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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문제 해결 위한 정책의 기본 틀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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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문제 해결 위한 정책의 기본 틀

구 자 문 한동대 명예교수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주택은 매우 중요하다. 주택이 없으면 자고 쉴곳이 없게 되는 것이며, 가족생활이 이루어질 수도 없다. 물론 주택은 ‘경제재’이자 ‘사회재’로서 각 가정의 가장 큰 투자처이자 자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 UN규약 등은 ‘모든 이들의 적절한 주거조건과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를 제창하고 있고, 2015년 제정된 한국의 주거기본법은 ‘국민은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좀 모호한 듯 하기도 하며, 선언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모든 이들에게 주택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주택공급을 시장에만 맡기지 않으며, 시장의 부족한 부분을 정부가 관여하여 보조하면서 저소득층을 위해서 공공주택을 제공하고 월세현금보조(Housing Voucher)를 제공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모여 사는 도시는 현대 사회를 유지해 나가는데 매우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모여 살고 수 많은 기능들이 모여 있으니 이에 대한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않된다. 전력, 용수, 도로, 교통시설, 주택지, 상업지, 병원, 학교, 오폐수 및 쓰레기 처리시설 등 인프라가 크게 요구된다. 미국에서는 대도시 교외에 단독주택단지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우리는 매우 부러워했다. 미국은 부자나라니까 그럴 수 있다고. 그러나 지금은 미국도 이렇게 확산된 도시에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힘이 부친다. 시민들도 통근에 힘이 든다. 미국 대도시들을 보면, 다운타운에는 주로 업무 및 상업시설이 몰려있고 주택들도 적지 않지만, 중간층 이상의 소득을 지닌 이들은 직장이 다운타운에 있다 해도 집은 안전하고 교육 여건 좋은 교외지역에 지니고 있다. 물론 가격이 매우 비싸므로, 많은 이들이 좀 더 먼 외곽으로 나가는데, 그곳도 주택가격 만만치는 않지만 문제는 통근이다. 보통때는 한시간 거리가 러쉬아워에는 2시간 이상 걸리니 문제인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에도 다운타운에 중고층 콘도와 아파트를 지어 젊은 직장인들(Young Professionals)을 유치하고자 노력했다. 이 주택들은 지금도 그리 인기가 높지 못하다. 우리 한국이라면 다운타운이라도 안전하고, 편의시설이 밤새 열려있는, 더구나 통근으로 인한 시간과 돈 소모가 없는 이 콘도와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안전문제로 시큐어리티 가드가 총을 차고 지켜야 하고 퇴근 후에는 밖에 나갈 수가 없는 것이 다. 물론 소득 낮은 젊은 층이나 가난한 장년/노년층들은 이러한 곳에 살고 싶어도 비싸서 입주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많은 저소득층들이 다운타운 인근 낡은 주택단지에 몰려 있는데, 불법적으로 작게 나누어 개조한 작은 방에 거주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또한 낡은 자동차에서 지내거나 홈리스가 되어 길가에 텐트를 치고 사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정부도 이러한 주택문제에 손놓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재정이 부족하고 다양한 국내외 문제 해결에 우선순위가 낮아지기에 문제인 것이다. 사실 거대한 주택시장에서 중단기적으로 유별나게 공급을 늘어나게 하기도, 주택가격을 낮추어지게 하기도 힘드는 것이다. 더구나 관련 세금조정은 장기간에 걸친 다양한 국민토론이 선행되지 않으면 않되는 예민한 문제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모든 주택건설 관련 투자 및 소비를 완전 조정할 수도 없고, 다양한 종류의 수요를 지닌 모든 국민, 특히 저소득층이라 할지라도 적정한 주택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을 시장경제에 맡기되, 시장이 잘 돌고 필터링이 작동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최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주택과 월세현금보조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차원의 문제들로 인해 장래에는 주택 및 도시구조가 새롭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도시가 ‘압축-네트워크’ 도시가 되어야 하고, 다운타운/부도심, 교외 소도시 등에서 교통거점을 중심으로 도시재개발 및 고층주거/주상복합이 건설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인들에게는 이 같은 스타일의 도시건축이 익숙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주택 및 도시구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그리 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다운타운의 안전 문제가 확보되어야 하니 경찰력 강화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학교 및 시민교육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 질서, 예절 등이 살아있는 도시를 만들지 않으면 않된다. 또한 이곳에 ‘직주근접’의 새로운 스타일의 직업, 즉 AI 및 IT 하이텍 관련 업무 및 제조업, 서비스업 등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도시에 특징적인 아름다움을 주고 시민들에게 휴식을 주는 소공원들도 도심, 부도심, 네이버후드에 이르도록 체계적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다운타운과 부도심을 중심으로 도시재개발을 통해서나 빈토지에 중고층 타운을 형성하되, 콘도와 임대, 큰 평수와 작은 평수, 특히 10평 정도의 작은 임대 스튜디오 등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따라 작은 공간 활용이 중요하고, 더구나 싼 임대료가 중요하기에 그리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입주자들이 큰 무리 없이 같은 중고층 타운에서 조화있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 방안이 주택문제 해결과 지구온난화 등에 대비하며, 효율적인 에너지와 인프라 이용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그 실천을 위해서는 당연히 제대로된 도시계획이 필요하고 정부의 인프라 투자 등이 필요하고, 개발업자 및 주민들에 대한 장단기 자금융자, 세금혜택, 조닝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또한 부자 대 가난한 자 대립, 인종갈등 등이 저감되도록 시민교육, 더 나아가 관련 사회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쨌든 이러한 정책과 사업들이 잘 수행되고 입주자들이 안전하고 서로 조화를 이루어 살아갈 수 있도록 민관산학의 아이디어와 협력이 크게 요구된다.

대경일보 2026년 10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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