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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주택시장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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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주택시장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가장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PCE Index: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 Index)’는 작년 9월 3.4%를 기록했고, 10월(2.9%)부터 올 1월(2.4%)까지 점차 낮아지다가 2월부터 상승세로 전환했다. 연준의 기준 금리를 전망하는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0에 가깝고 9월 인하 확률도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 “인플레이 둔화를 위한 추가 진전이 부족함이 사실”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제가 더 나은 균형을 이루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감소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3% 이상 오르면서 마감한 2023년과 달리 2024년은 소폭의 가격 하락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고금리 부담으로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예외적으로 미국의 주택시장은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2023년 12월 미국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2%, 2022년 12월 대비 5.5% 상승했다. 이는 7개월 연속 상승이며, 20개 대도시 모두 상승을 기록했다. 주요 도시별 상승률을 보면, 라스베이거스가 12.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피닉스 11.2%, 마이애미 10.6%, 샌디에이고 9.8%, 워싱턴 DC가 9.7%, 그리고 남가주는 9% 올랐다.

  미국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 상승 요인은 구매자들이 고금리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주택 소유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2023년 말 소비자 물가지수(CPI Index: Consumer Price Index)가 7.5%이고 금리가 7%에 육박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미국 경제는 빠르게 활성화되어 자금 여유가 생긴 사람들이 늘었고, 인기 지역의 주택 구매가 늘어나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코로나사태로 건설업체의 활동이 제한되고, 주택 소유자들이 이사를 꺼리면서 주택 공급량이 줄었다. 또한 코로나사태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더 넓고 편안한 주택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이에 주택 공급과 수요의 격차가 커져,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2000년 이후 모기지 금리가 7%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주택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자금 여력이 없는 구매자들에게는 고통일 수밖에 없다. 2024년 3월중 남가주 6개 카운티 평균주택가격은 87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 올랐다. 이는 집값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2년 6월보다 1%가 높은 금액이다. 20%를 다운하고 현재의 6%대의 이자율로 융자할 경우 월평균 상환금액은 5,500달러이다. 모기지 이자율이 높은 상황에서도 집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매물 부족도 원인이지만, 이자율 부담에 상관없이 집을 사기에 충분한 경제력을 가진 바이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2024년 2월 거래된 주택의 23%는 현금구입이었다. 이는 예년 16% 보다 매우 높아진 것이다. 기존 주택 소유자 및 투자자들은 주택 가치 상승으로 인한 자산 증가 혜택을 누리고,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우선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높은 주택가격은 주택 소유 진입 장벽을 높이고 주택 소유를 어렵게 만들었다. 저렴한 주택 공급의 부족으로 저소득층 주택 수요 충족에 문제가 커지기도 했다. 저소득층, 젊은 세대 등은 주택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데다, 저렴한 주택을 찾기도 힘들다. 주택가격이 상승하면 주택 보유세, 보험료, 유지비 등과 같은 관련 비용도 증가해, 가계의 부채와 소비지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필자가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시 가까운 외곽 글렌데일 및 라크리센타의 일반적인 주택가격은 단독주택이 1~1.5백만불, 콘도가 80~100만불 정도이며, 임대는 단독주택이 월 3,000~4,500불 아파트나 콘도가 월 2,000~4,000불 정도로서 전기세, 물세, 관리비 등을 포함하면 비용이 더욱 높아진다. 그러나 자기 소득의 30% 이내만을 지출하면 살 수 있는 가구가 이 도시에서는 어느 정도 일지 모르겠다. 어차피 부부가 일을 해서 한달에 세후 1만불은 벌어야 집을 유지하고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다. 물론 다운타운이나 코리아타운에 비공식적으로 집을 나누어 방 한두개를 세놓아 월 1,000~1,500불 정도를 지출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리 많지 않으므로, 싱글들은 대개 룸메이트를 구해 아파트 월세를 나누어 내는 수밖에 없다.

  올해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는 주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다. 경제가 회복되면 소득과 고용이 증가하고, 소비자 신뢰도가 상승하며, 주택 구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또한,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주택건설업체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주택공급이 증가하며, 주택가격 상승 폭이 완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금리가 하락하면 모기지 이자율도 하락해, 주택 구매 부담이 줄어들며,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릴 수 있는 전문가들의 이론일 뿐이다. 로스앤젤레스를 포함한 대도시에서는 경제상황과 무관하게 주택가격은 오르고 있고, 수요도 창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제회복의 신호이기도 하지만 저소득층이나 젊은 층의 주거부담에 대한 고통은 늘어가고 있다. 다행히 미국시민들의 경우, 65세 이상이 되어 집 없고 재산 없으면 국가에서 의료, 주거, 식비 등을 기본적으로나마 제공해주니 다행이라고 본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부러운 요소이기도 하다.

영남경제 2024년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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