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화산폭발, 대비가 가능한가?
구 자 문 한동대 교수
얼마전 튀르키예에 규모 7.8 강진이 발생하여 5만명 정도가 사망하고, 많은 건물과 시설들이 파괴되었다. 여기에 10만명 넘는 부상자와 집 잃고 가족을 잃고 또한 트라우마에 빠진 이들이 수십 아니 수백만에 이를 것이다. 튀르키예는 지중해에서부터 튀르키예, 이란, 히말라야 산맥, 미얀마를 거쳐 동쪽으로 인도네시아에 이르는 아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펼쳐진 횡아시아 지진대에 속해 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일대는 특히 4개의 지각판이 만나는 아나톨리아 단층대가 위치해 있어 지진 발생이 잦은 곳이다. 1999년 8월 튀르키예 북서부 도시 이즈미트에서 두 차례 지진이 발생해 약 1만 8,000명이 사망했고 2011년에도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해 6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에 피해가 커진 것은 이번 지진이 200만명이 살고 있는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를 비롯해 비교적 인구가 많은 지역을 지진이 덮쳤다는 점도 피해가 커진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지진이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고, 단층활동이 비교적 조용했던 곳에서 일어났고, 취약한 건물 등 여러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의 동아나톨리아 단층에서는 최근 200백년 동안 규모 7 이상 지진 일어난 적 없어, 강진의 위험성이 간과되었고, 대비도 불충분해 희생이 커진 것이라며, 오랜 기간 강진이 일어나지 않은 만큼 거대한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지진기록을 보면 지진에너지는 지구 전체에 고르게 퍼지지 않고 연약한 지층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 반복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진이 가장 잦은 곳은 태평양을 둘러싼 ‘고리’ 모양의 환태평양 연안이다. 미국지질조사소는 태평양 연안의 지진이 “세계 지진 전체의 90%를 차지하며 나머지 5~6%는 지중해에서 튀르키예-이란-인도 북부에 이르는 알프스-히말라야 지대”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120년 역사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지진은 1960년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9.5 지진이다. 당시 이 지진파는 며칠 동안이나 지구를 휘돌아 세계 곳곳에서 관측됐다. 지진이 가장 잦았던 곳은 알래스카로 꼽혔다. 이곳에서는 거의 해마다 규모 7 정도의 지진이 일어났으며 14년에 한번 꼴로 규모 8 이상의 대지진이 일어났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냈던 지진은 25만 5천여명의 사망자를 냈던 1976년 중국 탕샨 지진(규모 7.5)이었으며, 2004년 12월 수마트라 강진(규모 9.1)은 22만 8천명의 사망자, 아이티 강진(규모 7)은 22만 2,500여명의 사망자를 냈다. 2005년과 2008년에도 파키스탄(규모 7.6)과 중국 쓰촨성(규모 7.9)에 강진이 일어나, 각각 8만 6천명과 8만 7,500여명의 인명피해를 내었다. 한반도에는 1952년 평양에 규모 6.2 지진이 있었다고 하는데, 전쟁 중이라 제대로된 기록이 없으며, 몇 년전 경주 5.8과 포항 5.4의 지진으로 건물과 도시인프라에 큰 피해가 있었다. 지진을 몇분 전에만 예측할 수 있어도 피해가 크게 줄 것이라는데, 불가능하니 문제이다. 그러니 건물과 구조물의 내진설계가 중요하고 지진발생시 대피요령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화산폭발은 지진에 비해 드물기는 하지만 피해가 엄청나다. 1991~1993년 필리핀 피나투보산 화산은 폭발 당시 화산재와 이산화황 등이 높이 10~50㎞의 성층권까지 높게 분출될 정도로 강했다. 분출된 분진이 대기를 뒤덮어 태양에너지 흡수가 이뤄지지 않아 세계평균기온이 0.4도 낮아질 정도였다. 이 외에도 수천에서 수만명의 피해자를 낸 대형 화산폭발을 짚어보면, 1883년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산, 1902년 과테말라 산타마리아산, 1963년 인도네시아 아궁산, 1982년 멕시코 엘치촌산 등이 있다. 당연히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인데,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점인데, 우리나라 근처에도 백두산, 동해 해저화산, 후지산 등 폭발 가능한 휴화산들이 많다.
백두산은 946년에 화산폭발지수 7(분출물 양 기준으로 1~8 척도로 나눔)로 폭발했다. 그 이후 세기마다 1번 이상씩 분화했다. 이를 근거로 100년 주기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최근의 백두산 분화가 1925년이었기에 2025년에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북한 지하핵실험으로 인한 지하불안정성도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으며, 백두산 주변의 ‘의심스러운 정황’도 가설에 힘을 실었다. 2002~2005년 백두산 주변에서 3,000회의 지진이 발생했고, 온천수 온도가 83℃에 이르고, 화산가스가 새어 나기도 했다. 언제 폭발할지 알 수 없음에도 확률은 100%라고 하니, 중요한 것은 분화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인데, 가장 큰 문제는 화산재이다.
946년 백두산 대폭발 때 분출된 화산재는 한반도는 물론, 일본까지 날아갔다. 당시 나온 화산재를 모으면 남한 전역을 1m 높이로 덮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화산재가 높이 날아 3~4년간 성층권에 머물기도 하며, 태양 빛을 막아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2010년 4월 화산폭발지수 5 규모 화산이 아이슬랜드에서 터졌고, 유럽의 항공대란이 시작됐다. 화산재가 성층권까지 솟구쳐 올라갔기 때문이다. 당시 몇 주 항공대란으로 우럽을 중심으로 세계항공편 29%가 결항됐고, 17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백두산도 대폭발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제적 피해가 최소로 잡아도 11조원 이상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화산재로 인한 호흡기질환, 토양산성화에 따른 농작물 피해, 태양빛 가림에 따른 기후변화, 하늘길 막힘에 의한 경제·산업피해, 초정밀도 요구되는 공장 가동중지 등에 피해들이 예상된다.
영남경제 2023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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