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연말이 지나 새해로 접어 들었다. 연말부터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가끔 돌풍을 동반하면서 굵은 비로 바뀌고 그칠줄을 모른다. 낙엽들이 우수수 바람을 타고 앞뒷뜰로 자동차 위로 떨어져 앉는다. 2주의 크리스마스 휴가가 끊나고 내일부터 아이들은 개학이기에, 오늘 점심은 온식구 드라이브도 하고 외식을 하기로 했다.
항시 맑은 써든 캘리포니아도 겨울에는 이렇게 우기가 닥친다. 산등성이로 높다랗게 뚫려있는 2번 후리웨이 주변은 3-4년전 큰불이 나서 불모지 같아만 보였는데, 몇년새 푸르름을 되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살던 산짐승들이 언제나 되돌아와 보금자리를 꾸밀수 있을지… 산등성이로 걸린 구름안개가 틈새로 잠깐 틈을 보이는 밝음과 겹쳐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시키고 있다.
버뱅크의 \’올리브가든\’은 5번 후리웨이 주변의 약간은 삭막한듯한 Box 건물들 사이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여러개의 전자상가, 식당, 커피삽 등등이 집중적으로 배치된 가운데 전원적인 건물 분위기와 음식맛이 좋아서 꽤 인기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2-30분 기다려야 자리가 난다하고 가랑비에 옷도 축축 젖어서, 에라 다른 곳으로 가자꾸나… 다시 차를 타고 10분 거리의 \’블랙엥거스\’로 갔다. 이곳은 분위기 자체의 로맨틱함은 없지만 스테이크하우스인고로 점심이라기 보다는 디너에 가까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날이 흐리고 비가 오니 높다랗게 나무 건물안이 산속의 거친 통나무집 분위기를 풍긴다. 저편에 걸린 티비에서는 매년 정초에 벌어지는 파사디나의 \’로스퍼레이드\’를 재방송하고 있다. 저 꽃들로 장식한 수십만 달러짜리 꽃차들이 비를 맞으며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비오는 쌀쌀한 아침날씨에 얇은 옷을 걸친 출연자들… 미스틴에저, 하이스쿨밴드, 수 많은 구경군들… 무척 추울텐데 고스란히 비를 맞으며 연출에 구경에 열중이다.
비오는 후리웨이를 질주하며 그리고 몇십년 변하지않는 모습을 보이는 우리 동네의 몬트로스 페디스트리안 샤핑멀을 지나며, 식구 모두가 잠시 침묵에 잠겼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올 일년 살아갈 목표와 방안들을 다짐하고 있었으리라. 올해도 한국과 미국의 이산가족상황을 벗어 날 수는 없겠으나, 작년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가족 열개의 위시리스트(Wish List)가 거의 다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일기예보에 의하면 이 비바람은 내일쯤 그치고 맑은 하늘이 보일거란다. 내일은 12학년인 작은애는 오전 7시 수업시작, 대학교 3학년인 큰애는 며칠 후 개학이나 나와 함께 1시간 넘어 드라이브하여 학교부근 아파트에 짐도 옮기고 새학기 책도 사러 다녀 오기로 했고, 집사람은 파트타임하는 인근의 과학고교에 8시 출근 정오 퇴근. 올해가 이제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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