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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후 환동해권 상황과 포항권의 역할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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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후 환동해권 상황과 포항권의 역할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경북도의 사람들이 환동해권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를 자주 언급함이 현실적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 이유는 어려운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형편에만 치중해 있고 국제정세를 먼나라 일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영향이 지대함을 먼 안목에서 바라보지 못함 등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지역 정치권에서도 구체적인 복안을 가졌다기 보다 현실 돌파용 전시적인 전략으로 자주 사용해 왔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제한된 지자체의 상황에서 무얼 어떻게 추진해야 좋을지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북한으로의 네트워크가 절단된 상황에서 우리 한국은 서해안/남해안/동해안 3면이 뚫려 있어서, 이 3면을 통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개발해야 하는 것이니, 장기적으로 동해안도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의 동해를 중심으로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을 포함한 환동해권이 지금까지는 국제정치적 문제들과 불리한 기후 및 부족한 인프라로 인해 저평가되는 지역이었음은 맞다. 하지만 이 지역들도 지자체 차원에서 나름대로의 발전을 위한 기회를 노리고 있고, 관련된 각 나라들도 이 지역의 경제산업발전을 지원하고 정치경제상의 국제적인 빅딜을 노리기도 할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든다면, 1)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피폐해진 러시아가 연해주 및 사할린 지역을 어떻게 활용하여 주변 국가들에 빅딜을 제안할 것인가? 이때 우리 한국의 입장 내지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2) 동해안 진출을 노리는 중국이 항만 및 관련 영토를 얻기 위해 러시아 및 북한에 어떠한 압력을 구사하고 빅딜을 추진할 것인가? 이때 우리 한국의 대응책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3) 북극항로 개설이 가시화하고 있는데, 우리 한국은 이를 어떻게 준비하고 이용해야 할 것인가? 4) 우리 한국항만들로서는 블라디보스톡항과의 네트워크 및 TSR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등 환동해권 물류네트워크 활성화에 관해 어떠한 전략이 필요한 것인가?  

  광역지자체인 경북도와 기초 지자체인 포항시의 경우에도 환동해권 관련 많은 과제와 질문들을 지니고 있다. 환동해권에서의 교류와 협력이 장기적으로 중요하고 국가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보지만, 체제가 다른 국가들이 모여 있어서 국제적인 긴장 및 다툼에 따라 진행이 장기간 멈추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동해권 교류와 협력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 차원에서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가? 국제적인 상황이 크게 좋지 않더라도 지자체 차원에서는 환동해권 자자체들과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상황 호전에 따라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문화스포츠 교류뿐만이 아니라 관광, 수산업, 농업, 자원개발, R&D협력 등의 분야가 크게 기대되는 것이다. 하지만 환동해권에서의 교류와 협력은 국가 차원에서의 방향성 제시 및 협조와 지원이 없으면, 지자체 차원의 노력은 실제적인 것보다 말뿐인 교류와 협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많은 이들이 포항권, 포항-경주-울릉권 등의 지역적인 사업에도 ‘환동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우리들의 피를 끓게 하는 일종의 비전적인 구호이므로 이를 시비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지역개발사업들이 환동해권 사업들과 연계되고 환동해권에서의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을 위한 사업들과 중장기적 계획하에서라도 맥이 연결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구체적이지 못한 정치적인 구호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경북인이자 포항/경주인으로서 환동해권에 애착을 갖는다기보다, 필자는 나름 이 분야에 오래 신경을 써온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환동해권이 우리 한국에 있어서 다음 단계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분명 과거부터 진행되어온 수산업, 농업, 지하자원개발 등이 다시 시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킹크랩, 대게, 연어 등도 영일만항으로 들여와야 하고, 러시아 하산지역의 배추농사도 좀 더 일으켜서 영일만항으로 들여와야 하는 것이다. 포스코를 위시한 지역의 대기업들도 이 지역의 지하자원 개발에서 좀 더 가능성을 찾아야 할 것이며, 극한 기후 시베리아의 개발을 위해 중소규모 스마트시티 건설도 필요하고, 철도며 도로망 개선, 항만설비 보강 등이 필요하며, 크루즈를 통한 환동해권 관광네트워크 개발이 필요한데, 50만 인구의 포항, 80만 인구의 포항권이 이러한 사업들을 추진할 인적자원, R&D, 그리고 차별화된 역사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근래 대구시는 경북도와 통합을 통한 ‘메가시티’를 주창하고 있는데, 지방 도시로서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이때 경북도는 물론이고 경북동해안권의 포항과 경주를 포함한 포항권은 좀 더 이에 대한 중장기적 장단점을 헤아려 보아야 할 것이라고 본다. 어차피 대구가 중심이 되고 주변도시들이 위계적으로 연계되는 것일텐데, 나름 독립적인 지리적 위치를 지니고 독자적인 경제산업/R&D를 지닌 포항권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분명 경북도의 포항권과 구미권은 평형적 ‘네트워크 도시’의 실현을 원하는 것이다. 포항은 2024년 들어 여러 가능성과 함께 꿈에 부풀어 있는데, 이는 기존의 철강산업 중심의 산단 600만평에 더해, 이차전지 및 수소클러스터 600만평의 산단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기존의 포스텍 지곡단지에 이어 한동대 기업혁신파크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과 함께 이제는 포항권도 좀 더 자신 있게 환동해권에서의 교류와 협력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쟁이 끝나기 전에 우리는 항만 및 인프라 정비, 관광단지 개발 등을 통해 환동해권 활성화의 선두에 서고, 정부 설득을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영남경제 2024년 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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