내지 지속가능한 도시로서의 특징을 함께 지니게 되어 첨단·생태·인간성이 통합된 이미지가 브랜드화 될 수 있을 것이다.
52만의 인구를 지니고 있고 철강산업도시이자, 물류항만도시이자, 교육연구도시인 포항은 과거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이기도 하고 도농통합시로서 농업에 관심 큰 분들이 많은 터라서 이와 같은 도시농업과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관심들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시범적으로라도 한 마을의 텃밭을 중심으로 도시농업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다. 텃밭에 무엇을 심어야할지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 배추, 무, 고추, 상추, 옥수수 등을 주로 심는데, 사탕수수, 해바라기, 덩굴호박·수세미, 블루베리, 커피나무 등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봄도 좋다고 본다. 어떤 것들은 겨울에 비닐하우스가 필요할 수 있어서 우리 기후에서 자랄 수 있는 고랭지 품종 도입이 가능한지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텃밭을 중심으로 동네사람들이 공동작업도 하고 공동체 모임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텃밭 가꾸기, 지속가능한 개발 등 관련 주제교육과 공동가공공장 및 판매장을 운영할 수도 있다고 본다. 물론 이를 위한 커뮤니티 리더들도 생겨나야 할 것이며, 사업이 궤도에 들면 다른 지역에도 이러한 도시농업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내지 커뮤니티 형성을 지도·자문 할 수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도시농업은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하여 생물다양성보전, 기후조절, 대기정화, 정서함양, 교육복지 등의 다원적 가치를 구현하며, 이를 통해 로컬 푸드 및 지역문화의 중요성 인식, 도시생태계 순환구조 회복, 그리고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고 본다. 더구나 철강산업도시인 포항으로서는 도시이미지 및 브랜드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2018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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