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만이 아니라 학생 및 학부모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얼마 전 신문에서 ‘추세는 소규모 엔지니어링 대학’이라는 제목아래 ‘미국대학 졸업생들 중 평균초봉이 제일 높은 곳이 우리가 잘 아는 Harvard, MIT 등이 아닌 서부의 한 학부중심의 소규모 엔지니어링 대학이며, 10년 후의 최고 평균연봉도 역시 이 학교에서 차지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러한 기사는 어느 한 번의 깜짝기사가 아니며, 필자도 지난 십여년간 끊임없이 접해오는 내용이다. 필자가 이와 유사한 기사를 쓰게 된다면  ‘추세는 소규모 리버럴아츠칼리지’라는 제목아래 ‘미국 저명인사 배출실적이 높은 곳은 대형 공사립대학이 아닌 소규모의 4년제 학부중심의 사립대학이다’라는 내용도 포함하고 싶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땅도 넓고 인구도 많아서 대학의 서열에 관해서 우리나라와 비교함이 힘들기는 하지만, 우리가 본 받아야 할 점은 많다고 본다. 우선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것이 교육의 내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교육의 선진화를 위해서 수십년간 애를 써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이 선진국의 대학들에 비해서 교육의 내용이며 체계가 매우 허술함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의 경우, 교육의 질적내용에 따라 학교간의 차별화가 이루어진다기 보다는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 대형대학이냐 아니냐,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진 대학이냐 아니냐 등에 따라 학교간의 차별화가 크게 인식된다고 보여진다. 또한 문제는 학점인데, 현재의 대학생들은 과거 7-80년대나 90년대의 대학생들에 비해 아주 높은 성적들을 받고 있다. 과거 학생들의 F학점이 재수강을 해도 성적표에서 없어지지 않는데 비해 현재는 모두 사라질뿐더러, 학생들이 2.0 혹은 3.0의 벽을 넘기 위해 애 쓴다기 보다는 3.0은 최저요, 3.5는 기본이고, 4.0에 접근해야 잘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B가 우수한 성적임이 국제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의 경우, B학점이 ‘학생들로부터 인심을 잃을 각오’가 없으면 주기 힘든 점수가 되어 버렸다.

  학생들도 수학, 과학 등 어려운 과목이나 인문사회전공에 비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는 엔지니어링 전공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하다. 그래서 엔지니어링 교수들은 ‘수학이나 물리를 못해도 좋다 와주기만 해다오’를 외치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부모들처럼 자녀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드물다고 들 이야기 한다. 하지만 우리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의 내용이며 질적인 수준에도 그만큼 관심을 갖는다는 것인가? 자녀의 학점이 B나 C라고 걱정 할지언정, 교육의 내용이 부실하다고 걱정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아진다.

  다행스럽게 우리나라의 대학들도 이제는 교육내용의 글로벌화를 위해서 그리고 학점의 엄격화를 위해서 애쓰고 있다. 교수들도 연구에만 시간을 쏟기 보다는 학부생의 교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자성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는 수도권의 대형 국공립대학들만이 아니라 지방의 소형 사립대학들도 그 교육의 내용과 학습의 질에 따라 인정을 받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하지만 또한 중요한 것은 교수들만이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대학교육에 관해서 그리고 학교간의 차별화에 대해서 달라진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 사회가 학벌위주가 아닌 실력이 바탕이 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대학이 남들이 다 가니까 가는 것이 아닌 공부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는 인식이 뿌리 내리기를 바란다. 취업시 혹은 상급학교 진학 시에도 담당자는 평점만을 볼 것이 아니라, 어떠한 과목들을 이수했는지, 어떠한 내용의 과제들을 수행했는지에도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2010. 8. 7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