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포항고속도로 터널들을 지나고 7번 국도를 운전해 가며

울산-포항고속도로 터널들을 지나고 7번 국도를 운전해 가며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오랜만에 울산-포항고속도로를 탈 일이 생겼다. 한동대를 출발하여 포항시 순환 산업도로를 타고 남포항 IC에 들어섰을 때가 정오를 좀 지난 시각이었다. 포항과 경주를 지나는 구간은 예상외로 긴 터널이 많고 산들도 높이 솟아 강원도나 충북도 한 지역을 지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물론 장시간 계속되는 게 아니고 산들의 규모도 좀 작은 편이지만, 과거 신라가 왜 이곳에 도읍했는지를 알려주는 것 같다. 바다에 면해 해상운송이 원활한 지역이면서도 산들이 높아 외적으로부터의 방어에 수월했을 것 같다.

  이 고속도로는 비교적 최근에 건설된 것이라서 이렇게 긴 터널들이 연이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라면 터널 굴착기술도 부족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산들을 깎아내며 고속도로가 건설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터널 굴착 기술 및 구조물 안전 관련 기술들이 발전되고, 더구나 환경보전 내지 생태계보전에 대한 노력으로 지형을 그대로 살리는 터널이 선호되고 있다고 보아진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비교적 작은 편이며 인구 밀도는 높은데, 산업이 발전되고,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운송, 관광 등 다양한 목적하에 사람과 상품의 이동이 많아지고 도로가 크게 건설되어야 했다. 그에 따라 불가피하게 자연녹지 및 동식물 생태계가 파괴되기도 하는 것이다.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지향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것이 우리 민관산학의 목표이기도 한데, 발전과 보전은 상반된 측면이 있어 딜레마적인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재는 이러한 육상에서의 터널뿐만이 아니라 비교적 길다고 할 수 있는 해저터널도 건설되고 있다. 제일 유명한 것은 도버해협을 건너는 영국-프랑스 채널터널, 그리고 우리나라만 해도 근래 완공된 보령-안면도 해저터널, 가덕해저터널 등이 있다. 해저터널은 깊기도 하지만 안전해야 하고 누수 위험을 막아야 하기에 좀 더 정밀한 구조계산과 공사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터널을 건설할 때도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하는데, 문제는 공사 시의 안전, 완공 후의 안전, 그리고 건설비 과다이다. 과거에는 터널을 개착공법 (Opencut Method)이라 하여 지상에서 큰 도랑을 굴착하여 그 속에 터널본체를 구축 후 되메움 하는 방안을 많이 이용했다. 그 이후에는 굴착을 많이 하게 되는데 그 방법으로는 인력굴착, 기계굴착, 파쇄굴착, 발파 굴착 등이 있다. 영일만대교의 경우는 일부 구간은 이러한 해저터널을 조성해야 할 것이며, 나머지 구간은 다리로 건설할 것인데, 다음과 같은 공법 중 하나를 고르게 될 것이다.

  다리건설은 강이나 바다가 깊기에 기둥 세우기와 상판 연결이 쉽지 않아 다양한 공법이 발달 되었는데, 요즈음은 해상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다리들도 건설되고 있다. 현수교 (Suspension Bridge)는 주탑, 케이블, 교상 등으로 구성된다. 양쪽 주탑에서 주케이블을 늘어뜨린 뒤 보조 케이블로 교상을 연결하는 구조로 케이블이 교량의 하중을 지지하게 된다. 울산대교가 현수교의 예이다. 사장교 (Cable Stayed Bridge)는 주탑 양쪽에 직접 케이블을 달아 하중을 지탱하는 구조로 주탑과 함께 상판 전체가 다리의 하중을 지탱하게 된다. 인천대교, 한빛대교가 이에 속한다. 트러스교 (Truss Bridge)는 여러 개의 작은 부재를 조합해 건설되기에, 자재를 실어 나르기 어려운 산간지역 등에 주로 지어진다. 국내에서는 옥순대교, 성산대교, 동호대교, 마곡대교 등 다양한 트러스교를 찾아볼 수 있다.  

  아치교 (Arch Bridge)는 고대부터 무지개다리로 부르는 아치형 구조의 다리이다. 현대의 아치교는 주로 철제로 만든 아치 (Arch) 구조물로 하여금 하중을 견디게 만든 교량으로, 트러스교와 어느 정도 혼재된 형태이기도 한데, 유명한 시드니 하버브릿지가 아치교이며, 국내에는 한강대교, 동작대교, 부산대교, 신호대교 등이 그 예이다. 거더교 (Girder Bridge)는 아무런 구조물이 없는 다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교각을 촘촘히 세우고 거기다가 대들보(Girder)를 놓고 그 위에 상판을 올려놓는 방법이다. 교각 간격이 좁고 교량의 높이가 낮은 편이라 선박 운행에 제한이 따르기 쉽다. 수심이 깊고 유속이 빠른 곳과 같이 교각 건설이 까다로운 지역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교량으로는 부산의 남항대교, 잠실대교를 비롯한 한강의 대부분 교량들을 들 수 있다. 공학적으로는 가장 안정적인 모양새라 유지보수 비용도 가장 적다. 이와 같은 다양한 공법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들은 안전을 위한 구조계산이고, 튼튼한 자재의 개발이고, 그리고 시공성이다.

  필자의 친척 중에 잘 알려진 토목구조 및 시공전문가가 있는데, 다리, 지하철 등의 설계를 전문으로 한다. 요즈음은 ‘흙막이 공사’ 특허를 가지고 설계 및 시공을 하고 있는데, 공사비가 크게 절감되는 모양이다. 요즈음 또한 추진하는 것은 지하구조물과 함께 설치될 ‘지열난방시스템 구축’ 공법의 특허출연이다. 필자가 오래 몸담고 있는 분야가 건설 및 도시공학 분야이고 많은 학생들을 건축가, 토목공학가, 도시계획가 등으로 양성하는데, 왜 이 분야가 중요한지, 그리고 각각의 기사자격증 취득이 왜 중요한지 알려주는 중이다. 이 학생들이 졸업하여 각자 분야에서 취업하여 갈고 닦으며 10년 20년 가다 보면 그 분야를 잘 이해함은 물론이고 좀 더 안전하고 경제적인 신공법들을 개발해 낼 수도 있을 것으로 믿는다.  

대경일보 2023년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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