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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에너지 공급 이슈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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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에너지 공급 이슈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필자가 미국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 석사과정에 있을 때, 한 저명 건축학부 교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이분은 터프한 엔지니어 스타일의 강의를 하는 분이 아니고 예술가나 철학자 같은 스타일로 강의를 진행하는 분이었는데, 첫 시간 첫마디가 ‘도시는 에너지다’였다. 이 말은 ‘도시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정도의 말일 것이며, 뒤이어 도시는 에너지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므로 우리는 ‘도시를 에너지 효율적으로 기획해야 할 것이며, 건축물들도 마찬가지다’라는 강의를 진행한 것으로 기억된다.  

  근래 전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 문제가 크게 대두되었고 이와 연관된 대기 및 수질오염, 사막화, 식생변화, 해수면 상승 등 문제들이 심각해지고 있다. 또한 지구의 지나친 개발로 인해 자원고갈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인구가 늘어나고, 대도시가 늘어나고, 소득이 높아지고, 과학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보다는 더욱 심각해 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메리카니즘 (Americanism) 내지 포디즘 (Fordism)으로 부르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다양한 수요에 맞추어 공급이 이루어지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패턴’이 당연시되고 ‘큰 것이 더 좋고 새것이 더 좋은 세태’가 계속되게 되고 있다. 사람들은 관성에 따라 많은 물품과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었고, 이는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만이 아니라 인구대국인 중국, 인디아, 그리고 많은 개발도상국가도 그와 같은 소비 패턴이 전이 되고 있다.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 올라선 우리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를 고치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샤워를 하루 두 번 하며 매일 갈아입던 옷을 갈아 있던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두 번만 샤워 하고 한두 번만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매일 자동차나 스쿠터를 이용해 마음대로 운전해 다니던 사람들이 공공교통만을 이용하거나 걸어다닐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도시가 크게 성장하고 24시간 작동되며 20~30층 대형 건물들과 지하철 등 지하시설물들이 발달된 상황에서 전력공급이 잠시라도 정지된다면 큰 재앙일 것이며 전기를 절약한다는 것이 실제 가능한 것일지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나라들이 전력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기존의 석탄을 중심으로한 화력발전이 해로운 배기가스를 분출시키니 근래에는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태양광, 풍력, 수력, 조력 등 다양할 수 있는데, 아직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을 대체할 만한 경지에 이르지 못하니 문제인 것이다. 우선 시설비 등에 의한 전력생산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문제이고, 기존 방식을 대체할만한 생산용량에 이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원자력은 물론이고 석탄이나 천연가스에 의한 화력발전소 건설도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신설은 커녕 가동을 중지해야 할 상황에 이르고 있으니 문제인 것이다. 신재생에너지원을 늘려 해결해보려고도 했지만, 전력생산 단가가 높아지니 산업경쟁력이 떨어지고 국민들은 높은 전기료에 어려움을 겪게 되니 딜레마적인 상황에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우리 사회는 각 개인이 전기절약을 포함한 자원절약을 위해 노력하며, 효율적인 도시구조 형성 및 주요 시설을 배치를 위해 노력하며,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다양한 도시환경문제 및 전력생산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 노력의 효율성 내지 효과성에 대해서도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만이 아니라 부정적인 견해가 존재하는 데, 오히려 부정적인 견해가 더 큰 것이다. 그러니 이는 대도시의 성장 및 역할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문명의 영속성에 대한 자신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이 같은 자본주의 시장체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예를 들어 도시생태학자인 칼리와 스파팬 (M. Carley & P. Spapens)은 현대사회 문제의 근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1) 시장경제가 사회적으로나 생태적으로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함, 2) 시장경제가 짧은 시각에서의 수익을 생각하며 장기적인 미래 세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음, 3) 사람들이 개인주의적이고 물질 위주의 가치관에 매몰되어 공공이나 공통의 이익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음, 4) 시장경제가 힘과 재산을 많은 이들보다 소수에게 집중시키고 있음 등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환경친화적인 개발, 저탄소 사회 조성 운동, 자원절약적인 사회운동, 커뮤니티 중심사회 조성운동 등 다양한 사회운동 및 전략들을 내세우고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이러한 운동들이 위와 같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문제들을 완화시키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고자 함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우리가 도시중장기 개발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는 토지이용계획, 교통계획 등을 세우는 것은 개인적인 재산권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것으로서 역시 위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가 대도시든 농촌이든 커뮤니티운동 내지 주민공동체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국가경제산업의 발전이냐 자연 및 자원보호냐? 효율성이냐 분배성이냐? 개인자산이 중요하냐 공공의 자산이 중요하냐? 둘다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책을 실천하려는 정부 및 국민들의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영남경제 2024년 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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