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개편에 관한 이야기는 십여년 전부터 들려왔지만, 본격적인 공론화가 시작된 것은 요즈음 몇 달 사이의 일이라고 봅니다. 정부의 자치단체 자율통합 지원계획을 보면 ‘우리나라의 시군구의 글로벌경쟁력의 취약과, 분절적 행정구역으로 인한 비효율적인 국가경영을 바로 잡기 위해서 자치단체의 자율통합을 지원할 계획으로 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세계적인 것이냐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는 않다, 경우에 따라 다르다 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크고 작은 도시들이 독립하여 로스앤젤리스 메트로폴리탄의 경우 150여개의 도시가 몰려 있으며, 작으면서도 부유하고 특색있게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조그만 도시들로서 광역적인 문제 해결이 힘들어 메트로폴리탄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 되고는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도가 없고 시군과 도 중간 크기인 현 단위의 행정구역이 활성화 되어 있지요.
포항에서 생각하고 있는 지자체 통합은 제1안이 경주와 포항의 통합입니다. 경주와 포항이 합하면 80만의 도시가 됩니다. 제2안은 포항, 영덕, 청송, 울릉을 함께 통합하는 방안으로 인구는 10만정도 늘 뿐이지만, 면적은 매우 늘어납니다. 경주/포항 통합의 경우, 정치인들은 그리 탐탁찮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시민들은 5-60% 이상 찬성하고 있다고 보아지며, 제2안의 경우 가능성은 높다고 보나, 시민들이 그리 탐탁찮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제3안이라고 볼 수 있는 울산/경주/포항의 통합은 정말 깜짝 놀랄만한 멋진 아이디어라고 봅니다마는 포항에서는 아직까지 그리 깊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포항, 경주, 울산 이 3도시가 합해지면, 전국의 어느 도 보다도 강력하고 특색있는 광역도시가 이루어 질 것으로 봅니다. 그 이유는 인구가 많아진다는데 의미가 있기도 하겠지만, 이 세 도시 모두가 특색있게 발전하여, 울산은 자동차, 조선, 중화학도시로서, 경주는 천년고도의 역사문화도시로서, 포항은 철강 및 학술연구도시로서 국내에서 손꼽히는 도시들 아닙니까? 이 셋이 합해진다면 수도권에 필적할만한 시너지가 나오고, 우리가 추진하는 환동해권에서의 중심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지자체의 통합, 이는 분명히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도로․교통문제, 대기 및 수질오염문제 등 광역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유리할 것입니다. 도시시설 및 주민서비스 증가, 공공시설 중복 설치 해소, 선거비용감소 등의 행정비용감소도 있을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좀 더 강력한 광역시로서 국내외에서의 위상이지요. 단점이라면 역사와 전통이 다른 두 세 도시들을 결합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입니다. 시민들은 각 도시의 역사성, 문화성의 상실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봅니다. 정치적인 면에서나 행정기구 면에서 축소 내지 조정이 불가피하며 이에 대한 반발도 없을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잘 되겠느냐는 회의를 하는 분들도 많다고 보는데, 그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된다면, 시민단체, 학계가 중심이 되어서라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더 좋게는 행정기관, 의회를 중심으로 민간단체, 언론, 학계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여론을 만들어가야 하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세도시의 통합을 찬성합니다. 통합이 어렵다면, 최소한 이 세 개 도시의 긴밀한 네트워크화를 주장하고 싶습니다. 이제 우리는 너무 보수적인 사고의 틀 안에 갖혀 있을 것이 아니라, 세계의 변화, 경제산업의 변화, 그리고 시민들, 특히 젊은 세대들의 삶의 방식의 변화 등에 바탕을 두고 대안들을 비교․검토하여야 할 것으로 봅니다. 물론, 통폐합 관련 법들도 제정되어야 할 것이고, 공론화 과정 및 공식적인 절차 등도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은 당연합니다.
구자문
2009. 10. 13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