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 지역특색발전 추진 필요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국가균형발전이 중요한 키워드가 되어 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주요 기관들을 지방에 분산시키면 될 것이 아니냐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난 수십년 동안 그러한 노력들을 기울였었다. 하지만 정책수행이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했을 뿐 아니라 결과도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국가의 발전에 대해서도 이론상으로는 ‘콩알 하나라도 나누어 먹으며 함께 성장’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이 실제로 가능했던 경우는 찾기 힘들것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성장 가능한 요소들을 먼저 성장시켜 차차 그 혜택이 필터링되어 나누어지게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데, 이러한 전략들도 효과가 짧은 시간 안에 드러나지 않을뿐더러, 사회 내부에 다양한 저해 요소들이 많으므로 그 효율성도 쉽게 판단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 것이다.
우리 한국은 1960~70년대를 거치며 산업발전에 힘을 쏟았는데, 대부분 성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농촌지역은 낙후되어 있었다. 정부는 제철소 등을 건설하고 가전제품 등을 생산수출 하도록 독려했고, 경부고속도로, 수력 및 화력 발전소 건설 등을 통해 국가기반시설을 갖추기 위해 애를 썼었고, 국가경제가 크게 발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농촌지역은 빈곤을 면치 못하고 있었고, 많은 이들이 직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대이동을 했었다. 그 당시 농촌발전을 위해 정부가 내세웠던 전략들이 지방 거점도시 육성, 농공병진정책 등이었다.
지금 우리 한국은 많은 발전을 이룩하여 선진국의 대열에 올라섰다. 도시화율이 90%에 이르고 서울은 국제적인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큰 인구가 밀집하여 혼잡이 심하고 토지 및 주택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방 도시들은 인구가 줄고 있고, 농촌은 인구 소멸 상태로 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0여년간 국가 주요기관들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자 노력하고 있고 지방 대도시 및 중소도시들은 국가기관이나 민간기업의 지역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금 문제들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들 이야기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있다. 1) 이러한 국가 주요 기관들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면 그 지역이 중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냐? 이로 인해 그 기관들의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 것이냐? 2) 지역균형발전의 목적은 이해가 되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기능을 위축시키는 것이 한국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냐는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것 같아 보이지만, 서울이 혼잡을 완화시키는지 잘 알지 못하겠고, 이전 기관들을 바탕으로 세워진 혁신도시들이 계획한 대로 그 지역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지 모르겠다.
세종시로 이전된 행정기관들을 예로 든다면, 매일 각 부서의 책임자급 공무원들이 서울로 출장을 가야 하니 그 부서의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함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역시 진주 등지로 본부를 옮긴 토지주택공사나 다른 기관들도 그러할 것이다. 그렇다고 세종시가 존재하여 서울의 혼잡을 경감해 주기나 하는지, 또한 그 지역의 인구 증가 내지 발전에 도움이 크게 되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결과는 세종시만이 아니라 대구, 광주, 진주 등에 위치한 혁신도시들도 그러할 것이다. 조금 다른 예지만 경북의 경우 도청소재지를 이전할 때, 가장 인구와 산업이 집중되고 국제 컨테이너 항만도시인 포항/경주가 아닌 내륙 안동/예천 쪽으로 도청신도시를 조성했는데, 이로 인해 포항/경주지역의 주민들이며 산업체들의 도청방문이 어려워졌다. 도청신도시가 이곳으로 옮겨 간 것은 경북 북부지역의 낙후를 치료해보겠다는 도지사의 의지가 있었다지만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중장기적으로 대구경북 전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어차피 우리 한국에서는 수도권에 50% 이상의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 국제적인 저명 학자들은 전세계적 영향력을 발휘할 ‘인구와 경제산업이 집중되는 몇 개 글로벌시티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고, 각 나라들은 ‘글로벌시티들과 네트워크에 유리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구가 집중되고 중소도시나 농촌지역은 소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남북분단으로 인해 휴전선과 가까운 서울에 많은 기능이 집중되어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오래전부터 이야기 하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서울 자체가 인구면에서나, 경제산업 면에서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 ‘글로벌시티’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정부와 농촌 지자체들은 지역 살리기 및 지역인구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데, 그 전략의 한 예가 ‘신활력플러스 사업’이며,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농촌에서 혁신적 농업으로 수익을 얻고 그곳에 정착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지역을 특색있게 발전시킨다는 점에서는 좋은 정책이라고 보지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지역들에게 이 같은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작은 인구 내지 노령화된 도시로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방안 찾기도 중요할 것 같다. 서울을 중심으로 위계적으로 연결된 지방거점도시들과 네트워크 하에 새로운 방향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정책들을 펼쳐야 할 것인데, 이는 ‘도농병진’이라기 보다 ‘도농특색발전’이어야 하고 ‘지역균형’이라기 보다 ‘지역특색발전’이어야 한다고 본다.
영남경제 2024년 3월 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