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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의 최저임금제 논란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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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의 최저임금제 논란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24년 4월 1일부터 패스트푸드 노동자 최저 시급이 20달러 (약 2만 7천 원)로 인상되었다. 그전까지 최저 시급이 15.5달러였는데, 한꺼번에 29% 올린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도 고물가로 꼽히는 지역인데, 이로인해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는 또한 미국 전역에 사업장을 최소 60곳 보유한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적용 대상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맥도날드, 스타벅스, 피자헛처럼 주문 시 돈을 지불하고 별도의 팁을 주지 않는 식당들이 해당된다.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일하는 50만명 이상의 근로자 중 다수가 돈을 버는 10대가 아닌, 가족을 부양하는 성인이라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한다.

  물론 이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우에 해당되며, 전국에 많은 체인점을 지닌 큰 패스트푸드 업체에 적용된다고 하는데, 주마다 최저임금이 크게 다른 만큼 어떻게 적용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무튼 패스트푸드 체인은 미국에서도 가장 시급이 낮은 직종으로 꼽힌다. 특히 패스트푸드업계 직원들은 팁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미국 외식업계에서 팁이 가파르게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그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한 직종 중 하나였다. 캘리포니아주 의회의 다수당인 민주당은 지난해 이같은 결정을 포함한 최저 시급 인상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이를 승인했다.

  미국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약 9,200원)로 2009년 이후 15년째 인상되지 않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의 각주는 美 공정근로기준법이 정한 연방 최저임금의 취지에 맞춰, 동 임금을 채택하던지 또는 이보다 높은 임금을 별도로 규정한바, 뉴욕주, 워싱턴DC, 알래스카 등 대부분 주는 기준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높게 책정했다. 그러나 오하이오 4.25불, 캔사스 2.65불 등 낮게 책정한 경우도 없지 않다.

   2024년 우리 한국의 최저임금이 2.5% 인상된 9,860원으로 결정됐다. 일각에서는 고물가 시대에 만 원에도 못미친다고 반발하지만 세계 경제 1위 미국의 연방 시간당 최저임금 7.25달러(약 9,2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매년 최저임금 협상을 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연방 최저임금은 지난 2009년 이래 인상된 적이 없다. 미국, 중국, 인도 등 7개국은 각 주정부와 지자체가 연방과 같은 최저임금 결정 권한을 갖고 있어 지역별로 최저임금은 천차만별이다. 미국의 최저임금이 이토록 천차만별인 것은 결국은 지역별 주택 임대료, 주력 산업 특성과 경제 규모, 인구통계학적 요소 등을 감안해 각 주·지자체가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에 있다.

  우리나라는 지역과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근로자에게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860원을 동일하게 적용한다. 일본의 평균 최저임금 1,004엔(약 8,829원)보다 1,031원 높다. 주휴수당 (주 40시간 근무 가정)을 감안한 최저임금은 1만 1,932원으로 일본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도보다 2,000원 이상 높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9,160원으로 41.6% 끌어올린 결과다. 일본은 지역별·업종별로 최저임금이 다르다. 이는 같은 지역이라도 생산성이 낮은 저임금 업종과의 임금 차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한편 지역 주력 산업 종사자의 대도시 유출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일본 오이타현의 올해 최저임금은 899엔(약 7,903원)이다. 같은 오이타현이지만 철강업체 근로자는 1,053엔(약 9,257원)의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이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최저임금은 압도적으로 높다. 대만의 최저임금은 약 7,701원(183 대만달러)이고,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각각 약 1,660원(5.77링깃)과 1523~1708원 (41.25~ 46.25밧)이다. 농축산업에서 한·일 급여차가 2~3배에 달한다는 것은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한다. 올해 한국의 최저 시급(9,860원)으로 하루 8시간 일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한달에 249만 3,788원을 받는다. 현재 환율로 1,824달러이다. 반면 일본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낮은 이와테현에서는 월 18만 7,891엔(1,206달러)을 받는다. 임금은 2~3배까지 차이 나지 않지만 숨은 비용에서 간격이 벌어진다고 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를 고용주가 거의 무료로 제공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월 30만원 이상의 임차료와 공과금 등을 근로자에게 부담시킨다.

  우리나라에서 얼마 전 출산율 증가 등의 이유로 외국인 여성 가정부 제도 도입을 검토했고,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아닌 그 나라의 상황에 맞게 조정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리핀 가정부에게 월 80~100만원을 주자는 것이다. 물론 그 나라에서는 대졸 직장인들도 월 40~50만원 벌기 힘드니 대환영이다. 중동의 산유국들도 외국인 근로자들을 나라별로 최저임금을 그러한 수준으로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야당과 NGO 등이 반대하여 한국인과 같은 월 250만원 가까이 주는 것으로 결정되어, 한국 가정에서 쉽게 이들을 고용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계획 또한 유야무야 되었다. 현재 건설현장에서도 중국인, 동남아인 등 외국인들이 많은데, 언어도 되지 않고 일도 익숙하지 못한데 한국인과 같은 임금을 주어야 하니, 사업성에도 건물 안전성에도 문제가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들처럼 외국인 최저임금을 따로 정하거나, 직종별로,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달리하는 방법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영남경제 2024년 6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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