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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종류와 중요성이 달라지고 있다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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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종류와 중요성이 달라지고 있다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전문가라는 것은 어느 분야 및 그 전후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고 그와 관련된 일들을 잘 처리해 낼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생각된다. 익숙함이란 어떤 일을 반복하게 됨으로 인해 그 일들을 실수 없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도 전문가라는 용어와 크게 의미를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익숙함이란 그 범위가 좀 넓은 것이고 전문가란 좀 더 한정된 분야, 우리 사회가 크게 필요로 하는 좀 더 고도의 훈련이 필요한 그런 분야를 다루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공장에서 박스를 만들고 그 안에 내용물을 넣고 테이핑하는 것을 보았는데, 기계로 잘라낸 박스형 골판지를 순식간에 박스로 조립하고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속도는 우리가 일반인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군대에서도 신병들이 10명이 달려들어도 못하는 일들을 고참 몇 명이 척척해 내는 경우가 많은데, 대형 텐트를 친다든지, 155미리 수동 견인포를 작동시키는 일 등이다. 모두가 익숙해지고 일종의 전문가가 되었기에 해내는 것들이다. 아직도 주물로 솥 등 대형 식기류를 만드는 이들을 보았는데, 모래로 주물형태를 만들고, 용광로에서 녹은 고열의 쇳물을 바가지로 옮겨 형틀 작은 구멍에 부어 넣으며 익숙하게 작업을 해내고 있었다. 잘못하면 쇳물이 튀어 큰 부상을 입는데 오랜 경험이 이들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다.

   좀 더 사회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직업들도 예를 들 수 있다. 건축가들의 방대한 건물 설계 능력, AI 및 IT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전문가, 로켓이나 우주선의 설계 및 제작, 의사들의 진단과 치료, 법률가들의 법조문 적용과 종합적인 판결 능력, 화가들의 작품활동 등 많은 예를 들 수 있다. 지금은 그 용도를 잘 모르겠지만 필자가 한동안 감탄을 금하지 못하던 분야 중 하나가 주산이며 암산이었다. 불과 수십년전만해도 초중고에서 주산시간이 있었다. 팔자는 주판을 둘 줄은 알아도 급수따기에는 열정이 없어 한 5급 정도로 끝나고 말았지만 친구들 중 한명은 중1때 이미 2단이였고 암산도 잘해서, 선생님이 25전이요 367전이요 10여 개의 숫자를 더하라고 부르면 우리는 열심히 주판을 굴리는데, 그 친구는 가만히 있다가 답만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그 당시 전국적인 고수들은 상업고교생들인데도 수십자리 숫자들을 빠르게 수십개 불러대도 정답을 맞추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이들은 평생 고액연봉을 보장 받았을 것이다.

  필자의 형님은 5년 위로서 주산을 좀 더 열심히 한 세대였는데, 2급 정도라고 보아지며, 바둑도 강 1급 정도이다. 그러니 암산을 하면 머릿속에 주판이 그려지고 거기에 계산을 해 나갈 수 있으며, 바둑도 복기에 능하다. 물론 탁구, 테니스, 골프 등도 수준급이 되어있다. 하지만 필자는 능력이 없는 것인지, 주산도 바둑도 만년 5급 언저리에 있다. 물론 대학교수로서 전공분야 실력이야 없을 수는 없겠지만, 탁구, 당구, 바둑, 골프 등도 못하고, 컴퓨터 게임도 취미로 삼지 못하는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필자의 두 아들은 지금도 필자가 부모로서 매사에 걱정을 하고 있지만, 중고교 시절에 공부 시간보다 컴퓨터게임 시간이 더 많아서 걱정이었다. 게임은 세계 최강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되고, 게임을 손수 제작할 정도의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대학(?) 제대로 된 전공분야(?) 보내기에 애를 먹었다. 그게 부모세대의 색바랜 욕심 때문은 아니었는지… 애들은 지금 대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첨단과학/엔지니어링 분야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컴퓨터 운용과 관계가 없을 수 없는 분야들이다. 이들은 오토바이도 타고, 카레이싱도 하고, 소형 비행기도 조종하며 과하다 싶은 취미들을 지니고 있다.

  원시사회에서는 씨족 단위 생활이 오래 계속되고 사냥이나 나무열매를 따 먹으며 살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종일 야산을 돌아다니며 일을 해도 먹고 살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농경사회가 시작되고 사람들이 큰 마을을 이루어 살게 되면서 일들이 분업화/전문화되고, 물물교환이 시작되었으며, 여유 시간이 남게 되었다. 그로 인해 우리 인간의 문화가 싹트기 시작하고 문학, 미술, 건축 등이 발전하게 된 것이다. 물론 부족을 통치할 리더가 나타내게 되고 무기가 발달되며 이웃 부족들과 전쟁이 시작되고, 정복민들을 노예로 부리게 되는 등 인류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1~2천년전 혹은 그 이전에 만들어진 건축물, 조각, 세공품 등이 너무 정교하여 지금도 흉내내기 힘든 것들도 많다. 지금은 컴퓨터와 각종 중장비를 동원하여 대단한 것들을 만들 수 있지만 과거에는 인간의 숙달된 기술로만 만들었던 것이다. 지금도 훈련을 하면 그리 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

  필자는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할 것을 강조했었다. 필자는 그리 익숙하지 못해도 학생들에게는 전공은 물론이지만 통계학도 배우고, 컴퓨터 언어도 배우고, 영어도 잘하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실력을 바탕으로 일류 대학원과 직장에 합격하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게 다 시대에 맞지 않는 진부한 교육방법이 아니었을까? 각자 알아서 강의를 선택하고, 진로며 전문분야를 본인들이 찾아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았는지? 딴전 팔지 말고 공부하라기보다 이것저것 찾아보고 좋아하는 공부도 하고 취미생활도 해보라고 권함이 맞는게 아니었는지… 이 시대에도 경제생활 유지를 위해 전문적인 기술은 필요하다고 보나 그 범위와 성격이 과거와는 크게 달라져 있으니, 각자 한두 개씩 찾아가는 동시에 취미생활도 제대로 유지하며 사회생활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영남경제 2024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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