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주거의 발달과 논란 1

현재 우리 한국의 주거형태는 아파트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 주택 중 아파트의 비율이 55%를 넘어섰다는 정부의 발표를 기억하고 있다. 이 비율은 아마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아파트들은 고층의 대형단지를 가진 것들도 있고 중저층에 작은 단지의 것들도 있다. 그 형태 면에서는 더욱 다양할 것인데, 우리가 보통 연립주택이라고 부르는 주거들도 아파트라고 보면 된다.

필자의 어린 시절인 60-70년대만 해도 서울에도 아파트가 막 생겨나는 시절이었다. 1960년대 초반 마포에 5층짜리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생겼고, 몇 년 후인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에 여의도와 한강변에 많은 아파트들이 지어졌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단독주택 형식의 주거에 거주하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지금은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도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자리 잡았다. 우리보다 좀 더 발전이 앞서 나갔던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도 우리 한국의 아파트 붐은 특이한 면이 있다. 우선 서울과 동경을 비교해보자. 김포공항에 착륙하기 전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풍경은 도심 및 부도심 가릴 것 없이 고층의 상가 및 오피스건물들이 즐비하지만, 더욱 눈에 뜨이는 것은 고층의 대단위 아파트단지들이다. 동경 도심의 아까사카 프린스호텔 25층에서 내려다본 동경의 풍경은 서울과는 다르다. 서울에서와 같은 큰 건물이나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눈에 뜨이지 않는다. 대개가 10층 정도의 상가, 오피스, 혹은 아파트 건물들이 수목들 사이로 무수히 눈에 뜨일 뿐이다.

두 도시 차이점의 원인은 두 민족 간의 사회적, 문화적 차이점을 포함하여 매우 다양할 것으로 생각되며, 어느 하나를 꼬집어 이야기하기 힘들 것이라고 보아진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1970-80년대를 거치며 급격한 경제성장과 도시의 발달 등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개발을 촉진시켰을 것으로 보아진다. 더구나, 우리는 일제시대와 6.25전쟁을 겪으며 많은 것들이 파괴되고 그후 어려운 살림 속에 제대로 지어진 집들이 드물어 새롭게 지어지는 아파트에 열광적이었을 것 같다.

우리 한국의 아파트는 미국으로 치면 각 아파트 유닛이 개인소유인 고층의 콘도미니엄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고층의 주거가 인구밀도 높은 대도시에서는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더구나 요즈음은 에너지 절약과 인프라 비용을 줄이기 위한 압축도시 형성을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현대식 아파트의 효시라고 불리는 ‘위니테’가 4개동 337가구가 10층 정도의 높이로 프랑스 마르세이유에 세워진 것은 1952년이었다. 시의회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이 고층주거에 대한 많은 비평을 토해냈고, 주민들도 거부반응이 커서 오랫동안 비어있어야 했다. 우리 한국의 경우도 아파트 도입 초창기에는 ‘사람이 땅을 디디며 살아야지’ 등등 염려가 많았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러한 고층아파트에 대한 찬반논의가 꽤 크게 있어왔다. 프랑스의 건축가 ‘르 코르브지’는 1933년에 발행된 그의 저서 ‘빛나는 도시’에서 300만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고층도시를 제안하였다. 주거는 규격화되어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건물층수가 높이 올라감으로 인하여 정원 등의 공간은 오히려 많아지게 되어, 도시는 오히려 아름답게 꾸며지고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제인 제이콥스’는 1961년에 발행된 저서,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에서 1950년대 미국의 도시재생 정책을 비평하면서, 이러한 대규모 고층주거가 비인간적인 규모이며 쓸데없이 도시 확장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너무 높기 때문에 집에서는 창밖을 통하여 아이들이 노는 것도 지켜볼 수 없고, 이웃과도 교류가 없어 네이버후드가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신도시를 만들어 인프라에 쓸데없이 투자하지 말고, 이러한 작은 규모의 남겨진 땅에 작은 규모의 인간적인 스케일의 단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많은 미국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어쨌든 고층의 대단위 주거와 저층의 단독주택들은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도시지역에서는 고층주거가 주된 주거형태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2012.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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